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화경이 8년 만에 장편소설 『비밀구락부』를 펴냈다. 이 책은 1926년부터 1955년까지, 휘몰아치던 비밀의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30년을 좇는다. 소설은 한 사람의 시점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미군정 통역사로 성장한 애란, 양반가의 수재로 태어나 좌익 진영의 지도자가 된 현욱, 그를 쫓으며 극우 세력의 폭력에 동조하게 된 미군 방첩대원 주드, 그리고 애란의 든든한 뒷배인 미 헌병사령관 에이든. 각 인물들은 사상, 신념, 희생, 사랑, 배신, 고난, 희망의 연속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거나 절망한다. 인물에서 인물로, 사건에서 사건으로, 시점과 시간을 건너뛰는 이화경의 글쓰기는 각각의 인물에게 생동감을 부여한다. 겹치고 어긋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시대의 초상’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