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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식물을 사랑한 작가 김민철이 펴낸 2020년대 한국 문학 안내서다. ‘꽃 기자’로 알려진 김민철 작가가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에 이어 펴낸 이 책은 최근 주목받는 젊은 한국 작가들의 소설을 꽃과 나무 이야기로 풀어낸다. 최은영, 정세랑, 김애란, 백수린, 조해진 등 202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식물들을 소개하고 그 식물이 작품에서 어떤 의도로 쓰였는지 문학적으로 설명한다. 무심코 넘긴 소설 속 꽃 한 송이에 작가들이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그 의도를 파악하는 재미가 있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순이 삼촌』 『제주도우다』 작가 현기영의 삶과 문학을 아우르는 자전적 에세이로,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가 돋보인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작가 현기영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난다. 예닐곱 살 때 일어난 제주 4·3을 겪은 뒤 죽은 자를 위해 증언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임을 깨달은 현기영은, 고등학교 교사 시절에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고 방학 때마다 제주에 내려가 취재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순이 삼촌』이다. 그는 이 책 때문에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기도 한다.
45년 만에 다시 발동한 12·3 비상계엄은 작가 현기영이 겪었던 고문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아나게 한다. 또한 자신의 말더듬증과 우울증이 4·3의 충격에서 왔음을 고백한다. 현기영은 ‘제주 사람’이자 ‘4·3 작가’로서 이 세상을 성찰한다. 그의 글을 통해 우리는 제주도민의 삶뿐만 아니라,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한국 사회의 다양한 면모는 물론 현기영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사월에 부는 바람
20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알바 데 세스페데스가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된다.
『금지된 일기장』의 주무대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이탈리아 로마에서 43세의 주인공인 발레리아가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집이다. 좋은 딸, 좋은 아내, 좋은 엄마로 살아온 발레리아는 아주 우연한 충동으로 까만 공책을 사게 된다. 그는 이 공책에 자신의 은밀한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기로 결심한다.
발레리아는 여성의 사유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기를 쓴다는 것을 가족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발레리아는 일기를 쓰며 아내이자 엄마 이상의 존재로 자신을 재발견하면서 오랫동안 품고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과 욕망을 직면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발레리아는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과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 사이에서 큰 혼란과 죄책감을 겪는다.
발레리아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전통적인 여성상인 현모양처를 선택하는 대신 그의 세대에서는 다소 이례적으로 맞벌이를 택했다. 하지만 동시에 ‘좋은 아내이자 좋은 엄마’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기 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억압이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가족의 도움을 거절하기도 하고, 진취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딸을 비난하기도 한다. 아들에 대한 연민과 딸에 대한 질투, 남편에 대한 원망과 사장 귀도와의 일탈 등이 얽히면서 발레리아는 그의 자아와 욕망에 눈을 뜬다.
금지된 일기장
21세기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서사적 소설가 예니 에르펜베크의 『카이로스』가 출간되었다.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주목받은 『카이로스』는 “암울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소설”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 사이의 단절된 간극을 깊숙이 파고드는 소설” “시간, 선택, 역사의 힘에 대한 철학적 탐구”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카이로스』는 1980년대 말 베를린 장벽 붕괴라는 역사의 격동기를 무대로 펼쳐지는 한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다. 열아홉의 어린 여성과 서른넷 연상의 중년 남성과의 특이하고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독일의 현대사와 절묘하게 결합해냈다. 이러한 파격적인 주제는 독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행간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역사적 메타포는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파괴적인 사랑과 열정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권력, 예술, 문화, 역사와 함께 한 소녀의 성장에 도달한다.
독일의 현대사와 역사에 얽힌 개인의 삶에 천착해온 에르펜베크의 말에 따르면 이 소설은 “박물관으로서의 소설”이다. 자신의 기억들, 친구들의 기억들, 주변 사람들의 기억들, 어지러웠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들, 그들이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잃었는지를 한 편의 소설 속에 담고자 한 것이다. 『카이로스』는 모든 것이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던 시대의 혼란을 한 남녀의 관계와 교차시켜 보여주며, 6년간 이어진 두 사람의 사랑이 마치 스러져가는 동독의 상징이라도 되는 듯 동독의 몰락과 맥을 같이한다.
카이로스
『트릭』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뛰어난 현대 소설가로 평가받는 도메니코 스타르노네의 장편소설이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이며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줌파 라히리가 영어로 번역하면서 스타르노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스타르노네의 많은 작품 중 라히리는 『끈』 『트릭』 『트러스트』를 번역하여 소개했고, 이를 사실상 ‘자기기만 3부작’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한길사에서 2021년 국내 최초로 『끈』을 선보였고, 2024년 5월에 두 번째 작품으로 『트릭』을 출간했다.
『트릭』의 줄거리는 두 남자의 처절한 결투다. 한 남자는 한때 유명했지만 이제는 존재감 없는 70대 삽화가 다니엘레다. 상대는 그의 네 살배기 손자 마리오다. 연중 가장 어두운 11월 다니엘레는 딸의 부탁을 받아 나흘 동안 손자를 돌보기 위해 나폴리 고향 집으로 출발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설 내내 할아버지와 손자는 애정과 적대감이 오락가락하며 서로를 줄다리기한다. 헨리 제임스의 『밝은 모퉁이 집』 고급 장정본에 실릴 삽화를 그리며 손자를 돌보는 다니엘레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그 소설의 내용처럼 고향 집에서 유령을 보는 것과 같다. 위험천만한 순간들을 함께 보낸 나흘은 손자와 할아버지의 애틋한 추억담이자, 강박의 시달리는 예술가의 기록이 된다. 「부록」은 다니엘레가 그린 『밝은 모퉁이 집』 삽화와 함께 그의 일기가 수록되어 있는 일종의 메타픽션이다.
줌파 라히리는 『트릭』을 “성인 세계로부터 버림받은” 두 사람이 고립되어 싸움을 치르는 “가정 버전의 『파리대왕』”이라고 평했다. 소설가 강화길은 “삶을 무너뜨릴 기회를 엿보며 항상 우리 주위를 배회하는” 과거라는 유령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하며 추천했다.
트릭
박정희가 대통령에 취임한 1963년부터 그가 암살당한 1979년까지를 주 무대로, 부산지역 초등교원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용공분자로 몰려 실직자로 전락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 『통도사 가는 길』 등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그려내왔던 조성기 작가는 신작 『아버지의 광시곡』에서 아버지의 초상화를 통해 작가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한국전쟁 이후 격동하는 역사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낸 가족사 그리고 뜻있는 사회운동가를 술주정뱅이 실직자로 전락시킨 이른바 ‘혁명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을 진술하면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역사가 토해놓은 구토물’을 뒤집어쓴 아버지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체현한다.
아버지의 광시곡
당신께 “당신의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필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를 꺼내게 되지 않겠는가. 그때 어떤 마음을 주고받았는지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여기 그 질문에 대한 박완서, 신경숙, 성석제, 공선옥, 최일남, 정은미, 고경일, 김진애, 주철환, 홍승우, 김갑수, 장용규, 박찬일의 대답이 실려 있다. 그림으로, 글로 인생의 한 장면을 그려냈다. 수수팥떡, 강된장과 호박잎쌈, 전주비빔밥, 팥죽, 묵밥, 초콜릿, 나베, 매운탕, 바나나, 이북만두 등 추억에 얽힌 음식들은 읽는 것만으로도 그 맛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이 출간된 후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밥에 담긴 추억만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의 아련한 맛은 더 간절해진다. 2024년에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개정판을 새롭게 펴내는 까닭이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네 명의 장년기 여성이 남이탈리아에 위치한 별장으로 휴가를 오면서 벌어지는 봄철의 환상적인 휴가 이야기다. 작가 메이브 하란은 『이탈리안 홀리데이』에서 작은 오해로 쉽게 엉켜버리곤 하는 ‘사랑’이라는 관계, 그리고 그 관계를 술술 풀려나가게 하는 ‘우정’이라는 마법을 다룬다.
