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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식물을 사랑한 작가 김민철이 펴낸 2020년대 한국 문학 안내서다. ‘꽃 기자’로 알려진 김민철 작가가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에 이어 펴낸 이 책은 최근 주목받는 젊은 한국 작가들의 소설을 꽃과 나무 이야기로 풀어낸다. 최은영, 정세랑, 김애란, 백수린, 조해진 등 202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식물들을 소개하고 그 식물이 작품에서 어떤 의도로 쓰였는지 문학적으로 설명한다. 무심코 넘긴 소설 속 꽃 한 송이에 작가들이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그 의도를 파악하는 재미가 있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그리스의 마지막 철학자’ 플루타르코스의 저작집 『모랄리아』(도덕론) 가운데 고대 그리스·로마의 역사와 운명을 다루는 다섯 편의 소론을 묶었다. 두 문명의 운명을 가른 가장 결정적인 순간들과 영웅들의 일화, 고대인의 관습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플루타르코스는 로마의 지배를 받은 지 200년이 넘은 그리스 식민지 출신 지식인으로, 플라톤학파의 제자이자 로마 아폴론신전의 신관이었다. 고향과 제국에 대한 사랑은 그리스와 로마가 같은 민족이나 다름없다는 합리화로 이어졌다. 문명 간의 조화와 공존이라는 플루타르코스의 사상을 담은 『모랄리아』는 지난 2,000년 동안 고대 세계의 지적 유산을 후대에 전하는 다리가 되어 왔다.
모랄리아 2
『순이 삼촌』 『제주도우다』 작가 현기영의 삶과 문학을 아우르는 자전적 에세이로,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가 돋보인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작가 현기영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난다. 예닐곱 살 때 일어난 제주 4·3을 겪은 뒤 죽은 자를 위해 증언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임을 깨달은 현기영은, 고등학교 교사 시절에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고 방학 때마다 제주에 내려가 취재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순이 삼촌』이다. 그는 이 책 때문에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기도 한다.
45년 만에 다시 발동한 12·3 비상계엄은 작가 현기영이 겪었던 고문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아나게 한다. 또한 자신의 말더듬증과 우울증이 4·3의 충격에서 왔음을 고백한다. 현기영은 ‘제주 사람’이자 ‘4·3 작가’로서 이 세상을 성찰한다. 그의 글을 통해 우리는 제주도민의 삶뿐만 아니라,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한국 사회의 다양한 면모는 물론 현기영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사월에 부는 바람
찰스 다윈의 『인간의 유래』는 『종의 기원』과 함께 다윈의 가장 중요한 저서로 손꼽힌다. 1859년 출간한 『종의 기원』에서 다윈은 의도적으로 인간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2년 뒤인 1871년, 다윈은 자신의 진화론을 인간에게로 확장시켜 『인간의 유래』를 출판했고 다시 한번 세상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찰스 다윈의 『인간의 유래』가 세상에 나온 지 150년 이상이 지났지만, 이 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물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 그리고 철학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많은 문제를 다룬다. 원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서 드러나듯이 이 책은 인간 진화와 성선택이라는 두 가지 큰 주제로 이루어졌으며, 두 주제는 성선택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논의하면서 하나로 접목된다.
『인간의 유래』에서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방대한 생물학적 조사 자료를 비롯해, 여러 학문의 지식을 통합해 인간과 유인원이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음을 입증하는 다윈 특유의 논증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다윈은 인간의 복잡한 사회적 행동과 미적 감각, 문화적 다양성 역시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자연선택의 산물임을 시사한다. 다윈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지적 능력과 도덕적 자질을 사회적 동물의 공감 능력에 대한 연구로 발전시키며, 문명과 종교의 유래에 대한 논의에까지 발을 내디딘다.
인간의 유래 2
찰스 다윈의 『인간의 유래』는 『종의 기원』과 함께 다윈의 가장 중요한 저서로 손꼽힌다. 1859년 출간한 『종의 기원』에서 다윈은 의도적으로 인간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2년 뒤인 1871년, 다윈은 자신의 진화론을 인간에게로 확장시켜 『인간의 유래』를 출판했고 다시 한번 세상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찰스 다윈의 『인간의 유래』가 세상에 나온 지 150년 이상이 지났지만, 이 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물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 그리고 철학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많은 문제를 다룬다. 원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서 드러나듯이 이 책은 인간 진화와 성선택이라는 두 가지 큰 주제로 이루어졌으며, 두 주제는 성선택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논의하면서 하나로 접목된다.
『인간의 유래』에서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방대한 생물학적 조사 자료를 비롯해, 여러 학문의 지식을 통합해 인간과 유인원이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음을 입증하는 다윈 특유의 논증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다윈은 인간의 복잡한 사회적 행동과 미적 감각, 문화적 다양성 역시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자연선택의 산물임을 시사한다. 다윈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지적 능력과 도덕적 자질을 사회적 동물의 공감 능력에 대한 연구로 발전시키며, 문명과 종교의 유래에 대한 논의에까지 발을 내디딘다.
인간의 유래 1
1990년대 한국 현대미술계는 마르셀 뒤샹의 <샘>으로 대표되는 서구 포스트모던 미술을 수용해 구체화했다. 근대부터 이어진 모던 미술이 기존의 규칙을 버리고 작가의 개성과 독창성을 강조했다면, 포스트모던 미술은 차용과 혼성을 받아들이면서 작업의 출발점인 ‘작가’마저 내던졌다.
이런 미술 현장의 모습은 문학가 롤랑 바르트가 외친 ‘저자의 죽음’을 떠오르게 한다. 문학이든 미술이든, 작가가 설 자리는 사라지고 오로지 모호한 작품과 해석하는 관람자만 남는 것이다. 하지만 윤난지는 ‘작가는 죽었다’는 바르트의 말을 ‘작가는 살아 있다’며 되받는다.
윤난지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미술 현장을 지켜보며 그 변화를 글로 옮겨왔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20명의 작업을 해설하면서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과 그 역사적 의미를 드러내고, ‘작가의 죽음’을 말하는 포스트모던 작품 뒤에서 ‘살아 있는 작가’를 발견한다.
작가는 살아 있다
20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알바 데 세스페데스가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된다.
『금지된 일기장』의 주무대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이탈리아 로마에서 43세의 주인공인 발레리아가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집이다. 좋은 딸, 좋은 아내, 좋은 엄마로 살아온 발레리아는 아주 우연한 충동으로 까만 공책을 사게 된다. 그는 이 공책에 자신의 은밀한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기로 결심한다.
발레리아는 여성의 사유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기를 쓴다는 것을 가족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발레리아는 일기를 쓰며 아내이자 엄마 이상의 존재로 자신을 재발견하면서 오랫동안 품고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과 욕망을 직면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발레리아는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과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 사이에서 큰 혼란과 죄책감을 겪는다.
발레리아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전통적인 여성상인 현모양처를 선택하는 대신 그의 세대에서는 다소 이례적으로 맞벌이를 택했다. 하지만 동시에 ‘좋은 아내이자 좋은 엄마’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기 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억압이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가족의 도움을 거절하기도 하고, 진취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딸을 비난하기도 한다. 아들에 대한 연민과 딸에 대한 질투, 남편에 대한 원망과 사장 귀도와의 일탈 등이 얽히면서 발레리아는 그의 자아와 욕망에 눈을 뜬다.
금지된 일기장
프랑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문화 강국 중 하나다. 미술은 물론 음악, 문학에 이르기까지 서양 문화의 부흥기를 이끈 나라답게 프랑스 곳곳에는 많은 예술의 성지가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예술기행』은 프랑스 전역에 퍼져 있는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의 삶과 그들이 예술적으로 영향받은 마을을 소개한다.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현지 곳곳을 여행한 저자 최인숙은 독자들에게 프랑스의 문화적·예술적 유산을 마치 여행하듯 안내한다. 그는 단순히 명소를 안내하는 여행 가이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24명의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 세계를 탐구하며 그들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선사한다.
프랑스 예술기행
21세기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서사적 소설가 예니 에르펜베크의 『카이로스』가 출간되었다.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주목받은 『카이로스』는 “암울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소설”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 사이의 단절된 간극을 깊숙이 파고드는 소설” “시간, 선택, 역사의 힘에 대한 철학적 탐구”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카이로스』는 1980년대 말 베를린 장벽 붕괴라는 역사의 격동기를 무대로 펼쳐지는 한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다. 열아홉의 어린 여성과 서른넷 연상의 중년 남성과의 특이하고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독일의 현대사와 절묘하게 결합해냈다. 이러한 파격적인 주제는 독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행간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역사적 메타포는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파괴적인 사랑과 열정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권력, 예술, 문화, 역사와 함께 한 소녀의 성장에 도달한다.
독일의 현대사와 역사에 얽힌 개인의 삶에 천착해온 에르펜베크의 말에 따르면 이 소설은 “박물관으로서의 소설”이다. 자신의 기억들, 친구들의 기억들, 주변 사람들의 기억들, 어지러웠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들, 그들이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잃었는지를 한 편의 소설 속에 담고자 한 것이다. 『카이로스』는 모든 것이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던 시대의 혼란을 한 남녀의 관계와 교차시켜 보여주며, 6년간 이어진 두 사람의 사랑이 마치 스러져가는 동독의 상징이라도 되는 듯 동독의 몰락과 맥을 같이한다.
