서양이 파악한 중국문명의 조감도
프랑스의 저명한 중국학자인 마르셀 그라네가 전작 『중국인의 종교』 『중국문명-공적생활과 사적생활』 『중국고대의 혼인제도와 종족관계』와 연장선상으로 내놓은 책이다. 그가 이전의 저술들에서 풍속과 민족사적이고 문학사적인 입장에서 지속해왔던 중국문명에 관한 연구를 좀더 포괄하는 방식으로 크게 중국의 문자와 언어, 수, 사상의 주개념들을 통해 중국사유의 동향과 특징을 담았다.
이 책에서 밝히는 중국사유의 특징은 순수한 인식을 추구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문화를, 과학보다는 지혜의 추구를 궁극으로 삼고 인간과 우주의 연계를 도모하며 인간과 사회, 사회와 자연을 분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옮긴이 유병태는 “그라네는 한 문명의 긍정성 또는 부정성 여부를 판단하기보다는 문명 정착시기에 문명의 역사적 가능성을 보고자 했을 것이다. 그의 이러한 자세는 오늘날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전에 대한 좀더 깊은 이해와 연구가 필요한 이유를 깨우쳐주는 경종”이라고 이 책의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