이야기 속 네 인물은 위기를 앞두고 눈물 흘리고, 좌절하고, 두려워하지만, 이들이 마주한 위기는 특별하다기보다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사랑의 위기, 커리어의 위기, 쳇바퀴 같은 삶에 대한 권태, 경제적 어려움. 어디에나 있는 골치 아픈 문제들이다. 우정으로 손을 맞잡고 위기를 기회로 뒤집어나가는 네 여성과 이탈리아 여행길을 함께 걷다 보면, 우리도 골치 아픈 문제들을 가볍게 뛰어넘고 사랑과 우정에 대한 열정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이탈리안 홀리데이
민족의 장군 홍범도 테마 시집 『내가 홍범도다』가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인 10월 25일에 맞추어 출간되었다. 또한 10월 26일은 청산리대첩이 대승전으로 통쾌하게 끝난 지 10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시집에는 홍범도 장군의 모든 생애와 생로병사는 물론 장군의 육성이 들리는 듯한 시가 담겨 있다. 2023년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으로 불거진 민족독립운동사 훼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문제작이다.
이동순 시인은 스스로를 ‘의병시인’(義兵詩人)이라고 일컬으며 투쟁한다. 붓 한 자루의 무기로 모든 불의와 싸우는 시인이다. 시인은 1980년대부터 홍범도 장군을 연구해 2003년 민족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를 완간했고, 2023년 3·1절을 맞아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발간했다. 시인이 홍범도 장군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조부이신 독립투사 이명균 의사 덕분이다. 이명균 의사는 ‘의용단’ 사건으로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하셨다. 조부가 시인에게 남긴 화두는 민족 독립운동사 깊이 읽기였고, 시인은 이에 몰입하다 홍범도 장군을 알게 되어 그 생애를 총체적으로 정리하고자 하는 꿈을 갖게 되었다.
홍범도 장군은 국권 패망 전부터 함경도에서 의병활동을 했다. 독립운동사에서 최대 전과를 얻은 청산리대첩의 중심인물 중 하나가 바로 홍범도 장군이었다. 그는 만주를 거쳐 연해주로, 또 중앙아시아 크즐오르다로 강제이주되어 유랑해 다녔다. 애달픈 디아스포라의 삶 속에서도 목표는 오로지 구국 일념뿐이었다.
타국에 묻혔던 홍범도 장군이 2021년 국민의 환호 속에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2년도 되지 않아 갖은 모욕과 조롱, 시련과 능멸을 겪으면서 역사부정의 흐름 속에 놓였다. 만약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철거된다면 홍범도 장군은 두 번째 강제이주를 당하는 셈이다. 시인 이동순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는 건 우리 독립운동사를 부정하려는 불순한 짓”이라고 단정짓는다.
문예평론가 김미옥은 “살아서 모든 것을 잃은 홍범도의 영혼이 무덤에서 일어났다”며 이 시집은 “육탈(肉脫)을 알리며 시인의 입을 통해 공수(貢壽)하는 영혼의 언어”라고 평했다. 이 시집은 홍범도 장군에 대한 하나의 속죄이며, 홍범도 장군의 정신을 다시 듣는 경청의 장(場)이다.
내가 홍범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1920년대 파리 생활의 회고록이다. 당시 헤밍웨이는 20대였다. 1921년 해들리 리처드슨과 결혼한 그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매일이 축제였던 파리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책을 펼치면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파리가 되살아난다. 이때의 ‘파리’는 단순히 공간의 의미를 넘어, 첫 번째 아내 해들리와의 행복했던 신혼 시절, 예술가 친구들과 함께 굶주렸던 일상과 가난과 전쟁을 겪은 청년이 글을 쓰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순간들을 의미한다.
대가로서의 헤밍웨이가 아니라 젊은 작가로 살아가던 시절, 완벽하지 않은 한 인간의 기록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가난 속에서 꽃피워낸 열정이다. 자신의 글에 대한 확신과 불안, 아내와 보내는 시간에 대한 만족과 공허, 좋아하는 예술가의 단점과 경멸하는 예술가의 유머러스한 점을 낱낱이 고백하며 우리를 매일이 축제였던 파리로 안내한다.
젊은 시절 헤밍웨이의 모습과 파리 풍경을 담은 화보 126점은 마치 파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헤밍웨이가 다닌 장소들을 ‘발자취 지도’로 만들어 책 앞에 실었다. 또한 당시 문화와 인물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옮긴이가 꼼꼼한 각주와 미주를 달아 진입장벽을 없앴다. 헤밍웨이라는 돋보기로,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가의 내면과 전후 파리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헤밍웨이 내가 사랑한 파리
박경리의 『토지』는 한국문학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1973년 문학사상에서 초판 출간 후 마로니에북스 등 6곳의 출판사를 거쳐 2023년 7번째 재출간을 앞두고 있다.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2019)의 저자 김민철은 박경리 작가의 15주기를 기리기 위해 『꽃으로 토지를 읽다』를 출간했다.
『토지』는 총 20권 분량에 600여 명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대하소설이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의 저자 김민철은 서희와 최참판댁 사람들을 비롯한 주요 인물의 성격을 꽃의 특성과 연결지어 인물들의 서사를 돋보이게 했다. 작품 속에서 인물들을 묘사하거나 그들이 등장할 때 함께 나오는 꽃을 찾아 25편의 글을 썼다. 꽃을 설명하면서는 저자가 직접 찍은 135장의 꽃 사진도 담았다.
이 책을 통해 꽃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외모, 스토리를 풍부하게 익히다 보면 방대한 『토지』의 윤곽을 그리는 것을 넘어 작품의 주제와 핵심을 알 수 있다. 또한 작품 외적으로 박경리 작가의 가족사나, 꽃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도 폭넓게 다루어 박경리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 김민철은 아파트 공터에 핀 꽃의 이름을 묻는 딸에게 대답해주기 위해 야생화 공부를 시작했다. 그것을 계기로 20여 년간 야생화에 빠져 전국을 누비며 꽃 사진을 찍고 관련 이야기를 칼럼을 통해 소개하는 ‘꽃 기자’가 됐다. 또 다른 관심사인 문학과 꽃을 연결시켜 소설 속에 등장하는 꽃에 대한 책 네 권을 냈다. 저자는 『토지』를 읽기 시작하며 처음엔 작품 속에 꽃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꽃이 많이 나와 놀랐다고 한다. “등장인물과 꽃·나무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장면이 많아”서 빙그레 웃으며 작품을 읽었다고 한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
생애 마지막 날을 보내는 사형수 김재규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역사소설이다. 박정희의 오른팔이었으나 만찬 석상에서 대통령 박정희와 경호실장 차지철을 저격한 이중적 인물 김재규. 풀리지 않는 10·26 사건의 수수께끼를 김재규의 1인칭 시점으로 바라본다.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조성기는 가려졌던 역사적 진실에 상상력을 더해 김재규의 삶과 박정희와의 인연 그리고 10·26 사건 등 현대사의 주요한 굴곡을 되짚어낸다. 조성기만의 해박한 역사의식과 섬세한 필치로 군사정권의 부역자이자 반역자이자 혁명가인 김재규의 운명을 그려냈다.