카이로스
2024년 11월 26일, 많은 사람이 기다려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의 회고록 『자유: 1954-2021년을 회상하다』가 전 세계 32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앙겔라 메르켈은 16년 동안 독일 정부를 이끌면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했고 독일 정치뿐 아니라 국제 정치와 국제 사회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그런 그녀도 처음부터 총리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앙겔라 메르켈과 그녀의 오랜 정치적 조력자인 베아테 바우만은 메르켈이 동독에서 살아온 35년과 통일 독일에서 살아온 35년의 삶을 되돌아본다.
자유
홱!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활 동화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다인 작가가 환경 동화로 돌아왔습니다. 요즘은 매일같이 기후와 관련된 경고를 하는 뉴스를 볼 수 있습니다. 매년 갱신되는 무더위는 물론, 짧은 시간에 집중돼 큰 피해를 남긴 폭우, 이웃나라를 강타한 태풍, 겨울이 춥지 않아 대량 발생하는 해충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야기들이 가득하지요. 하지만 단순히 뉴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고 넘길 수는 없습니다. 단 하나뿐인 이 지구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야 미안해』의 주인공 고은이도 그런 어린이 중 하나입니다. 바닷가 마을에서 할머니,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지요. 즐거운 추석날 아침, 차례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위해 엄마가 생선을 손질하기 시작했어요. 아악! 그런데 갑자기 엄마의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이게 무슨 일이죠? 우리는 살면서 많은 쓰레기를 만듭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음료수 페트병, 빨대, 비닐봉지, 물티슈……. 모두 우리의 삶을 편하게 만드는 것들이지요. 하지만 한두 번 쓰고 나면 쓰레기가 되고 말아요. 홱!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아니, ‘사라지긴 했을까요?’
물고기야 미안해
모두가 남 탓과 세상 탓을 하는 세상이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을 선사하고, 언론은 갈등만을 강조해 사람들의 분노에 불을 붙인다. 오랜 시간 기업과 학교 현장에서 여성 리더의 역할을 해온 전 한신대 교수 박선화가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를 펴냈다. 우리 마음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찾아 공감하며, 그 어두움에 촛불 하나를 밝혀주는 책이다.
좀처럼 희망을 품기 어려운 세상에서 박선화는 ‘공감’에 눈을 돌린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 문제라는 것이다. 박선화는 독자들에게 사람을 왜 미워하게 됐는지를 묻는다. 미움의 근원에 자리하고 있던 편견과 몰이해는 허상에 불과하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그 ‘미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상에서 뒤틀린 사람들의 관계나 선정적인 뉴스에는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임영웅에게 전 재산을 주고 싶다”고 말하는 할머니가 등장한 이유, 사주나 MBTI에 과하게 몰두해 그 프레임 안에서만 사람을 이해하는 경향이 다분해진 이유, 정의롭던 기자가 편향된 이야기만 하게 된 이유 등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 책에는 이런 공감불능 시대에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 박선화의 다정한 위로가 담겨 있다.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며 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무시, 학력 간의 알력 다툼, 여성 롤모델 부재 등을 온몸으로 체감한 저자는 마음 탐구자로서 우리 사회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날카롭지만 차갑지만은 않은 통찰을 제시하는 목소리에 응답함으로써 소통을 완성하는 건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 채.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
촛불행동 시민활동가 김민웅의 생각
나라를 뿌리부터 바꾸기 위한 자본·생태·정치 이론
현실의 지배 앞에 홀대받은 ‘진실’의 의미를 되새기다
‘촛불행동’ 시민활동가 김민웅이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를 펴냈다. 성공회대를 거쳐 경희대에서 은퇴한 김민웅은 철학, 정치학, 신학 등 다방면에서 지식인으로 활약하며 촛불정치의 선두에서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는 경기신문에서 ‘김민웅의 하늘의 창(窓)’이라는 이름으로 2022년 1월부터 1년 9개월간 연재된 칼럼을 비롯해 여러 원고를 일련의 흐름으로 묶고 글을 더해 재편집한 것으로, 역사와 문학을 통해 현실정치의 벽을 뛰어넘는 도약이자 자본주의 그늘에 감춰진 진짜 정치사를 드러내는 시도다.
“자본의 통치가 더욱 강력해지고 노동하는 이들의 삶은 벼랑 끝이 일상이다. 토지는 소수 특권계급에게 독점되고 있으며 주거의 기본권은 붕괴 상태가 된 지 오래다. 생태계는 매일 착취의 대상으로 유린되면서 인간의 삶, 그 근본적 토대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제 낯선 용어가 아니다. 세계 전체를 지배하는 자본주의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_5쪽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네버엔딩 스토리 『중국인 이야기』가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일기나 편지는 물론 글을 본격적으로 써본 적 없는 저자 김명호가 대형 기획 『중국인 이야기』 열 권을 출간하는 경이로운 일을 해냈다.
집필 기간 17년, 사진 2,000여 장, 등장인물 1,000여 명을 소개한 대형기획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가 열 권으로 대서사를 마무리했다. ‘아라비안 나이트’가 아닌 ‘차이니즈 나이트’로 펼쳐진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에서 저자 김명호는 독보적 시각과 탁월한 필력으로 파란만장한 중국인 이야기를 종횡무진 펼쳐놓는다.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에서는 개성 넘치는 인물과 문화, 그에 얽힌 역사 이면의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지 않고 저자 김명호가 상상력을 가미해 독특하고 특유한 문체 미학으로 창출해냈다. 수많은 혁명가, 지식인, 예술가 등 거대 서사에 가려진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인간사의 희비극과 그들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중국 근현대사의 복잡한 퍼즐이 어느새 머릿속에서 맞춰진다. 열 권이나 되는 시리즈이지만 어디를 펼쳐놓고 읽어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이유다. “글은 고칠수록 좋아진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저자 김명호도 한번 쓴 글을 여러 차례 고치고 또 고쳐서 독자들을 마법에 빠져들게 한다.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만큼 사람 냄새 나는 흥미진진한 정보와 사진 자료를 제공하는 책은 드물다. 명동 중국 책방에서 궈모뤄(郭沫若)의 단편 소설 「낙엽」(落葉) 첫머리에 “흐르는 물에 자신을 의탁해 떠내려가는 낙엽이여”라는 문구가 너무 아름다워 중국 문학에 빠졌다는 저자 김명호는 1차 자료인 사진을 구하기 위해 중국, 대만, 홍콩 구석구석을 발품 팔았다. 사진 한 장에 3,000달러를 치르고 구입한 적도 있다. 1,000여 명의 인물 가운데 가장 인상적으로 꼽은 사람은 린뱌오(林彪)였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군인이지만 평생 무기를 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보다 중국 사정을 더 잘 알기에 ‘중국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는 김명호는 중국이 우리보다 문화·정치 면에서 뒤떨어졌다는 인식을 바꾸고 국제정세를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중국의 문화와 정치 구조를 지식인과 정치인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요즘 한·중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싸우다 지치면 친구가 된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양국이 제대로 싸우고 나서 만나면 더 반가울 것이라며 양국이 지혜로울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중국인 이야기 10
김대중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서거 15주기를 맞아 그의 육성으로 작성된 마지막 자서전 『김대중 육성 회고록』을 출간한다. 1924년 신안 하의도에서 출생했을 때부터 2009년 서거하기 전까지 김대중 대통령의 생애와 사상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마지막 일기를 남긴 위대한 정치가이자 정치사상가인 김대중은 역사의 퇴행을 온몸으로 이겨냈다. 일제강점기, 남북분단, 6·25 전쟁, 군사독재, 민주화운동, 국가 번영을 체험하고 선도한 인간 김대중의 회고를 통해 격동하는 한국 현대사, 참으로 엄혹했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그 현장을 우리는 이 책으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김대중 전문 연구자들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된 유일한 자전적 성찰이자 기록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연구진들과 2006년 7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41회 42시간 26분의 구술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결실이 바로 『김대중 육성 회고록』이다. 이 책에는 김대중 대통령만이 증언할 수 있는 경이로운 인간 실록이자 한 탁월한 정치지도자가 겪은 역사 풍경이 담겨 있다. 소년기와 청년기, 해방 전후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시대와 사회를 통찰하는 그의 생각과 신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다룬다. 자유당과 이승만의 독재 시절, 4·19 혁명을 겪으면서 정치에 나서고, 박정희 쿠데타와 유신 선포 속에서 죽음을 딛고 민주화운동에 헌신한다. 다시 전두환 신군부의 등장과 수난받는 민중의 역사 속에서, 결코 좌절하지 않고 분연히 일어서는 큰 정치인 김대중의 행로는 참으로 경이롭다.그러나 투옥과 망명을 통해 정치인 김대중의 정치 사상은 찬란하게 성장한다. 감옥에서의 높은 수준의 독서, 망명과 유학을 통한 세계적 지성과의 교류와 토론은 그를 세계적인 정치지도자로 일으켜 세운다. 5번의 죽을 고비와 6년에 걸친 투옥, 3년여의 망명생활과 장기간의 가택연금 등을 통해 세계평화와 인권에 대한 확고한 이론과 사상으로 무장한다.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체득하게 된다.