1980년 5월 24일
<나의 눈부신 친구>, <잃어버린 사랑>, <어른들의 거짓된 삶>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가 에세이로는 처음 국내 독자들을 찾아왔다. 엘레나 페란테는 <타임>지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하는 등의 세계적 대가이지만, 필명을 사용하고 나폴리 출생의 고전 문학을 전공했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바가 없는 미스터리한 작가다. 작품으로만 세상과 소통하기 원하는 작가인 그가 <엘레나 페란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에서 자신의 작품, 작가와 글쓰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한다.
엘레나 페란테는 글쓰기에 대한 욕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다. 또한 최초의 영감을 놓치지 않고 잘 받아쓰고자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기준에서 훌륭한 글을 쓰고 싶으면서도 기존의 규칙을 어기고 싶은 작가, 연대를 통해 나쁜 언어에 맞서 좋은 언어를 찾아가고 싶은 여성 작가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엘레나 페란테가 에밀리 디킨슨, 거트루드 스타인,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단테 등 위대한 작가들을 통해 터득한 통찰을 <엘레나 페란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에서 제시한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책이다.
엘레나 페란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
프랑스의 시인 에드몽 자베스의 대표작이다. 자베스는 사르트르, 카뮈, 레비스트로스와 함께 프랑스 4대 작가로 손꼽히며, 파울 첼란 및 프리모 레비와 더불어 대표적인 ‘아우슈비츠 이후의 작가’로 거론된다.
1912년 이집트에서 이탈리아 국적을 지니고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에드몽 자베스는 1956년 제2차 중동전쟁 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이집트에서 추방당하고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여 정착했다. “나는 내 땅이 아니었던 땅을 떠났다. 마찬가지로 내 땅이 아닌 다른 땅을 향해.” 이러한 추방의 고통스러운 경험은 그의 삶과 작품에서 주요한 근간을 이룬다.
자베스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유대인 가정 출신으로, 프랑스 밖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던 두 철학자, 자크 데리다, 에마뉘엘 레비나스와 교류했다. 레비나스는 “진정한 시인은 거처가 없다”며 자베스를 높이 평가했다.
질문의 책
<꽃이 져도 오시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인 김주대가 2022년에 새롭게 그린 108점을 담은 문인화첩으로 돌아왔다. 가로 30cm, 세로 36cm의 큰 책으로 한 점 한 점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김주대 시인은 이번에도 700부 한정판 모두에 친필 사인과 넘버링을 남겨 책을 소장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흔적을 선물한다.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사랑을 그려내던 김주대 시인이 이번에는 108점의 동자승으로 인간의 고독함을 수행과 예술로 승화해냈다. 동자승을 소재로 한 문인화첩이지만 불교를 훌쩍 넘어 인생의 깊은 철학과 지혜, 아프고 높은 서정이 강물처럼 흐르는 동화 같은 책이다. ‘108’이라는 숫자는 불교의 108번뇌에서 비롯되어 여러 방면에서 인용된다.
특히 108배는 종교적으로 자애를 닮아가는 수행이면서 종교가 없는 현대인들에게도 권하는 신체적·정신적 운동이다. 마치 108배를 떠올리게 하는 108점의 그림 수행은 김주대 시인의 새로운 예술적 경지를 만들어냈다. 책장을 넘기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글과 그림, 언제 어느 곳에서 꼭 한번은 본 듯한 아기들이 때로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과 귀여운 육성으로 생생하게 펼쳐진다.
108동자승
700부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된 <꽃이 져도 오시라>가 미니어처라는 새로운 형태로 출간되었다. <꽃이 져도 오시라>는 그림 그리는 시인으로 불리는 시인 김주대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 120점의 문인화를 담은 책이다.
2021년 12월, 700부 한정판은 가로 30cm, 세로 36cm의 커다란 크기에 친필 사인과 넘버링을 넣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25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이어서 구입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미니어처 <꽃이 져도 오시라>를 출간했다.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누구나 소장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졌지만, 기존 큰 책의 비율을 유지하고 양장에 케이스까지 같은 모양으로 제작된 미니어처다.
소박한 사람들의 위대한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풍경을 소재로 시와 그림의 농밀한 대화가 이어진다. 응축된 시적 언어는 짙은 먹과 몇 가지의 색, 넓은 여백을 활용한 간결한 그림으로 완성되어 내밀한 인간 본성을 자극하고 우리의 심연을 두드린다.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릴 때 일체의 권위와 가식, 규격과 질서에서 해방된 진정한 자유를 느낀다고 말하는 시인의 붓이 빚어낸 예술적 승화의 결정체다.
꽃이 져도 오시라(미니어처)
‘윤곽 3부작’에서 타협을 거부하는 여성의 자화상을 보여줬던 영국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 레이첼 커스크가 장편소설 『두 번째 장소』로 돌아왔다. 외딴 습지에 사는 중년 여성 작가가 자신의 별채로 남성 화가를 초대해, 그가 한동안 머물다 떠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인간의 영혼을 긍정하면서도 악마를 떠오르게 하는 서사가 담겨 있다. 레이첼 커스크가 줄곧 집중했던 자유와 의무 사이에 선 여성의 욕망과 선택, ‘모녀’라는 운명, 예술과 진실의 관계 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인 『두 번째 장소』는 2021년 부커상과 총독상 후보에 올랐다.
여성 작가 M이 화가 L을 별채에 초대했던 그 여름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파괴’다. M은 L이 별채로 와서 자신에게 자유를 찾아주며 갈증을 해소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L은 등장부터 M에게 충격을 주고, 그녀의 삶의 조건들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또한 그의 독단적인 성격과 사회적 관습에 대한 무시로 습지의 삶은 파괴된다. 예술 그 자체를 상징하는 듯한 L이 별채에 온 후로 M은 실존적 혼란 속으로 빠져버린다.
『두 번째 장소』는 편지 형식으로 된 소설이다. M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사람의 청자에게 사건을 회고하며 들려주는 모양이다. 덕분에 독자는 실제로 일어난 사실로서의 사건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시 M의 내밀한 마음까지 듣는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적 시도를 통해 여성적 생의 조건과 예술에 대한 “진실에” 닿을 때까지 “그것을 파헤치고 또 파헤치”며 “고통스러울 정도로 까발”리는 대담한 소설이 탄생했다.
두 번째 장소
『초록 대리석』은 검사 진혜원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다. 독방에 갇힌 여검사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돌아보는 긴 독백 형식의 소설로, 솔직하며 유머러스하고 독창적이다. ‘두개골을 열었다’고 표현하는 뇌 수술을 한 주인공 머릿속의 여러 목소리는 의식의 흐름대로 독자를 이끈다.
자신의 본성을 웬만한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록 대리석’이라고 표현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겪은 어린 시절과 현재의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 속 현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주인공 ‘오징어’와 작가가 동일인물처럼 보이는 것도 『초록 대리석』의 매력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철저한 상상력과 정신분열적 캐릭터를 바탕으로 만든 순수 창작물로, 재미와 함께 현실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두개골이 열려 있는 탓에 책 전체가 은유이기 때문이다.
초록 대리석
『귀향』은 「나비와 광장」의 시인 김규동의 문학과 삶을 돌아보고 기념한다. 총 3부 구성으로, 1부 ‘김규동의 대표 시 25편’에서는 김규동의 시적 정수를 담은 시를 선정해서 소개한다. 2부는 ‘평론가들의 김규동 새롭게 읽기’로 8명의 평론가 오형엽, 나민애, 임동확, 김종훈, 유성호, 김응교, 김유중, 맹문재가 김규동의 시세계를 분석하고 해설한다. 3부는 김규동 시인의 5주기인 2016년에 창비에서 비매품으로 발간되었던 추모문집 『죽여주옵소서』의 일부를 ‘책 속의 책’ 개념으로 수록했다. 여기엔 문인 28인의 추모 산문과 임철규 교수의 평론, 김규동 시인의 모습과 시화·조소·서각 작품의 사진이 실려 있다. 김규동을 추억하는 글로 『귀향』을 여는 시인 이동순의 말대로, 이 책은 김규동의 생애와 업적을 되새기고 그의 시 작품 세계에 깃들어 있는 오묘함과 비의를 경험하는 모꼬지의 장이 될 것이다.