김대중은 참으로 험난한 생애를 살았다. 이 책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대거 담고 있다. 민주주의와 정의의 길을 걷는 김대중의 삶은 참으로 놀랍다. 그의 삶과 이론과 성찰이야말로 세계인들에게 민주주의를 위한 교과서가 되기에 충분하다.유학 시절 스티븐 호킹과 이웃일 때 찍었던 사진 등 김대중도서관이 미공개한 사진 10여 장을 포함한 64장의 역사적 사진이 실려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QR코드를 넣어 김대중 대통령의 음성을 언제든 들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철저하게 준비하는 큰 정치가의 소명의식과 더불어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한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의 전략과 사상을 읽게 한다. 불의에 단연코 저항하면서 펼쳐내는 그의 정치역정은 같은 시대를 사는 동시대인들에겐 감동이고 축제 같은 것이다. 그는 사형선고를 내리는 신군부의 온갖 유혹을 뿌리친다. 지지를 보내는 국민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위한 평화전략과 평화정신은 국제적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세계의 양심은 그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 한반도 평화를 구현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역사상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특히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는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교과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오늘의 혼탁한 한국 정치상황에서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새로운 정치를 발전시키는 나침반이자 항해도가 될 수 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에는 김대중의 정치적 리더십과 평화정책, 인권정책, 복지정책에 대한 그의 사상과 전략이 살아 숨쉬고 있다. 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그의 정치적 지혜와 전략전술 그리고 국정운영 철학과 실천은 오늘날의 어두운 정치현실을 타개해나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
2천 년 유대인들의 지혜, 랍비들의 위대한 가르침
유대고전 『미쉬나』를 이해하는 친절한 입문서
한국 독자들에게 『미쉬나』는 낯선 책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쉬나』의 주석서인 『탈무드』는 무척 친숙하다. 이는 아마 『탈무드』 의 ‘아가다’만 가려 뽑아 이야기로 만들어놓은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국내에 소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단적으로 그와 관련된 서적들이 서점의 ‘지혜와 처세’ 코너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미쉬나』와 『탈무드』가 얼마나 오해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탈무드』의 뿌리가 되는 『미쉬나』를 간략히 소개하는 입문서다. 그 취지에 맞게 『미쉬나』를 읽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과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성문토라, 구전토라, 구전전승, 랍비문학 등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하나의 책으로서 『미쉬나』가 집대성되는 과정, 그 구성과 내용, 다양한 판본 이야기까지 살펴본다. 또 『미쉬나』의 주인공인 랍비들을 일컫는 ‘타나임’들이 살던 시대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5세대에 걸친 주요 랍비들도 소개한다. 다양한 랍비문학들, 주석서들, 타나임의 세대와 주요 랍비들, 『미쉬나』의 63개 마쎄켓들… 낯선 용어들이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미쉬나 길라잡이
제6권의 히브리어 제목 ‘토호롯’은 ‘정결한 것들’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쎄데르 『토호롯』은 ‘정결함’과 ‘부정함’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으니 주제가 ‘정결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유대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정결법이 어떤 기능을 했는지 연구하는 현대 학자들은 고대인이 세상을 구분하고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 정결법이었다고 설명한다. 수록된 하위 주제인 ‘마쎄켓’들은 「켈림」(그릇・도구), 「오홀롯」(덮기 부정), 「네가임」(피부병), 「파라」(붉은 암소), 「토호롯」(정결한 음식), 「미크바옷」(정결례장), 「닛다」(월경), 「마크쉬린」(음료수), 「자빔」(유출병자), 「테불 욤」(낮에 씻은 사람), 「야다임」(손), 「우크찜」(열매・줄기)이다.
미쉬나 6 : 토호롯(정결한 것들)
제5권의 히브리어 제목 ‘코다쉼’은 ‘거룩한 것들’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쎄데르 『코다쉼』은 주로 성전과 제의, 제물, 제사장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성서』의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기록된 제의 관련 규정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 성전과 제의 제도를 이토록 상세히 다룬 것은 당시 예루살렘이 회복되고 성전이 재건되리라는 기대와 그 준비의 반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수록된 하위 주제인 ‘마쎄켓’들은 「제바힘」(제사들), 「메나홋」(소제들), 「훌린」(속된 것들), 「브코롯」(초태생들), 「아라킨」(가치・몸값), 「트무라」(제물의 교환), 「크리톳」(끊어짐), 「메일라」(배임・배반), 「타미드」(상번제), 「미돗」(규격), 「키님」(새들)이다.
미쉬나 5 : 코다쉼(거룩한 것들)
제4권의 히브리어 제목 ‘네지킨’은 ‘손상과 손해’라는 뜻이다. 따라서 쎄데르 『네지킨』은 신체적인 상해나,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배상 문제와 함께 사형과 같은 형벌도 다룬다. 민법과 형법은 물론 법정의 구성과 재판의 절차도 규율하는 등 헌법적 요소도 포함한다. 주요 내용은 손해의 사례들, 사고, 상해, 손실, 사적・공적 불법행위, 살인, 법정, 증언, 사형 등이다. 수록된 하위 주제인 ‘마쎄켓’들은 「바바 캄마」(첫째 문), 「바바 메찌아」(중간 문), 「바바 바트라」(마지막 문), 「산헤드린」(공의회), 「마콧」(태형), 「쉬부옷」(맹세), 「에두욧」(증언), 「아봇」(선조들), 「아보다 자라」(이방 제의), 「호라욧」(판결)이다.
미쉬나 4 : 네지킨(손해)
제3권의 히브리어 제목 ‘나쉼’(נשים)은 ‘여성들’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쎄데르 『나쉼』에는 다양한 종류의 여성들을 규정하고 설명한다. 그 종류를 대표적으로 열거하면, 나이 어린 여아(크타나), 12세의 젊은 여성(나아라), 성인 여성(보게렛), 약혼(에루씬)한 여성, 혼인(니쑤인)한 여성, 이혼녀, 남편이 사망한 여성, 재혼한 여성, 남편의 형제와 역연혼(逆緣婚)을 해야 하는 여성(예바마), 역연혼을 해소하는 신 벗는 의례를 한 여성(할루짜), 역연혼을 기다리는 여성(쇼메렛 야밤), 역연혼 의무에 놓인 여성(제쿠카), 역연혼을 해야 하는 여성의 동료 아내(짜라), 근친 등의 이유로 금지되는 여성(에르바) 등이다. 『나쉼』이 다루는 여성 관련법에는 가부장적 질서를 수립하고 가치 체계를 형성한 남성들의 시각이 반영되어 있고 여성을 바라보는 차별적 시각과 포용적 시각도 공존한다. 수록된 하위 주제인 ‘마쎄켓’(מסכת, Masekhet)들은 「예바못」(역연혼법), 「케투봇」(혼인계약서), 「네다림」(서원), 「나지르」(나실인), 「쏘타」(간음), 「기틴」(이혼증서), 「키두쉰」(약혼)이다.
미쉬나 3 : 나쉼(여성들)
제2권의 히브리어 제목 ‘모에드’(מועד)는 ‘만남’과 관련 있는 말이다. 일차적으로 ‘만남의 장소’ 또는 ‘만남의 시간’이라는 의미이지만 ‘절기’나 ‘축제’라는 확장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쎄데르 『모에드』는 레위기 23장에 나와 있는 안식일, 유월절, 칠칠절(초실절), 초막절 등 여러 절기법과 관련된 세부 규칙들을 다룬다. 수록된 하위 주제인 ‘마쎄켓’(מסכת, Masekhet)들은 「샤밧」(안식일), 「에루빈」(혼합), 「페싸힘」(유월절), 「쉐칼림」(쉐켈), 「요마」(그날), 「쑤카」(초막), 「베짜」(계란), 「로쉬 하샤나」(신년), 「타아닛」(금식), 「메길라」(두루마리), 「모에드 카탄」(소절기), 「하기가」(축제)이다.
미쉬나 2 : 모에드(절기)
『미쉬나』는 유대인들이 ‘토라’라고 부르는 오경(五經)의 계명을 명확히 밝히고 보완하고 주제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것을 ‘구전토라’라고도 부르는데, 유대인들이 『성경』의 법을 대대에 걸쳐 유대법으로 정리하고 모은 일종의 법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원후 3세기 초에 랍비 예후다 한나씨가 편집하여 집대성했다. 미쉬나는 ‘(배운 것을) 반복하다’라는 히브리어 동사 ‘샤나’의 명사형으로 ‘공부’를 뜻한다. 그 명칭에 걸맞게 『미쉬나』는 여러 세대에 속한 랍비들이 가르치고 배우고 토론하면서 서서히 확립해온 지적 행위의 결과물이며, 집대성된 이후 200-400년이 지난 뒤에 『탈무드』를 펴내는 기초가 되었다. 따라서 『미쉬나』는 『탈무드』의 뿌리이자 핵심이다.
한길사가 이번에 펴내는 『미쉬나』는 상위 주제인 ‘쎄데르’(סדר, Seder)별로 편집된 ‘번역・주해서’ 전 6권과 알기 쉬운 소개서인 『미쉬나 길라잡이』 한 권으로 구성되었다. 미쉬나 프로젝트는 건국대학교 중동연구소 소장이었던 최창모 교수를 중심으로 후학 연구자들의 열정과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최창모 교수는 출판을 준비하던 중 2022년 갑작스런 병환으로 타계했으나, 그가 불모지나 다름없는 유대학 분야에 오랫동안 헌신해온 공로는 이번 『미쉬나』 번역・주해서 출간으로 빛을 발한다.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 유학파로 성서학, 고대근동학, 유대학 등 관련 분야를 전공한 실력 있는 학자들이다. 학문적 수준에서 충실하고 방대한 주해를 붙인 이번 한길사 『미쉬나』 발간은 사실상 우리나라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에서도 처음 시도한 일이다. 기획과 준비, 번역과 주해, 출판에 이르기까지 7년 동안의 작업은 그야말로 1,800여 년 전 랍비 문헌과의 사투 끝에 이룬 결실이며 학문적으로도 한 획을 긋는 성과다.
전 6권의 『미쉬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농업 생산물을 거두고 헌물로 바치는 일을 다룬 ‘제라임’(농경), 안식일과 매년 돌아오는 명절들을 설명한 ‘모에드’(절기), 가족 관련법들을 망라한 ‘나쉼’(여성들), 민법과 형법 관련 조항을 담은 ‘네지킨’(손해), 제사와 성전 관련법을 다루는 ‘코다쉼’(거룩한 것들), 정결과 부정이 발생하고 전이되는 과정을 설명한 ‘토호롯’(정결한 것들)이다.
이 가운데 제1권의 히브리어 제목 ‘제라임’(זרעים, Zeraim)은 ‘씨앗들’이라는 뜻이다. 씨는 곡물이나 채소 등을 심을 때에 사용하는 식물의 종자를 가리키므로 우리는 이 첫 번째 책이 농사를 짓는 행위와 관련 있음을 그 명칭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먹는 문제가 아닐까. 이러한 측면에서 첫 번째 책으로 『제라임』이 자리 잡은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수록된 하위 주제인 ‘마쎄켓’(מסכת, Masekhet)들은 「브라홋」(기도), 「페아」(모퉁이), 「드마이」(의심 소산물), 「킬아임」(혼합 금지), 「슈비잇」(제7년 안식년), 「트루못」(봉헌물), 「마아쎄롯」(첫재 십일조), 「마아쎄르 쉐니」(둘째 십일조), 「할라」(가루반죽 제물), 「오를라」(식용금지 열매), 「빅쿠림」(첫 열매)이다.
미쉬나 1 : 제라임(농경)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유기체, 놀라운 균류의 세계
“세상은 버섯에게 달려 있다. 버섯이야말로 세상 만물의 윤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_에드워드 윌슨 균이 뻗어나간 진화의 가지는 인간 진화의 가지와 놀랍도록 가깝다. 그럼에도 인간과 균의 생태는 꽤나 다르다. 인간이 쓰레기를 만드는 동안 균은 그것들을 분해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점이 그렇다.『버섯』은 모든 것을 분해하는 균이라는 유기체가 지구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우리에게 소개한다. A부터 Z까지 알파벳 키워드로 180여 가지 주제를 풀어내는 이 책은 인간과 균의 공통점에서 출발해 문학과 영화 이야기에까지 손을 뻗는다. 여성 균학자라는 이유로 린네학회의 연단에 설 수 없었던 『피터 래빗 이야기』의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Potter, Beatrix 베아트릭스 포터」), 바퀴벌레 더듬이에서만 사는 균, 해외에서 50년 동안 200여 종의 양서류를 멸종시킨 한국의 항아리곰팡이(「Chytrids 병꼴균류」), 독버섯을 요리해 먹은 음악가 이야기(「Schobert, Johann 요한 쇼베르트」)까지 균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인간의 문화사 안으로 들어온 버섯
지은이 로렌스 밀먼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만으로 평가되던 버섯을 인간의 문화사 한가운데에서 다시 발견한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버섯인 광대버섯은 섭취한 사람을 환상과 황홀경에 빠뜨린다. 광대버섯은 영적인 체험이나 종교적 제의를 위해 전 세계에서 흔히 사용되었으며, 대중매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버섯을 먹으면 커지는 슈퍼 마리오, 마찬가지로 버섯을 먹으면 몸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각종 탐정 소설에도 등장하곤 한다(「Fly Agaric 광대버섯」). 눈이 가득 쌓이면 순록을 끌고 가 굴뚝을 통해 이웃집에 방문하던 북유럽의 샤먼들 역시 광대버섯을 복용했다(「Santa Claus 산타클로스」). “아마 그때의 샤먼들은 요즈음의 산타클로스처럼 애플 워치나 맥북 같은 선물이 아니라 민간요법이나 개인적인 충고 따위를 남기고 떠났을 것이다.” _로렌스 밀먼(지은이)
새로운 버섯과 마주하는 즐거움
북극부터 버뮤다까지 전 세계를 여행하며 321종의 균류를 기록한 균학자 로렌스 밀먼은 가장 진귀한 식용 버섯과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이는 독버섯, 빵과 맥주를 발효하는 효모,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균학자들을 소개한다. 그는 식재료로서가 아니면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버섯을 숲속에서 직접 찾아서 경이로운 버섯들의 생명력을 체험하고 활력을 얻어보라고 권한다. 가로수 그루터기에 피어난 작은 버섯도 경이에 찬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버섯』을 통해 과학, 농업, 문학 등 인간의 영역 어디에든 뿌리내리는 버섯의 힘을 느껴보자.
버섯 (Pedia A-Z)
나무가 품은 이야기
『나무』는 나무의 생태, 나무의 역할, 나무와 인간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A부터 Z까지 키워드로 풀어낸 그림 백과사전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나무와 매우 독특하고 희귀한 나무, 나무와 관련된 전설 그리고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세상의 마지막 숲을 지키기 위해 나선 환경운동가들의 일대기까지 83가지 주제어로 구성된 이 책은 사진처럼 실감 나는 일러스트를 통해 글에 담긴 지식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 책은 나무에 관한 지식을 완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극을 주기 위해서 썼다.” _조안 말루프(지은이) 지은이 조안 말루프는 미국 솔즈베리대학교의 생물학과 명예교수이자 ‘노숙림 네트워크’(Old-Growth Forest Network)의 창립자다. 그는 식물학 연구자이자 미국 전역 189개 원시림의 지킴이로서 나무와 숲이 인간과 함께 만들어온 역사에 특히 집중하며 이야기를 엮어냈다.
나무를 사랑한 이들의 이야기
“이 책에는 세상의 모든 나무가 다 등장하지 않고, 나무에 관해 밝혀진 모든 사실이 다 담겨 있지도 않다. 그러나 나무에 관해 꽤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이 책에서 새로운 사실을 배우게 되리라는 점만큼은 약속할 수 있다.” _조안 말루프(지은이) 지은이는 소나무와 가문비나무를 구분하는 법을 알려주고(「Spruce 가문비나무」) 세상에서 가장 키 큰 나무와 가장 두꺼운 나무(「Cypress 측백나무과」), 가장 화려하게 단풍이 드는 나무(「Maple 단풍나무」)를 소개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은이의 자신만만한 선언처럼, 주제어들은 일반적인 식물학의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벌목을 막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 2년 동안 살아낸 젊은이(「Hill, Julia 'Butterfly'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발로 뛰어 숲을 조사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숲의 구역을 연구한 사람들, 수많은 숲을 국립공원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미국 대통령(「Roosevelt, Theodore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이야말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나무와 숲에 대한 애정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낸 이들의 이야기는이 책만이 가지는 특징이자 장점으로 손꼽을 수 있다.” _조은영(옮긴이) 아름다운 숲속에서 산책을 즐기거나 나무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어 봤다면 알겠지만, 인간이 나무에 의지해 살아간다는 건 지난 한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에게 나무를 물려준 이들에게 감사해야 하는 이유다. 인간과 개미, 올빼미와 쥐가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를 지탱하는 나무. 이 경이로운 생물군에 대한 식물학자의 깨달음을 살펴보자.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것보다 실용적인 것은 없다.”_시어도어 루스벨트(미국 제26대 대통령)
나무 (Pedia A-Z)
뇌의 신비 또는 인간 존재의 비밀
『뇌』는 워싱턴대학교 신경기술센터를 이끄는 베테랑 신경과학자 에릭 처들러의 뇌 탐험기다. 역사상 수많은 연구자와 의사, 철학자를 당혹스럽게 만든 뇌에 관한 지식을 섬세한 일러스트와 함께 A부터 Z까지 키워드로 전달하는 이 책은, 우리 머리 안에 들어 있는 1.4킬로그램짜리 지방 덩어리가 품은 경이로움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뇌의 구조와 기능, 질병, 신경과학자들의 연구 방법까지 모두 다루는 이 작은 개론서를 통해, 우리 자신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고 과학계가 미처 개척하지 못한 신경과학의 최전선을 살펴볼 수 있다.