김규동은 해방과 전쟁과 분단을 모두 겪은 세대로서 자신의 시에 선 굵은 증언과 깨끗한 슬픔을 담아낸 시인이다. 그는 역사의식을 심화시키기 위해 현실 세계를 견고하게 인식하고 그려낼 수 있는 시 형식을 찾고 시를 썼다. 그런 김규동의 작품과 삶을 조명하는 『귀향』은 지금의 독자에게 전쟁과 분단의 현실을 새롭게 체감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한다. 바로 그곳에서부터 김규동의 ‘귀향’은 시작될 것이다.
귀향
시가 되고 문장이 되는 풍경을 찾아 나서는 시인을 따라가는 여정, 물컹한 울음과 화사한 웃음을 토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김주대 시인의 서화집. 그가 본 사람들의 몸과 생활, 웃음과 울음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34편의 글과 64점의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페이스북 대표 문인화가’로 불리는 김주대 시인이 전국 방방곡곡 다니며 만난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서화집. 단절의 시대에도 시인은 사람들에게 깊이 다가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는 흔히 볼 수 없게 된 것들이 담겨 있다. 그것은 간절한 기다림, 충격적인 기쁨, 아름다운 슬픔, 희한한 인연, 이별, 만남, 사랑 등의 사람 사는 냄새다.
서문에서 시인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히 망막에 맺히는 빛이 아니라 피부로 느껴지는 살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본 사람들의 몸과 생활, 웃음과 울음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34편의 글과 64점의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풍경이 그곳에 있었음을, 그리고 아직도 반짝 살아 있음을 알게 해주는 이 책이야말로, 발로 뛰는 시인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포옹
“나는 항상 어둠을 좋아했다.
어렸을 때는 어둠 속에 홀로 있으면 두려움에 떨었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면 어둠 속에서 변해가는
세상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곤 했다.”
『모든 것을 위한 시간: 나의 투쟁 5』는 이제 막 어른이 된 크나우스고르의 청소년기의 욕망과 고통을 담았다.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치며 중독성이 강하다. 그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분투하고, 자신의 삶에서 많은 것을 누리고 싶어 한다. 이 책에는 중산층의 가치보다 자유와 여행, 인생의 뜨거운 열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위대한 소설가가 되기를 갈망했던 크나우스고르의 젊은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크나우스고르는 자신의 삶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과 마음을 스치고 지나가는 세세한 감정들을 글로 써 내려간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이제 막 어른이 된 칼 오베는 수많은 문제에 시달린다. 독재자이자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와의 대립, 성적 갈망, 권태와 분노, 고통스러운 자의식 등 겉으로 드러내길 꺼리는 모든 문제를 낱낱이 고백한다. 인간이 가진 의식과 감정의 가장 깊은 곳을 파헤쳐 원초적이고도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을 묘사한다.
크나우스고르의 작품은 어떠한 가식이나 꾸밈이 없다. 우리가 그의 작품을 애정하는 것은 그의 삶이 흥미롭고 다사다난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친숙하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모든 일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생생하고 명료하게 펼쳐진다. 그는 독자들에게 어떠한 동정도 요구하지 않는다. 문학적 가식을 벗어던진 크나우스고르는 자신의 혼란과 욕망, 무능함을 그대로 드러낸 독특한 작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모든 것을 위한 시간: 나의 투쟁 5
그림 그리는 시인 김주대
자유를 향한 붓으로 만들어낸 문인화 120점
‘그림 그리는 시인’ ‘페이스북 대표 문인화가’로 불리는 시인 김주대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 120점의 문인화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가로 300mm, 세로 360mm의 커다란 크기는 전시회장에서 생생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미술관에 서 있는 것 같은 감동을 안겨준다. 모든 책에 친필 사인과 넘버링을 넣어 700부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되었다.
‘소박한 사람들의 위대한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풍경을 소재로 시와 그림의 농밀한 대화가 이어진다. 응축된 시적 언어는 짙은 먹과 몇 가지의 색, 넓은 여백을 활용한 간결한 그림으로 완성되어 내밀한 인간 본성을 자극하고 우리의 심연을 두드린다.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릴 때 일체의 권위와 가식, 규격과 질서에서 해방된 진정한 자유를 느낀다고 말하는 시인의 붓이 빚어낸 예술적 승화의 결정체다.
꽃이 져도 오시라
실패에 관해 다루지만, 작품 자체로서는 실패가 아니다.실로 숨이 멎는 듯한 성공작이다._더 뉴요커
레이첼 커스크의 ‘윤곽 3부작’이 막을 내렸다.
올해 『두 번째 장소』(
Second Place
)로 부커상 후보에 오른 커스크
는 2012년 출산과 이혼의 아픔을 낱낱이 고백한 작품 『후유증: 결혼과 이혼에 관하여』(
Aftermath
)를 펴내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페미니즘의 원칙에 부합하기 위해 일을 하고 육아와 집안일을 병행했던 그녀는 경제력을 갖춰도 어머니로서의 의무를 덜어낼 수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완벽한 페미니스트가 되기 위해 여성의 몸을 혐오하면서 남성의 옷을 입어야 했다.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대중에게 다가갔지만 그녀의 글이 너무 적나라하다는 이유로 독자들과 문단에서 거센 비판과 외면을 받으면서 그 상처는 더욱 깊어졌다.
‘윤곽 3부작’은 커스크가 이러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시작되었다.
“글쓰기와 삶이 똑같다”고 생각하는 과거의 생각을 과감하게 버리고 그녀는 침묵하며 타인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는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윤곽』과 『환승』을 거치면서 그녀는 세상을 공정하게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거울이 되어 악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남성중심주의적인 시각에 기여하게 된다는 것을 직감했다.
『영광』 의 화자 파예는 청자의 역할을 끝내고 말하는 주체가 되기로 결심한다. 사람들이 여성의 솔직한 이야기를 싫어하더라도 현실에 맞서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기로 다짐한 것이다.
‘윤곽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영광』은 실패에 관해 다루지만 작품 자체로서는 결코 실패가 아니다. 여성으로서 빛나는 성취를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의 작품은 독자들을 설득하거나 자신의 관점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가장 열악하고 볼품없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이끌어낼 뿐이다. 그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은 화자가 청자로서 들려준 이야기가 잊힌 후에도 우리 마음속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한층 더 견고해진 파예를 통해 일어설 힘을 얻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영광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가족 협주곡이 펼쳐진다!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이탈리아 가족 희비극
줌파 라히리 강력 추천작!
『끈』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쾌하고 잔혹한 가족 소설이다. 70대 노부부 알도와 반다가 주인공으로 남편 알도가 어린 제자와 사랑에 빠져 가족을 버리지만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도메니코 스타르노네는 작품을 통해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 작품은 2014년 이탈리아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끈』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 줌파 라히리가 이탈리아어를 영어로 옮긴 첫 작품이다. 줌파 라히리는 2014년 가을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끈』을 읽고 이 소설에 매료되었다. 그때까지 그녀는 이탈리아 문학을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있어서 번역 작업을 하지 않았는데 『끈』이라는 작품에 압도당해 책장을 덮자마자 언젠가는 이 책을 꼭 번역해야겠다는 욕망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그녀는 주미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토론회에 스타르노네와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토론회를 마친 후 스타르노네는 줌파 라히리에게 자신의 작품을 번역해달라고 했고 그녀는 그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줌파 라히리는 영문판 서문에 스타르노네의 작품을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하며 “우리를 매혹시키는 마법의 상자”라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빈틈없는 구조와 황당한 사건들 속에 감추어진 진실이 점차 드러날 때 우리는 이야기에 매혹되어 빠져들게 된다. 실타래같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감정들 속에서 놀라운 진실과 해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끈
★『타임』지 선정 ‘최고의 소설 10권’★
레이첼 커스크의 ‘윤곽 3부작’ 제2권 『환승』은 한 삶에서 다른 삶으로의 전환에 대한 이야기다.
남편과 이혼한 화자는 두 아들과 함께 런던으로 이사해 정착하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점차 어그러진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허름한 집을 구입한 그는 집을 수리하는 동안 두 아들을 전남편에게 보낸다. 후회할 거라며 집 계약을 말리는 부동산업자와 거액의 수리비용을 요구하지만 집을 잘 수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계약업체, 도시를 벗어나 작은 마을로 이사하는 것을 추궁하는 친구들과 대화하며
그의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혼자가 된 그는 지금껏 자신이 회피했던 삶에 맞서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한다.
레이첼 커스크는 어린 시절과 운명, 고통의 가치, 개인적 책임의 도덕적 문제와
변화의 신비를 꿰뚫어보며 우리를 다시 한번 감동적인 성찰로 이끈다.
환승
“800년 세월을 살아온 한 그루 상수리나무와의만남과 대화와 사랑의 기록은 신비롭습니다.한 그루의 나무와 함께 구현하는 고요와 평화.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눈부십니다.”
『상수리나무와 함께한 시간』은 영국 에식스(Essex)대학에서 자연문학 글쓰기를 가르치는 제임스 캔턴이 800년 된 상수리나무 호니우드 오크(Honywood Oak)를 관찰한 책이다. 여행 드로잉 작가 리모 김현길의 일러스트를 함께 실어 풍성함을 더했다.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글과 따뜻한 수채화가 어우러진 자연 에세이다.
영국 마크스 홀 에스테이트에 서식하는 호니우드 오크는 이리저리 옮겨 심어지고 벌목되는 나무의 운명을 거스르고 한자리에서 800년을 산 나무로 그 근처에 가면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토끼, 기러기, 거위, 말똥가리, 나무발바리, 오목눈이 등 상수리나무 주변에서 생태계를 이루고 살아가는 자연의 여러 생명체와 하나가 되는 과정을 그린 상수리나무와 함께한 1년 6개월 동안의 일기는 자연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자연의 신비함과 기적을 보여준다. 저자는 상수리나무가 인간에게 미친 영향과 나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정서적으로 얻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수리나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꽃과 나무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찾아오는 새와 곤충에 대한 이야기로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전한다. 제임스 캔턴은 넓은 두 팔로 모든 생명을 끌어안아주는 상수리나무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상수리 나무와 함께한 시간
“삶의 시간은 앞으로 가는데사랑의 시간은 언제나 뒤로 간다왜 우리는 언제나 너무 늦게 사랑하는 걸까”
『사랑의 기억』은 『아침의 피아노』 저자 김진영이 남긴 삶과 사랑의 아포리즘이다. 철학자 김진영이 삶과 사랑, 불면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며 인간의 운명을 고뇌한 이 글은 한 편의 날카로운 시처럼 우리 삶을 관통한다. 현실에서 그가 마주한 체험은 아름답고 매혹적인 작품이 되어 삶과 사랑에 지친 우리의 가슴속에 오래 머문다. 이러한 그의 단상은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으려 했던 그의 삶의 태도에서 나온다. 금방 잊히고 마는 사소한 기억들을 아름답고 섬세한 언어로 녹여낸 아포리즘은 우리 마음에 깊은 울림과 잔잔한 감동을 준다. 고뇌에 찬 불면의 밤을 보냈을 저자 김진영이 한 인간으로서, 철학자로서 느낀 사랑의 성찰은 우아하면서도 날카롭다. 평소 아포리즘적인 글쓰기를 좋아한 김진영이 독일 유학 시절 4년의 시간에 남긴 『사랑의 기억』은 그리움이다. 우리는 그의 아포리즘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사유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기억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은 저자 안병은이 정신과의사로서 꿈꾸는 ‘사회’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가 꿈꾸는 세상은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는 지금처럼 수용 위주의 치료로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수용 위주의 정책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밝히고 환자의 결정권을 무시한 강압적이고 광폭한 치료가 남긴 상흔을 살펴본다.
안병은은 수용 위주의 정책을 탈피하고 탈수용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직접 세탁소, 운동화 빨래방, 편의점, 카페를 열어 정신질환자를 고용해 함께 일했다. 현재는 충청남도 홍성군 ‘행복농장’의 이사장으로 농업을 중심으로 정신장애인 직업재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탈수용화가 정착되려면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혐오를 드러내 정신질환자가 실제 갇혀 있는 곳은 우리의 편견 속이라는 걸 꼬집으며 환자와 상담했던 내용을 재구성해서 실제 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려고 노력한다.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분리하고 배척할수록 그들은 치료를 기피하고, 자신의 병을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 분리와 배척은 정신질환 자체를 범죄로 만들려는 시도다. 이는 자살, 자해, 살인 등 더 큰 사회적 문제만 낳을 뿐이다. 안병은은 그들을 격리 수용한 뒤 사회에서 살아가던 ‘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게 하는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2020년 9월 1일 전 세계 27개국 동시 출간★
거짓으로 위장된 어른들의 세계를 엿본사춘기 소녀의 방황과 방랑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을 향한 뒤틀린 욕망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나폴리 4부작’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최신작으로 거짓으로 점철된 어른들의 세계를 다룬 매혹적이고 도발적인 성장소설이다. 13세 소녀 조반나는 식탁 밑으로 아버지와 친형제같이 지내는 마리아노 아저씨와 어머니의 다리가 뒤엉켜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이를 계기로 어른들의 위선적인 삶에 눈뜬다. 거짓으로 위장된 어른들의 세계를 엿본 사춘기 소녀의 방황과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을 향한 뒤틀린 욕망, 첫 경험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이 성적인 욕구로 얼룩지는 과정을 그린 강렬한 작품이다. 페란테는 길들여지지 않은 욕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잔혹한 사춘기 시절을 기막히고도 아름답게 담아냈다.
어른들의 거짓된 삶
★영국 가디언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100권’★
『윤곽』은 기존의 소설 양식을 과감하게 탈피한 여성 서사다. 소설은 이혼으로 삶이 무너져내린 작가가 글쓰기 강의를 하러 아테네로 떠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다.
레이첼 커스크는 이 작품에서 화자, 즉 ‘나’를 거의 드러내지 않고 상대의 독백에 가까운 이야기와 화자의 기억이 콜라주 기법처럼 서로 얽혀 작품의 전체 줄거리를 형성하는 방식을 택한다.
상대의 독백은 기존 이야기의 중심과 대조를 이루며 감추어져 있던 주인공의 윤곽을 서서히 드러낸다.
소설 속 화자는 특정한 답을 찾지 않고 그저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자신의 윤곽을 점차 완성해나간다.