피비린내 나는 신경과학의 역사
뇌과학의 역사는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fMRI나 뇌전도 따위가 없던 시절, 뇌의 비밀을 세상에 드러내려면 뇌를 둘러싼 튼튼한 보호막을 열어젖혀야 했기 때문이다. 두개골을 부수는 무시무시한 사고와 피비린내 나는 전투, 종교적 광기와 되돌릴 수 없는 실수들이 뇌과학의 밑거름이 되었다.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잘 알려졌지만 그 누이 로즈메리 케네디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적다. 그들의 아버지는 로즈메리가 23세일 때 그녀의 난폭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의사들에게 뇌수술을 허락했다. 수술은 실패했고, 뇌엽절제술로 전두엽 일부를 잃은 로즈메리는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Frontal Lobe 전두엽」).19세기 두개골의 모양만 보고 성격과 지능을 알아맞추려 한 골상학(「Phrenology 골상학」), 두개골에 구멍을 내는 천공술(「Trepanation 천공」) 등 온갖 시행착오와 함께 발달한 뇌과학의 역사를 마주본다.
신경과학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신경과학의 발전은 잠재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신경윤리학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_에릭 처들러(지은이) 뇌과학은 다른 과학 기술과 달리 한 사람의 개인적 정체성을 직접 변화시킬 수 있다. 신경에 작용하는 약물과 수술은 기억과 기분, 성격을 바꾼다. 지은이 에릭 처들러는 이런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신경윤리학(「Neuroethics 신경윤리학」)이라는 낯선 주제어를 제시한다. 마찬가지로 책에 포함된 각 주제어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집중해 대중과 함께 더 비판적이고 준비된 시선으로 정신 질환과 신경과학에 대한 논의를 만들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열쇠, 신경과학
“신경과학 연구는 우리 인간을, 그리고 자연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를 더욱 잘 이해하게 해줄 퍼즐 조각들이다. 물론 아직도 찾지 못한 조각들이 많지만.”_에릭 처들러(지은이) 대중매체 어디에서나 뇌과학을 찾아볼 수 있는 ‘뇌과학 전성시대’가 왔지만 아직 우리는 뇌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하지만 수수께끼는 점점 빠르게 풀려나가고 있다. 우리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열쇠가 필요하다면, 또 미래에 다가올 새로운 뇌과학과 윤리학 논의에 참여하고 싶다면, 입문자를 위한 이 신경 백과사전으로 기초 체력을 다져두는 게 어떨까.
뇌 (Pedia A-Z)
동물의 삶만큼이나 흥미롭고 복잡한 식물의 삶
20년 동안 중남미 열대우림에서 식물을 탐사한 동식물 연구가 캐럴 그레이시가 A부터 Z까지 꽃과 식물의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기념할 만한 키워드를 모두 모았다.균류에서 영양분을 갈취하는 난초들부터 세계 최초의 거품경제를 일으킨 튤립,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키가 2미터를 훌쩍 넘기는 시체꽃까지 다양한 꽃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꽃에 대한 과학적 사실뿐만 아니라 꽃에 얽힌 가십과 역사적 사건들까지 모두 담아낸 이 책은, 동물의 왕국 못지않게 치열하고 흥미진진한 식물 세계의 생존 투쟁을 다양한 삽화와 세심한 설명으로 선명하게 보여준다.
식물학과 예술의 교차점, 식물 삽화
“식물을 찾아 나서는 탐험이 이루어진 초창기에는 대부분의 탐험대에 그들이 수집한 식물 그리고 다른 여러 생물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확한 삽화를 그려내는 작업을 담당하는 화가가 배속되었다.” _「Botanical illustration 식물 삽화」에이미 진 포터는 식물학자들의 오랜 전통이자 효과적인 기록인 식물 삽화를 매혹적으로 그려냈다. 해바라기, 일일초, 닭의장풀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지만 그들의 독특하고 경이로운 식물의 생식 전략을 삽화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다양한 곤충을 끌어들이는 방사대칭화와 특정 종만 끌어들이는 좌우상칭화(「Zygomorphic 좌우상칭화」), 꽃가루 매개자를 잡아먹지 않기 위해 긴 꽃대를 피우는 식충식물(「Sundew 끈끈이주걱」), 열기와 함께 지독한 냄새를 내뿜으며 곤충을 유혹하는 육수꽃차례 식물 등 너무나 계산적으로 보이는 식물의 형태와 기능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꽃은 역사를, 인간의 삶을 바꾼다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 꽃은 역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17세기 유럽을 휩쓴 튤립 투기는 세계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켜 네덜란드의 금융 경제를 무너뜨렸고(「Tulipomania 튤립 파동」), 북아메리카 식민지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제임스타운에 상륙한 영국군은 독말풀을 수프에 집어넣었다가 11일 동안이나 집단 환각과 복통에 시달렸다(「Jimsonweed 독말풀」). 관상용으로 흔히 기르는 일일초가 함유한 알칼로이드는 특정 백혈병 소아 환자의 생존율을 10퍼센트에서 90퍼센트로 높여 암 치료의 새 역사를 열었다(「Rosy periwinkle 일일초」).“자연 속에 황홀하고 멋진 온갖 것이 있지만 꽃이 없다면 세상은 정말 무언가 크게 결핍된 장소가 되고 말 것이다.” _캐럴 그레이시(지은이)캐럴 그레이시는 꽃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들은 행운이라고 말한다. 약, 음식, 향수, 인테리어 소품으로 때로는 행사나 국가의 상징으로, 이미 꽃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산책할 때, 식물원과 수목원에 들렀을 때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즐기는 방법을 『꽃』에서 알아보자.
꽃(Pedia A-Z)
『철학은 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는 끊임없이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좋은 삶에 관한 안내서’다. 이 책의 저자인 애덤 아다토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철학을 연구하며 좋은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애덤 샌델은 “성취에 삶의 초점을 맞추면 어째서인지 영원한 불만족 상태에 놓인다”며 현대인들의 삶을 한마디로 정의한다. 우리는 과정을 긍정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그 ‘과정’조차 어떠한 ‘성취’를 향한 길로 이해해버린다.
샌델은 ‘그 자체를 위한 활동’이라고 칭하는 세 가지 미덕, 즉 냉철함과 우정, 자연과의 교감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목표 지향적인 삶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고전 영화, 자신의 경험 등을 넘나들며 세 가지 미덕을 통한 좋은 삶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샌델은 우리가 지금까지 잘못 이해하고 있던 이 미덕들이 행복을 오랫동안 지속시켜주는 열쇠라고 말한다. 샌델을 따라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 역시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철학이 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 알게 될 것이다.
철학은 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트릭』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뛰어난 현대 소설가로 평가받는 도메니코 스타르노네의 장편소설이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이며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줌파 라히리가 영어로 번역하면서 스타르노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스타르노네의 많은 작품 중 라히리는 『끈』 『트릭』 『트러스트』를 번역하여 소개했고, 이를 사실상 ‘자기기만 3부작’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한길사에서 2021년 국내 최초로 『끈』을 선보였고, 2024년 5월에 두 번째 작품으로 『트릭』을 출간했다.
『트릭』의 줄거리는 두 남자의 처절한 결투다. 한 남자는 한때 유명했지만 이제는 존재감 없는 70대 삽화가 다니엘레다. 상대는 그의 네 살배기 손자 마리오다. 연중 가장 어두운 11월 다니엘레는 딸의 부탁을 받아 나흘 동안 손자를 돌보기 위해 나폴리 고향 집으로 출발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설 내내 할아버지와 손자는 애정과 적대감이 오락가락하며 서로를 줄다리기한다. 헨리 제임스의 『밝은 모퉁이 집』 고급 장정본에 실릴 삽화를 그리며 손자를 돌보는 다니엘레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그 소설의 내용처럼 고향 집에서 유령을 보는 것과 같다. 위험천만한 순간들을 함께 보낸 나흘은 손자와 할아버지의 애틋한 추억담이자, 강박의 시달리는 예술가의 기록이 된다. 「부록」은 다니엘레가 그린 『밝은 모퉁이 집』 삽화와 함께 그의 일기가 수록되어 있는 일종의 메타픽션이다.
줌파 라히리는 『트릭』을 “성인 세계로부터 버림받은” 두 사람이 고립되어 싸움을 치르는 “가정 버전의 『파리대왕』”이라고 평했다. 소설가 강화길은 “삶을 무너뜨릴 기회를 엿보며 항상 우리 주위를 배회하는” 과거라는 유령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하며 추천했다.