이혼으로 인해 상실을 겪은 화자에게 듣는 행위는 파편처럼 부서진 삶 속에서 뒤틀리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희망이다. 우리는 레이첼 커스크의 우아한 통찰력과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친숙한 여성들의 자아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윤곽
나는 타협을 거부한다
나는 용서를 거부한다
나는 망각을 거부한다
우리가 삶에서 거부해야 할 모든 것을 담은 노르웨이 화제작. 『나는 거부한다』는 삶을 무너뜨리고 스스로 일어날 수 없게 하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인물들을 보여주는 독창적인 작품이다. 절친한 친구였던 토미와 짐은 어느 날 다리 위에서 35년 만에 극적으로 다시 만난다. 이 사건을 중심으로 여섯 명의 화자가 각자의 기억 속으로 되돌아가 과거의 흉터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한다.
‘거부’라는 것은 단지 소극적인 형태의 행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거부’는 가장 용감하고 확실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삶의 교차로에 서 있는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타협을 거부하고, 용서를 거부하고, 망각을 거부한다. 토미가 무의미한 자신의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짐이 망각해버린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이어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은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삶을 향한 의지를 담은 『나는 거부한다』는 읽기는 쉽지만 잊기는 어려운 가족과 친구에 대한 강렬한 이야기다.
나는 거부한다
바흐부터 송창식까지, 재즈부터 국악까지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을 만큼 멋진 음악 이야기’
이 책의 저자 최정동은 꽤 오랜 시간 음악을 즐겨왔다. 정통 클래식으로 시작한 음악 감상은 점차 범위를 넓혀 이제는 국악, 재즈, 가요, 팝, 샹송 등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클래식’ 목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저자에게 클래식은 하나의 장르가 아닌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예술”이다.
소중히 간직해온 불후의 명반을 소개하며 직접 찍은 커버 사진도 모았다. QR코드로 음악 감상이 가능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클래식 입문자뿐만 아니라 음악이 좋은 누구라도 쉽고 재밌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당신의 지친 일상을 빛내줄 소소한 예술의 아름다움
이 책은 저자 문광훈이 예술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희망한 미학 에세이다.
고야나 렘브란트, 카라바조나 페르메이르의 그림에 대한 해설이 있는가 하면 ‘형상’이나 ‘바로크’ 또는 ‘숭고’ 같은 미학의 주요 개념에 대한 논의도 있다. 그림을 통해 시와 철학의 관계를 성찰하고, 문학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말하기도 한다. 나치즘 체제에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뎌낸 루치지코바의 바흐 음악과 쳄발로 연주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다.
독자들은 예술가의 생애,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 작품에 대한 해석을 접하면서 익숙한 작품을 다른 방식으로 읽고, 잘 알지 못했던 작품을 새롭게 마주하며 미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하면 버티는 삶이 아닌 이끄는 삶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의 여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에 대한 해답으로 ‘예술로 생각하기’를 제안한다.
예술과 나날의 마음
서점은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한밤의 별빛이다!
책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지은이 김언호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에서 그리고 책의 영혼을 파는 서점에서 40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다.
이 책은 프로출판인이 서점의 인문학을 구현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세계서점기행』은 아날로그의 미학을 보여주기 위해 화려하게 제작하기도 했고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책으로 출간해달라는 독자들의 요구에 보급판으로도 출간해서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이번에 출간하는 『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은 『세계서점기행』 출간 후 4년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그동안 변화된
내용을 보충하기도 했고 완전히 새롭게 쓰기도 했다. 이전에 실리지 않은 사진도 많아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내용을 완전히 바꾼 서점은 완성서원과 싼롄타오펀서점이고 부분 수정을 한 곳은 셴펑서점, 지펑서원, 크레용하우스다. 또
출판인 김언호가 직접 개점한 헤이리 북하우스와 서울 순화동천에 대한 이야기도 실었다.
JTBC에서 방송된 장동건의 “백투더북스”가 『세계서점기행』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셴펑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크레용하우스 그리고 한국의 개성 있는 서점까지 4부작으로 제작된 방송은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또
『세계서점기행』은 각각 중국 원징(文景)출판사와 타이완의 롄징(聯經)출판사 등 명문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자마자 재판을 찍는 경이로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 타이완에서 저자와의 대화를 할 때는 신청자가 줄을 설 정도로 많았고 사인 요청이 끊이지 않아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서점과 책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현상을 증명했다. 난징 셴펑서점에서 저자와의 대화를 할 때도 이런 현상이 계속되었다. 현재 일본에서도 이 책을 번역하고 있으며 올해 출간할 예정이다.
『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은 개성 있게 서점을 운영하는 서점인의 철학을 탐구한다. 그 서점이 존재하는 나라와 사회의 지성과 문화를 이야기한다. 그 서점들이 기획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개성 있는 서점인들의 독특한 철학이 돋보이는 『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은 책에 바치는 출판인 김언호의 헌사다. 40년 이상 책 만들기를 하고 있는 출판인 김언호의 책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서점이 펼치는 ‘문화운동’에 대한 보고서다.
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에서 돌아본 뒤주 8일간의 이야기!★
『사도의 8일: 생각할수록 애련한』은 비운의 왕세자 사도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으로 돌아본 뒤주 8일간의 이야기로 조성기의 문학적 깊이가 드러나는 수작이다.
역사소설을 넘어서는 인간소설이며 실존소설인 이 작품은
젊은 성군 사도의 역사적 비극을 내면적으로 파고들어간다.
조선 왕실 최대의 비극이며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뒤주형을 당한 사도. 뒤주라는 절대적인 한계 상황에서 자신이 권력 투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아버지 영조와의 갈등 그리고 혜경궁 홍씨와의 사랑을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조성기의 놀라운 상상력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조성기만의 날카롭고 섬세한 필체로 그려낸 역사 속의 장면들은 슬프다 못해 애련하다.
사도의 8일
진정한 이별을 위한 아름다운 환상동화!
“우리 가족은 올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을까요?”
『스노우 시스터: 아름답고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올해 우리의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해줄 어른들을 위한 환상동화다.
여느 크리스마스 동화보다 더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노우 시스터』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뒤 찾아온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크리스마스를 사랑하는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그들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도록 진정한 사랑과 위로를 건네는 선물 같은 책이다.
이 책에는
등장인물들의 아픔과 그리움, 행복과 슬픔 등의 복합적인 감정은 물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삽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 진정한 이별을 위한 책 『스노우 시스터』를 펼치는 순간
실제와 환상을 넘나드는 마법 같은 이야기
가 시작될 것이다.
스노우 시스터
박완서의 빛나는 작품세계를 아름다운 꽃으로 탐구하다.
박완서 소설에는 유독 꽃이 많이 나올 뿐 아니라 꽃에 대한 묘사가 훌륭하다. 꽃을 주인공의 성격이나 감정에 이입하는 방식도 탁월하다. 박완서는 작품에서 꽃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꽃이 지닌 특징을 인물이나 상황과 연결해 문학적 상징을 부여했다.
이 책의 저자 김민철은 박완서의 데뷔작 <나목>에서부터 노년에 발표한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까지 꽃이 등장하는 박완서 작품을 선정해 꽃과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박완서 작품과 독자를 연결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꽃으로 박완서 작품에 접근한 첫 시도다. 책의 각 장에서는 박완서 작품을 설명한 뒤 꽃이 등장하는 구절을 소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어떤 식물이며 작품 안에서의 역할, 의미, 상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접 찍은 생생한 꽃 사진이 함께 실렸고, 꽃에 얽힌 전설, 꽃말, 서식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생김새가 비슷한 꽃과 구분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박완서의 작품과 삶을 전체적으로 조명하는 개론서로서, 꽃에 대한 입문서로서 충분하다.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영국 가디언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100권’ 중 29위★
『유년의 섬: 나의 투쟁 4』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노르웨이의 젊은 거장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유년기를 담은 작품이다.
1권에서는 아버지의 죽음을 다루고, 2~3권에서는 자신의 연애와 결혼, 육아의 고충 같은 어른의 세계에 주목했다면
4권에서는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담아낸다. 세상의 불가해함을 인식하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상황에 의문을 품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유머러스한 이야기와 마치 어제 일어난 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생생하고 몰입감 넘치는 크나우스고르의 문체
는 우리를 소설 속에 빠져들게 한다.
크나우스고르는 이 작품을 통해 일상의 언어로 한 영혼의 폭발적인 성장 에너지와 유년기의 아름다운 단면을 보여준다.
그의 경험에서 세분화된 유쾌한 사건과 소설보다 더 소설 적인 실제 인물들은 그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소설과 작가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존재로 느껴질 때 우리는 작품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 작품의 힘은 작가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함과 진정성
에 있다.
크나우스고르는 너무나 일상적이라서 피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과감하게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문학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작품이 전 세계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화려한 문장이나 극적인 사건 전개보다는
한 시대를 통과하는 사람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우리가 무료하고 지루하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삶에 언제든지 푹 빠져 들어가 가장 아름다운 것을 끄집어내는 작가다. 이토록 자기 자신을 상세하게 들여다보는 시도를 한 작가는 지금까지 없었다. 그는 이야기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사람처럼 지독하게 낱낱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노르웨이 거장의 손에서 일상의 민낯을 과감하게 드러낸 경쾌하고 매력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유년의 섬
‘나쁜 사랑 3부작’은 엘레나 페란테가 아픈 사랑을 겪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수작이다. 원초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언어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세 작품은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세 주인공 모두 나폴리 태생으로 거칠고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여성의 생애를 중심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점에서 ‘연대기’적 특성을 지닌다. 『성가신 사랑』은 딸의 입장에서 잔혹하면서도 유일한 어머니와 딸의 사랑을, 『버려진 사랑』은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에게 찾아온 한여름 밤의 악몽을, 『잃어버린 사랑』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모성애의 어두운 이면을 은밀하고 강렬하게 그려낸다.
엘레나 페란테의 데뷔작인 『성가신 사랑』은 세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장르적 특성을 띤다.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는 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 서스펜스를 떠올릴 만큼 팽팽한 긴장감과 숨 막히는 반전 속으로 독자들을 몰아넣는다. 『성가신 사랑』은 이탈리아에서 영화로 제작되어 구조적인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페란테만의 정제되지 않은 감각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주인공 델리아는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신과 어머니를 동일시 여기고 완벽하게 어머니와 닮고자 한다. 그러나 그녀의 욕구는 충족되지 못하고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진다. 페란테가 그린 이 독특한 사랑 이야기는 사랑을 받는 대상에게는 매우 위험하고 치명적이어서 오히려 성가신 사랑 취급을 받는다.
성가신 사랑(나쁜 사랑 3부작)
‘나쁜 사랑 3부작’은 엘레나 페란테가 아픈 사랑을 겪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수작이다. 원초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언어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세 작품은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세 주인공 모두 나폴리 태생으로 거칠고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여성의 생애를 중심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점에서 ‘연대기’적 특성을 지닌다. 『성가신 사랑』은 딸의 입장에서 잔혹하면서도 유일한 어머니와 딸의 사랑을, 『버려진 사랑』은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에게 찾아온 한여름 밤의 악몽을, 『잃어버린 사랑』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모성애의 어두운 이면을 은밀하고 강렬하게 그려낸다.
엘레나 페란테의 데뷔작인 『성가신 사랑』은 세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장르적 특성을 띤다.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는 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 서스펜스를 떠올릴 만큼 팽팽한 긴장감과 숨 막히는 반전 속으로 독자들을 몰아넣는다. 『성가신 사랑』은 이탈리아에서 영화로 제작되어 구조적인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페란테만의 정제되지 않은 감각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주인공 델리아는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신과 어머니를 동일시 여기고 완벽하게 어머니와 닮고자 한다. 그러나 그녀의 욕구는 충족되지 못하고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진다. 페란테가 그린 이 독특한 사랑 이야기는 사랑을 받는 대상에게는 매우 위험하고 치명적이어서 오히려 성가신 사랑 취급을 받는다.
버려진 사랑(나쁜 사랑 3부작)
‘나쁜 사랑 3부작’은 엘레나 페란테가 아픈 사랑을 겪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수작이다. 원초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언어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세 작품은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세 주인공 모두 나폴리 태생으로 거칠고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여성의 생애를 중심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점에서 ‘연대기’적 특성을 지닌다. 『성가신 사랑』은 딸의 입장에서 잔혹하면서도 유일한 어머니와 딸의 사랑을, 『버려진 사랑』은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에게 찾아온 한여름 밤의 악몽을, 『잃어버린 사랑』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모성애의 어두운 이면을 은밀하고 강렬하게 그려낸다.
페란테의 추상적인 감정을 묘사하는 문장이 우리에게 와닿을 때 그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생생하고 감각적인 그녀만의 언어는 우리의 삶을 깊게 통찰한다. 페란테는 지금까지의 여성 서사를 완전히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자신 스스로를 무참히 침몰시키는 작가다.
페란테는 이 소설을 통해 여성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어머니의 모습은 내가 닮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인가. 여성에게 아이는 정말 신의 축복인가. 여성은 아이를 돌보고 남편을 잘 보필할 때 아내로서 행복을 느끼는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여성에 대해 그 어떤 것도 정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 우리가 아름답고 숭고하다고 정의하는 여성의 역할 이면에는 생살을 찢는 고통과 타자에 의해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리는 여성의 자아가 있기 때문이다. 여성과 자아 탐구라는 주제를 파헤친 ‘나쁜 사랑 3부작’은 우리가 생각하는 여성에 대한 보편적인 진리를 파괴하고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잔혹하고 아름다운 페미니즘 소설이다.
나쁜 사랑 3부작 세트
‘나쁜 사랑 3부작’은 엘레나 페란테가 아픈 사랑을 겪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수작이다. 원초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언어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세 작품은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세 주인공 모두 나폴리 태생으로 거칠고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여성의 생애를 중심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점에서 ‘연대기’적 특성을 지닌다. 『성가신 사랑』은 딸의 입장에서 잔혹하면서도 유일한 어머니와 딸의 사랑을, 『버려진 사랑』은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에게 찾아온 한여름 밤의 악몽을, 『잃어버린 사랑』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모성애의 어두운 이면을 은밀하고 강렬하게 그려낸다.
『잃어버린 사랑』은 우리가 숭고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왔던 모성애를 ‘비뚤어진 어머니’ 레다를 통해 철저히 파괴한다. 소설은 레다의 자동차 사고로 시작해 사고가 나기 전 여름휴가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회상하는 플래시백 기법으로 진행되며 인형은 소설을 끌고 가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페란테는 아름다운 모성애의 어두운 그림자를 강렬한 언어로 그려내며 그녀만의 거친 상상력으로 우리를 몰입시킨다.
주인공 레다는 두 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엄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비난받는 일을 꺼리며 혼란스러워한다.『잃어버린 사랑』은 딸들을 사랑하고 어머니로서의 책임감을 다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딸들에게서 분리되어 자신만의 삶을 찾고 싶은 레다의 이중적인 마음이 드러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잃어버린 사랑(나쁜 사랑 3부작)
『사랑이 나에게: 고흐와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인생을 만나다』는 세계적인 화가들의 그림과 문학 작품 속 글을 통해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삶이 좀처럼 해석되지 않는 외국어처럼 느껴질 때 그림 한 점, 문장 한 줄에 기대어보자. 지친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품들은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예술가들의 삶을 담은 그림과 글은 오래 사귄 든든한 친구처럼 당신의 마음에 가닿을 것이다.