트릭
박정희가 대통령에 취임한 1963년부터 그가 암살당한 1979년까지를 주 무대로, 부산지역 초등교원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용공분자로 몰려 실직자로 전락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 『통도사 가는 길』 등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그려내왔던 조성기 작가는 신작 『아버지의 광시곡』에서 아버지의 초상화를 통해 작가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한국전쟁 이후 격동하는 역사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낸 가족사 그리고 뜻있는 사회운동가를 술주정뱅이 실직자로 전락시킨 이른바 ‘혁명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을 진술하면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역사가 토해놓은 구토물’을 뒤집어쓴 아버지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체현한다.
아버지의 광시곡
목적을 위해서는 단호한 수단을 강구하라는 마키아벨리즘은 흔히 악마의 속삭임과 같은 뜻으로 이해되어왔다. 마키아벨리즘을 주창한 마키아벨리라면 ‘음흉하고 비열하다’ ‘가차없이 가혹하다’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 마키아벨리가 어째서 ‘나의 친구’일까.
『군주론』과 『정략론』, 『로마사 논고』가 마키아벨리의 현실적인 정치철학을 보여준다면,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는 마키아벨리의 역사적·희극적·비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삶을 드러낸다. ‘인간성을 파괴하는 책’ ‘근대의 기원을 연 위대한 사상’을 써낸 작가치고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속물적인 모습까지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시오노 나나미는 마키아벨리가 주변인과 주고받은 수백 통의 편지를 통해 우리 눈앞에 마키아벨리를 고스란히 되살려낸다. 위대한 사상가라기보다 그저 고향을 사랑하는 피렌체인이었던 마키아벨리와 함께 르네상스 종언의 시대를 지켜보자.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당신께 “당신의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필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를 꺼내게 되지 않겠는가. 그때 어떤 마음을 주고받았는지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여기 그 질문에 대한 박완서, 신경숙, 성석제, 공선옥, 최일남, 정은미, 고경일, 김진애, 주철환, 홍승우, 김갑수, 장용규, 박찬일의 대답이 실려 있다. 그림으로, 글로 인생의 한 장면을 그려냈다. 수수팥떡, 강된장과 호박잎쌈, 전주비빔밥, 팥죽, 묵밥, 초콜릿, 나베, 매운탕, 바나나, 이북만두 등 추억에 얽힌 음식들은 읽는 것만으로도 그 맛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이 출간된 후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밥에 담긴 추억만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의 아련한 맛은 더 간절해진다. 2024년에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개정판을 새롭게 펴내는 까닭이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새단장을 끝마친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이 출간 13년만에 돌아왔다. 월간지 『도서관계』에 2008년 1월부터 2년 6개월 동안 ‘도서관, 그 위대함이여’라는 주제로 연재한 글을 한 권으로 엮어 책으로 낸 것이다. 전작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세계 도서관을 살펴보았다면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서 깊은 도서관을 찾아갔다. 이 책은 약 2년 동안 12개 도서관을 순례한 한 도서관인의 ‘도서관 성지순례 기록’이다.
세계 최초의 도서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도서관, 시민을 위한 최초의 무료도서관인 보스턴공공도서관, 800년 역사에 빛나는 케임브리지대학 렌도서관, 인류의 영원한 구심점인 바티칸도서관, 고대 도서관의 원형인 튀르키예 에베소 켈수스도서관 등, 책 이야기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야기, 학문 이야기,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한 ‘살아 있는 유형자산’이었다. 이 책은 그들의 숨겨진 가치와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
우리나라에서 도서관이란 우중충한 회색빛 건물에 책들로 빽빽한 서가나 학생들의 공부 공간 정도로 인식되기 쉽지만, 세계의 유서깊은 도서관들은 그 자체로 멋진 건축물이자, 지식이 교류하는 도서관 본연의 의미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이 책은 한평생 도서관학과 문헌정보학을 연구해온 지은이가 미국과 유럽 곳곳을 방문하며 만난 '아름다운' 도서관들을 소개, 도서관 특유의 매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새단장을 마치고 개정3판으로 돌아온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은 뉴욕 공공도서관, 미국 의회도서관, 프랑스와 독일의 국립도서관 등 6개국의 도서관 15곳을 지은이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세계가 어느 날 갑자기 붕괴되더라도 미국 의회도서관만 건재하다면 복구는 시간문제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엄청난 양의 장서와 꼼꼼한 관리로 도서관을 '책의 무덤'이 아닌 '책의 궁전'으로 가꿔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으로 따로 장을 할애하여 한국의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규장각과 해인사 장경판전을 소개하고 있다. 학문을 연구하는 이들을 대접한 규장각과 팔만대장경을 600년 이상 보호해온 해인사의 치밀한 건축술을 통해 우리 조상 고유의 도서관 문화를 보여준다. 또한 도서관 건축학을 강의해온 지은이의 경험을 살려 도서관 건물의 미학과 그 유래,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도 놓쳐선 안 될 부분이다.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
화가가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 것처럼, 명화 속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선물 같은 책이다. 한국 미술치료의 최고 권위자 김선현 교수는 미술치료가 숨은그림찾기와 같다고 한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마음을 그림으로 정확하게 찾아내기 때문이다.
미술과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 김선현은 이론뿐 아니라 실천에도 앞장서왔다. 제주 4·3과 세월호 사고 등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마음을 앞장서 돌본 트라우마 전문가다.
자화상은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강력한 비언어적 표현 도구로서 마음을 찍는 사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화상을 감상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제3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 마음의 페르소나, 그 가면을 벗겨내고 내 안에 숨겨진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2010년 『박원규 서예를 말하다』 출간으로부터 13년, 이번에는 전각을 주제로 박원규 작가와 김정환 서예평론가가 이야기를 나눈다. 박원규 작가를 매혹시킨 인장의 매력과 의미에서 시작해 전각예술의 역사와 뿌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들, 그들이 뽐낸 미학과 성취, 전각의 형식과 실기까지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문학과 회화, 조각을 하나로 모은 동양예술의 진수지만 조용히 퇴색해가는 전각예술. 서예가이자 전각가로 수많은 명인에게 사사하며 한국의 전통 예술 한길을 걸어온 박원규 작가가 전각에 담긴 의미와 아름다움을 펼쳐놓는다.
박원규 대담집(서예/전각을 말하다)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완성하기』는 비평가이자 인류학자인 르네 지라르가 19세기의 고전 『전쟁론』에 담긴 ‘전쟁의 속성’을 오늘날의 맥락에서 재규명하기 위해 브누아 샹트르와 나눈 대담집이다. 전쟁에 대한 클라우제비츠의 개념은 오늘날의 폭력을 설명할 수 있는 열쇠이면서, 그 자체로 지라르 사상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폭력과 욕망의 관계에 대한 지라르의 사상과 자연스럽게 들어맞는다. 지라르는 전쟁을 ‘합리적인 인간의 정치적 행위’라기보다는 ‘모방적 인간의 경쟁 행위’라고 단정한다.
지라르의 대담은 나폴레옹 전쟁에서부터 오늘날의 핵전쟁까지 현대전을 아우른다. 『전쟁론』은 유럽의 전쟁이 모방적으로 번져나가던 시기에 출간되었다. 전쟁이 극단에 이르렀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지금 우리에게 제기된 문제다. 지금은 제도로서의 전쟁은 사라졌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총력전과 전선이 따로 없는 테러리즘의 시대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은 9·11테러에서도 보았던 새로운 폭력의 시대를 예시한다. 이 책은 전 세계가 파멸을 향해 점점 더 빨리 나아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새 시대의 묵시록이다.
지라르가 주장하는 종말은 역설적으로 희망을 담고 있다.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완성하기』는 지라르가 계몽주의적 이성이 아닌 모방적 이성을 도구로 폭력을 분석하고, 기독교 정신과 횔덜린 등의 선인을 통해 새로운 윤리를 규명하고자 하는 철학적 작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완성하기
2010년 『박원규 서예를 말하다』 출간으로부터 13년, 이번에는 전각을 주제로 박원규 작가와 김정환 서예평론가가 이야기를 나눈다. 박원규 작가를 매혹시킨 인장의 매력과 의미에서 시작해 전각예술의 역사와 뿌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들, 그들이 뽐낸 미학과 성취, 전각의 형식과 실기까지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문학과 회화, 조각을 하나로 모은 동양예술의 진수지만 조용히 퇴색해가는 전각예술. 서예가이자 전각가로 수많은 명인에게 사사하며 한국의 전통 예술 한길을 걸어온 박원규 작가가 전각에 담긴 의미와 아름다움을 펼쳐놓는다.
박원규 전각을 말하다
네 명의 장년기 여성이 남이탈리아에 위치한 별장으로 휴가를 오면서 벌어지는 봄철의 환상적인 휴가 이야기다. 작가 메이브 하란은 『이탈리안 홀리데이』에서 작은 오해로 쉽게 엉켜버리곤 하는 ‘사랑’이라는 관계, 그리고 그 관계를 술술 풀려나가게 하는 ‘우정’이라는 마법을 다룬다.
이야기 속 네 인물은 위기를 앞두고 눈물 흘리고, 좌절하고, 두려워하지만, 이들이 마주한 위기는 특별하다기보다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사랑의 위기, 커리어의 위기, 쳇바퀴 같은 삶에 대한 권태, 경제적 어려움. 어디에나 있는 골치 아픈 문제들이다. 우정으로 손을 맞잡고 위기를 기회로 뒤집어나가는 네 여성과 이탈리아 여행길을 함께 걷다 보면, 우리도 골치 아픈 문제들을 가볍게 뛰어넘고 사랑과 우정에 대한 열정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이탈리안 홀리데이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의 미술사학자 우현 고유섭(1905~44)의 서거 80주기(2024년)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출간되었다. 고유섭은 빼앗긴 조국의 미술사를 개척하라고 하늘이 점지해 내려보낸 듯한 비범한 인물이다. 39세의 나이에 요절하듯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까지 집필한 그의 미학·미술사 연구 업적은 100년을 산 학자보다 크다.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 미학 전공자는 고유섭이 최초이고 광복까지 단 둘뿐이었다. 고유섭은 서화는 물론 도자기, 불상, 불탑까지 우리의 미술사를 학술적 체계로 정리해냈다.
저자 이원규는 소설가로 등단해 1990년대 이후 생생한 문체로 민족혁명가 김원봉, 조봉암, 김경천, 김산 등의 평전을 써왔다. 인천 출신 작가가 이번엔 인천이 낳은 석학 『고유섭 평전』을 펴낸 것이다. 저자는 3년 전 인천문화재단 요청으로 고유섭의 약전을 집필했는데, 그가 구축해낸 거대한 업적에 비해 연구서와 논문이 예상보다 적고 점차 대중에게 잊혀지고 있다고 느꼈다. 고유섭의 진면목을 알리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모으고 다시 펜을 잡았다.
『고유섭 평전』은 고유섭의 학문, 인천·경성·개성 등에서의 생활을 두루 다룬다. 부친 고주연의 생애부터 그려지는 조선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통문관·열화당 전집과 그 당시 신문 및 『진단학보』 『조광』 『신동아』 『문장』 등에 실린 1차 자료를 충실하게 담았고, 어려운 한자어는 풀어서 설명했다.
1910~20년대 인천시가지 지도를 실어 그 당시 실제 모습을 보는 듯하다. 미공개 자료인 고유섭 가문의 호적, 족보와 부모 및 고유섭의 졸업장 등을 수록했다. 고유섭의 일기와, 가족과 선후배의 증언, 동국대 중앙도서관 귀중본실에 있는 우현의 육필원고와 답사노트, 삽화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해 생애를 오롯이 복원했다. 그렇게 복원한 고유섭의 짧은 생애는 조선 민족은 열등하고 문화예술에 독창성이 없다고 한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민족예술의 정체성을 찾는 일에 일관되어 있었다.
고유섭 평전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론』은 저자 이삼성(한림대학교 정치행정학과 명예교수)이 전후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의 구조에 관한 우리 자신의 독자적인 아시아적 전망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이 질서에 대한 대안적 개념화를 추구해온 지난 20년간의 지성사적 오디세이다.
저자는 동아시아에 대해 유럽과 마찬가지로 냉전-탈냉전의 이분법으로 논하거나 또는 북방삼각-남방삼각의 대립이라는 식의 다분히 평면적인 도식에 근거한 상투적인 논의들을 넘어선다. 그래서 동아시아 질서가 내포한 질곡의 구조에 대한 더 포괄적이고 더 깊은 개념화를 시도한다. 전후 세계와의 수평적 연관성과 함께 20세기 전체에 걸친 동아시아의 역사적 조건과의 수직적 연결을 또한 그 개념 속에 담아낸다.
대분단체제론은 먼저 중국대륙과 미일동맹의 대립을 가리키는 ‘대분단의 기축’과 복수의 ‘소분단체제’들로 이루어진 구조의 중층성을 주목한다. 이어 대분단의 기축을 구성하는 긴장의 다차원성―지정학적 긴장, 정치사회적 체제와 이념의 긴장, 그리고 역사심리적 긴장―을 정의한다. 또한 그렇게 중층적이고 다차원적인 구성단위들 사이의 상호의존과 상호작용성에 착목한다. 이로써 전후 동아시아 질서가 내포한 고유성과 그것이 냉전-탈냉전의 이분법을 넘어 21세기 오늘에까지 이어지는 연속성을 개념화한 것이다. 아울러 그 구조와 내용이 시대와 함께 진화하는 양상을 분석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닫힌 질곡의 구조를 극복할 출구는 어디에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론
‘세종도서’,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에 선정된 『식물의 인문학』 저자 박중환이 『숲의 인문학』으로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전직 『시사저널』 기자였던 박중환은 운명처럼 다가온 식물의 경이로운 생명력에 매료되어 식물과 숲에 대한 다양한 연구는 물론 숲을 보존하기 위한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숲의 인문학』에서는 천재 15명의 삶을 추적해 천재성이 언제 어떻게 발현하고 폭발했는지 살펴본다. 더불어 천재성의 기원을 찾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지구 최초의 숲을 조망하고, 숲을 찾아 대륙을 넘는 고(古)인류의 역사를 살펴본다. 저자는 숲 파괴와 함께 무너진 문명들을 예로 들어, 겉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사막화와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사막녹화 이외의 대안이 없다고 설득한다. 최종적으로 대한민국 현실에서 도시민의 녹색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녹색 공간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맞춤 해결책을 제시한다.
『숲의 인문학』에서 저자는 숲이라는 공간을 신성화하거나 단순히 감상적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숲이 주는 혜택과 위험을 계량하며 조건적이고 합리적인 산림보호를 주장한다. 저자는 무조건적으로 신봉되어왔던 공교육제도, 강력한 산림보호정책과 ‘숲 = 만능 해결사’ 이론,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는 탄소저감정책에 과감하게 이의를 제기해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고 인류문명의 위기를 경고한다.
숲의 인문학
2023년 10월 25일부터 서울 문화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리는 류재춘 작가의 개인전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를 맞아 류재춘의 미술세계를 담아낸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가 출판된다.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는 류재춘의 작품과 작가노트, 예술 전문가들의 비평과 기자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다. 작가의 인생사와 작업 주제의 연원을 해설하고, ‘한국화의 아방가르드’ 창출을 목표하면서 한국화가 나아가야 하는 길을 고민하는 작가의 시선에 주목한다.
류재춘은 오늘날 한국화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 앞서 걷는 작가다. 현대 한국 산수화의 대표 작가로서 KIAF와 화랑미술제를 비롯해 독일과 싱가포르 등 해외 아트페어와 국내외 개인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류재춘 작가는 LED 조명을 비롯해 새로운 재료와 기법으로 전통적인 수묵 산수화에서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류재춘 작가를 상징하는 그림 「월하」와 스스로 꼽은 대표작「묵산」을 포함해 ‘자연의 초상’ ‘바위꽃’ ‘보라’ 세 연작을 비롯한 105점의 작품을 책에 실었다. 가로 20cm 세로 28cm의 대형 판형의 책에 옮긴 류재춘 작가의 작품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풍만한 보름달과 그 아래 자연물이 전하는 생동감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 테마 시집 『내가 홍범도다』가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인 10월 25일에 맞추어 출간되었다. 또한 10월 26일은 청산리대첩이 대승전으로 통쾌하게 끝난 지 10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시집에는 홍범도 장군의 모든 생애와 생로병사는 물론 장군의 육성이 들리는 듯한 시가 담겨 있다. 2023년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으로 불거진 민족독립운동사 훼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문제작이다.
이동순 시인은 스스로를 ‘의병시인’(義兵詩人)이라고 일컬으며 투쟁한다. 붓 한 자루의 무기로 모든 불의와 싸우는 시인이다. 시인은 1980년대부터 홍범도 장군을 연구해 2003년 민족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를 완간했고, 2023년 3·1절을 맞아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발간했다. 시인이 홍범도 장군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조부이신 독립투사 이명균 의사 덕분이다. 이명균 의사는 ‘의용단’ 사건으로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하셨다. 조부가 시인에게 남긴 화두는 민족 독립운동사 깊이 읽기였고, 시인은 이에 몰입하다 홍범도 장군을 알게 되어 그 생애를 총체적으로 정리하고자 하는 꿈을 갖게 되었다.
홍범도 장군은 국권 패망 전부터 함경도에서 의병활동을 했다. 독립운동사에서 최대 전과를 얻은 청산리대첩의 중심인물 중 하나가 바로 홍범도 장군이었다. 그는 만주를 거쳐 연해주로, 또 중앙아시아 크즐오르다로 강제이주되어 유랑해 다녔다. 애달픈 디아스포라의 삶 속에서도 목표는 오로지 구국 일념뿐이었다.
타국에 묻혔던 홍범도 장군이 2021년 국민의 환호 속에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2년도 되지 않아 갖은 모욕과 조롱, 시련과 능멸을 겪으면서 역사부정의 흐름 속에 놓였다. 만약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철거된다면 홍범도 장군은 두 번째 강제이주를 당하는 셈이다. 시인 이동순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는 건 우리 독립운동사를 부정하려는 불순한 짓”이라고 단정짓는다.