저자 안경숙은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우리의 숨 가쁜 삶을 돌아보며 한 박자 쉬어갈 것을 권한다. 그림을 통해 만나는 일상의 작은 행복과 문장으로 느끼는 위로의 메시지는 삶에 지친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탁월한 감성과 수준 높은 미학으로 풀어낸 이 책은 우리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될 것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보고 읽었던 여러 글과 그림 가운데 자신에게 지혜와 용기를 준 작품을 선별해 책에 담았다. 그녀의 인생 그림이자 인생 문장인 이 그림과 글은 일상에 찌든 우리의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사랑이 나에게
『우리 산책할까요』는 저자 임정아가 강아지 네 마리와 평생을 함께하면서 겪은 온갖 사연을 엮어낸 이야기다. 또한 함께한 강아지를 떠나보낸 후 펫로스증후군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반려견 인구가 천만을 돌파한 이 시대에 저자는 오랜 시간 강아지와 함께한 반려인에게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이 책은 강아지에 대한 실용서나 안내서가 아닌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강아지 훈련법이나 사진집에 대한 책은 많지만 독자들과 강아지에 대한 경험을 교육적․정서적으로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드물다. 청소년들은 저자가 강아지를 키우는 모습을 보며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고 어른들은 포근한 강아지 이야기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강아지를 키운 저자의 이야기는 그래서 특별하다.
모성애 깊은 까미, 도도한 여왕 샘이, 눈먼 바람이, 막내둥이 별이까지 천방지축 강아지들과 함께 살아온 30년의 세월은 풍성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졌다. 한 생명이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그 생명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임정아의 삶은 한없이 따뜻하다.
우리 산책할까요
“인간의 손으로 만든 최고의 것이자 모든 문학의 절정”이라는 찬사를 받는 단테의 『신곡』(
La Divina Commedia
)에 위대한 미술가 도레가 영혼을 실어 만든 135점의 삽화를 곁들인 이 책은 성경에 견줄 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길사는 아날로그 책의 미학을 살리기 위해 세계문화사에 빛나는 아름다운 책을 다시 간행해내는 기획을 진행한다. 19세기 유럽 출판문화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은 그 두 번째 기획으로 500부 한정 부수로 특별 제작
했다. 인간의 삶을 더욱 깊고 섬세하게 포착하려는 열망이 있었던 도레는 스물셋 되던 해에 단테의 『신곡』을 읽고 거기에 묘사된 장면들을 삽화로 재현한다.
지옥(Inferno) 75점, 연옥(Purgatorio) 42점, 천국(Paradiso) 18점 등 모두 135점
으로 이루어진 도레의 『신곡』은 단테의 내세를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도레가 흑백 삽화로 그려낸 단테의 『신곡』은 현대의 어떤 기술 매체를 동원한 재현보다도 단테의 세계를 위엄 있고 당당하면서도 기품 있게 전달한다.
도레가 단테의 문학 세계에 큰 관심을 품었던 이유는 단테의 문자 세계를 도상 이미지로 재현하는 데 다른 어떤 그림보다도 자기가 그린 삽화가 더 적절하다는 점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
아이슬란드 문학상, 아이슬란드 북셀러상을 수상하고 이탈리아 스트레가상 최종 후보에 오른 외이뒤르 아바 올라프스도티르의 『호텔 사일런스』가 2018년 북유럽연합회 문학상을 수상했다. 『호텔 사일런스』는 “문학과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았으며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요나스는 ‘불안’과 ‘현재’라는 시간을 견디며 살아간다. 마음에 큰 상처를 지니고 살던 그는 어느 날 자살을 결심하고 그의 마지막 선택을 위한 도구로 ‘공구함’을 챙겨 홀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호텔 사일런스에서 전쟁으로 힘겨운 일상을 버텨내는 메이, 피피, 아담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점차 그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된다. 아무런 희망 없던 삶에 목적이 생기자 그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삶이 빗나갔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이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에 마음이 헛헛하다면 ‘미스터 다 고쳐’ 요나스를 만나 놀라운 기적을 경험해보시기를.
호텔 사일런스
어머니의 조각난 기억을 붙잡고 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일흔두 살의 후유코. 그녀는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는 어머니를 7년간 집에 모셔 지극정성으로 간병한다. 후유코의 어머니는 딸을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기억이 흐릿하다.『우는 법을 잊었다』는 어머니를 간병하고 어린이책 서점을 운영하는 후유코의 일상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어우러져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저자 오치아이 게이코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너머에 있는 죽음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를 물으며 소설 속에 삶의 애환을 담았다. 이 소설은 태어날 때부터 결핍을 안고 산 한 여자가 생의 막바지에 담담하게 써내려간 고요한 회상이다.
우는 법을 잊었다
올해로 아흔을 맞이하는 전뢰진은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다. 그는 1956년 마포중학교 미술교사를 시작으로 1975년부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각과 교수를 역임하며 많은 제자를 양성했고, 현재까지도 작품을 위해 정과 망치를 놓지 않는 ‘열정의 조각가’다.
전뢰진의 주머니 속에는 언제나 손바닥만 한 켄트지가 들어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로고가 인쇄된 편지지, 작은 스케치북, 광고지 뒷면 등, 전뢰진은 젊은 시절부터 90세가 된 지금까지 다양한 종이를 오려서 가지고 다녔다. 그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언제나 주머니 속 켄트지를 꺼내 드로잉했다. 드로잉은 전뢰진의 순간의 생각, 작업 구상, 세상을 보는 마음, 작가로서 인간으로서 그의 생각을 보여주는 가장 솔직한 표현 매체다.
이 책은 조각가 전뢰진의 90세를 기념하여 만들어진 드로잉 화집인 동시에 인터뷰 에세이집이다.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그려진 약 500여점의 드로잉 중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98점의 드로잉을 선별했다. 또한 전뢰진을 비롯하여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저자 고종희, 제자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모든 것은 사랑이었다
『모든 저녁이 저물 때』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나치 정권, 소비에트 시대, 독일 통일 이후를 아우르는 격동의 시대에서 살아가는 한 여인이 선택할 수 있었던 다섯 가지의 삶과 다섯 번의 죽음을 추적한다. 예니 에르펜베크는 여자가 갓난아기로 죽었을 경우, 성인이 되어 낯선 남자에게 살해당하는 경우, 히틀러 시대에 억울하게 스파이로 지목되어 처형당하는 경우, 중년에 발을 헛디뎌 난간에 떨어져 죽는 경우, 노년기에 치매를 앓다가 요양원에서 죽는 경우를 통해 죽음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준다. 인물들은 각 권에서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막간극에서는 숙명적 우연을 거듭하며 생명을 이어나간다. 작가는 막간극에서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만약 그때 그랬다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묻는다.
모든 저녁이 저물 때
하버드 대학 출신의 영화제작자 위니 리는 성공한 여성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었다. 이런 꿈은 2008년 4월 벨파스트 힐즈를 하이킹하던 중 15세의 범인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무참히 무너진다. 『다크 챕터』는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세상에 드러내기에는 수치스럽고 불명예스럽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써내려간 장편소설이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시점을 교차한 흡입력 강한 스토리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문체는 독자들을 긴장감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성폭행의 순간뿐만 아니라 성폭행을 당한 후엔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치열한 법정 투쟁도 긴장감을 더한다. 이 소설을 통해 자기 고백을 시도한 작가는 현재 고립되어 있을 피해자들과의 연결도 희망한다. 성폭행 트라우마를 극복해낸 『다크 챕터』의 작가는 성폭행 피해자에게 “애초에 당신 잘못이 아닌 일로 왜 당신이 부끄러워해야 하나요” “혼자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한다.
다크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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