문예평론가 김미옥은 “살아서 모든 것을 잃은 홍범도의 영혼이 무덤에서 일어났다”며 이 시집은 “육탈(肉脫)을 알리며 시인의 입을 통해 공수(貢壽)하는 영혼의 언어”라고 평했다. 이 시집은 홍범도 장군에 대한 하나의 속죄이며, 홍범도 장군의 정신을 다시 듣는 경청의 장(場)이다.
내가 홍범도다
문어에게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을까? 어떻게 얼어붙은 남극해 바닷속부터 뜨거운 적도 바다까지 퍼져나갈 수 있었을까? 『환상적인 문어』는 문어라는 놀라운 생물을 과학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차근차근 알아보는 논픽션 과학책이자 아동 문학책이다. 지구와 바다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문어가 언제부터 지구에 살았는지, 문어가 얼마나 다재다능한지 살펴본다. 문어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빛, 지구, 진화 같은 중요한 이야기들도 들려준다.
환상적인 문어
『칸트전집』 제8권 『이성의 오롯한 한계 안의 종교』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 비판』을 잇는 칸트의 네 번째 비판철학서로, “종교이성비판”이라 불릴 수 있는 저작이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의 재위 아래에서 금서로 지정됐던 이 책에서는 순수이성의 대상 개념인 ‘이념’, 실천이성의 ‘최고선’과 ‘요청’ 사상이 칸트 철학 체계에서 이성의 이론적·실천적·종교적 사용이라는 일관된 맥락에서 발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성의 오롯한 한계 안의 종교』에서 칸트는 참된 보편적 종교신앙을 가능하게 하는 ‘위안적 희망’으로서의 신을 요청한다. 『실천이성비판』에서 요구했던 신 존재 요청의 확장적 변형인 이러한 ‘은총판단’ 요청은, 최고선의 이념을 추구하는 인간을 지원하는 도덕적인 세계지배자에 대한 믿음이 아닐 수 없다.
옮긴이 김진의 해제는 프로이센의 역사 속에서 칸트가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꼼꼼히 다루며 칸트의 텍스트를 깊이 있게 읽어낼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칸트의 전체 철학 체계에서 발전하는 이성의 역사적 변증법, 즉 순수이성과 실천이성, 판단력 이후 ‘종교적 이성’의 역사적인 전개 양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해낸다.
이성의 오롯한 한계 안의 종교
카라바조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다. 카라바조의 그림을 한 점이라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은 십중팔구 그의 그림을 도록의 표지로 쓴다. 202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런던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에서 라파엘로, 보티첼리, 벨라스케스, 고야, 르누아르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대표작 50점이 전시 중인데 이 전시에서도 카라바조의 그림을 포스터로 선정했다.
사람들은 왜 카라바조에 열광하는가? 미술사학자 고종희는 카라바조의 특별한 생애와 새로운 스타일의 그림에서 그 답을 찾는다. 카라바조는 20대에 그림으로 로마인을 매료시키고, 30대에는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도망자 신세로 나폴리, 몰타, 시칠리아 등을 전전하다가, 39세에 에르콜레 해변가 마을에서 사망하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고종희 교수는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에서 카라바조가 살았던 시대적·지역적·정치적 배경과 그의 작품을 생애순으로 엮어낸다. 특히 카라바조를 스타로 만든 콜론나 가문, 보로메오 가문에 주목했다. 카라바조의 작품 73점을 포함해 그와 영향을 주고받은 티치아노, 페테르차노, 미켈란젤로, 루벤스 등 129점의 작품을 책에 실었다. 가로 24cm, 세로 28cm의 대형 판형으로,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황홀함을 누릴 수 있다.
고종희 교수는 40년 전 피사대학교 미술사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카라바조에게 매료되어 책과 자료를 수집했다.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는 저자의 미술사 전반에 대한 지식과 현장을 찾아가야만 한다는 탐사 본능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단순히 한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연구서가 아니라 평생을 바친 미술사 연구에 대한 열정의 결과물”이다.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
칸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지평을 여는 동시에 아렌트 사상의 최종 정점인 ‘정치 판단론’을 담은 책이다. 사실 ‘칸트의 정치철학’이라는 말은 엄밀히 따져 성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칸트는 살아생전 정치철학에 관한 저술을 남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칸트는 마지막 비판서 『판단력 비판』에서 미적 인간을 탐구한다. 개별자들 속의 아름다움을 판단하고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의 인간은 앞선 두 비판서에서 다루었던 지성적·인지적·도덕적 존재가 아니다. 철저히 현실적인 조건 아래 사유하는 인간 존재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아렌트는 칸트의 정치철학을 발견해낸다.
정치 판단론이 아렌트 사상의 최종 정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최초의 주저인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보인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 이론을 통해 가장 결정적인 형태로 응답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렌트가 평생 거쳐온 사유의 과정 끝에 담긴 결론의 씨앗이 이 책 『칸트의 정치철학』에 담겨 있다.
약 20년 만에 복간된 『칸트의 정치철학』은 완전히 새로운 번역을 통해 마치 실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아렌트의 텍스트를 모두 강의 투로 바꾸고 각 강의에 소제목을 달았으며, 강의 중에 인용한 부분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편집을 적용했다. 더불어 관련된 텍스트를 한데 모은 이 책은 아렌트의 생생한 강의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구성을 갖췄다.
칸트의 정치철학
청와대 5년의 비하인드 스토리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일한 윤재관이 청와대에서의 꼬박 5년, 1,826일의 기억을 세상에 내놓는다. 판문점 도보다리 일정 아이디어를 내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저자 윤재관! 그는 2017년 대선 개표일부터 대통령이 퇴임하는 날까지 청와대 1,826일을 누구보다도 가까운 거리에서 문재인 정부를 지켜봤다. 청와대 사람들의 출퇴근부터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실생활 이야기, 문재인 대통령의 인간적인 매력과 엄격함,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치밀한 물밑 작업, 그리고 세월을 돌려 되돌리고 싶은 후회의 순간까지 현장에 있었던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냈다.저자 윤재관은 국회의원 무급 인턴으로 시작해 비서, 비서관, 보좌관을 거쳐 중앙당 상근부대변인, 청와대 행정관, 선임행정관, 국정홍보비서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청와대 본관과 여민 1, 2, 3관을 모두 거쳤고,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했다. 전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초유의 사태로 인수위도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서,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으며 일했다.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으로서 문재인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전해온 저자 윤재관은 이제 청와대 뒷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훗날 국정운영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라면서 화려한 무대 뒤편 청와대 사람들의 땀내 나는 이야기를 기록한다.
나의 청와대 일기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1920년대 파리 생활의 회고록이다. 당시 헤밍웨이는 20대였다. 1921년 해들리 리처드슨과 결혼한 그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매일이 축제였던 파리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책을 펼치면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파리가 되살아난다. 이때의 ‘파리’는 단순히 공간의 의미를 넘어, 첫 번째 아내 해들리와의 행복했던 신혼 시절, 예술가 친구들과 함께 굶주렸던 일상과 가난과 전쟁을 겪은 청년이 글을 쓰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순간들을 의미한다.
대가로서의 헤밍웨이가 아니라 젊은 작가로 살아가던 시절, 완벽하지 않은 한 인간의 기록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가난 속에서 꽃피워낸 열정이다. 자신의 글에 대한 확신과 불안, 아내와 보내는 시간에 대한 만족과 공허, 좋아하는 예술가의 단점과 경멸하는 예술가의 유머러스한 점을 낱낱이 고백하며 우리를 매일이 축제였던 파리로 안내한다.
젊은 시절 헤밍웨이의 모습과 파리 풍경을 담은 화보 126점은 마치 파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헤밍웨이가 다닌 장소들을 ‘발자취 지도’로 만들어 책 앞에 실었다. 또한 당시 문화와 인물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옮긴이가 꼼꼼한 각주와 미주를 달아 진입장벽을 없앴다. 헤밍웨이라는 돋보기로,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가의 내면과 전후 파리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헤밍웨이 내가 사랑한 파리
우리 삶을 둘러싼 테크놀로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말하기 위해, UCLA에서 컴퓨터과학 형평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교육 연구자 진 J. 류(류진선)과 제인 마골리스가 이 책을 썼다. 차별과 편견이 스며든 빅데이터가 만들어낸, ‘평균’은 알아도 ‘평등’은 알지 못하는 인공지능과 컴퓨터과학에 맞서기 위해서다.
『파워 온 : 평등하고 공정한 AI 시대를 위하여』의 주인공들은 각각 다양한 소수자 집단을 대표한다. 네 명의 청소년은 컴퓨터과학이 모두에게 공정한지 질문을 던진다. 스스로를 지키고, 컴퓨터과학자들이 기술뿐 아니라 사람을 되돌아보게 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컴퓨터과학 기술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는 잘 모른다. 기술에 이용당하지 않고 기술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컴퓨터과학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청소년들과 함께해보면 어떨까?
파워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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