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소개
도서
공지/문의
소식
바로가기
대표 인사말
주요 연혁
찾아오시는 길
총 도서 목록
한길그레이트북스
시리즈
문학
단행본
2차 저작권 가이드
도서 구입/품절 문의
원고 투고
오탈자 제보
언론에서 본 한길사
수상소식
행사소식
단재상
인스타그램
행사 신청
뉴스레터 구독하기
회사 소개
대표 인사말
주요 연혁
찾아오시는 길
도서
총 도서 목록
한길그레이트북스
시리즈
문학
단행본
공지/문의
2차 저작권 가이드
도서 구입/품절 문의
원고 투고
오탈자 제보
소식
언론에서 본 한길사
수상소식
행사소식
단재상
바로가기
인스타그램
행사 신청
뉴스레터 구독하기
단행본
총도서목록
Search
1990년대 한국 현대미술계는 마르셀 뒤샹의 <샘>으로 대표되는 서구 포스트모던 미술을 수용해 구체화했다. 근대부터 이어진 모던 미술이 기존의 규칙을 버리고 작가의 개성과 독창성을 강조했다면, 포스트모던 미술은 차용과 혼성을 받아들이면서 작업의 출발점인 ‘작가’마저 내던졌다.
이런 미술 현장의 모습은 문학가 롤랑 바르트가 외친 ‘저자의 죽음’을 떠오르게 한다. 문학이든 미술이든, 작가가 설 자리는 사라지고 오로지 모호한 작품과 해석하는 관람자만 남는 것이다. 하지만 윤난지는 ‘작가는 죽었다’는 바르트의 말을 ‘작가는 살아 있다’며 되받는다.
윤난지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미술 현장을 지켜보며 그 변화를 글로 옮겨왔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20명의 작업을 해설하면서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과 그 역사적 의미를 드러내고, ‘작가의 죽음’을 말하는 포스트모던 작품 뒤에서 ‘살아 있는 작가’를 발견한다.
작가는 살아 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문화 강국 중 하나다. 미술은 물론 음악, 문학에 이르기까지 서양 문화의 부흥기를 이끈 나라답게 프랑스 곳곳에는 많은 예술의 성지가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예술기행』은 프랑스 전역에 퍼져 있는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의 삶과 그들이 예술적으로 영향받은 마을을 소개한다.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현지 곳곳을 여행한 저자 최인숙은 독자들에게 프랑스의 문화적·예술적 유산을 마치 여행하듯 안내한다. 그는 단순히 명소를 안내하는 여행 가이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24명의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 세계를 탐구하며 그들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선사한다.
프랑스 예술기행
2024년 11월 26일, 많은 사람이 기다려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의 회고록 『자유: 1954-2021년을 회상하다』가 전 세계 32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앙겔라 메르켈은 16년 동안 독일 정부를 이끌면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했고 독일 정치뿐 아니라 국제 정치와 국제 사회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그런 그녀도 처음부터 총리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앙겔라 메르켈과 그녀의 오랜 정치적 조력자인 베아테 바우만은 메르켈이 동독에서 살아온 35년과 통일 독일에서 살아온 35년의 삶을 되돌아본다.
자유
홱!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활 동화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다인 작가가 환경 동화로 돌아왔습니다. 요즘은 매일같이 기후와 관련된 경고를 하는 뉴스를 볼 수 있습니다. 매년 갱신되는 무더위는 물론, 짧은 시간에 집중돼 큰 피해를 남긴 폭우, 이웃나라를 강타한 태풍, 겨울이 춥지 않아 대량 발생하는 해충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야기들이 가득하지요. 하지만 단순히 뉴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고 넘길 수는 없습니다. 단 하나뿐인 이 지구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야 미안해』의 주인공 고은이도 그런 어린이 중 하나입니다. 바닷가 마을에서 할머니,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지요. 즐거운 추석날 아침, 차례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위해 엄마가 생선을 손질하기 시작했어요. 아악! 그런데 갑자기 엄마의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이게 무슨 일이죠? 우리는 살면서 많은 쓰레기를 만듭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음료수 페트병, 빨대, 비닐봉지, 물티슈……. 모두 우리의 삶을 편하게 만드는 것들이지요. 하지만 한두 번 쓰고 나면 쓰레기가 되고 말아요. 홱!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아니, ‘사라지긴 했을까요?’
물고기야 미안해
모두가 남 탓과 세상 탓을 하는 세상이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을 선사하고, 언론은 갈등만을 강조해 사람들의 분노에 불을 붙인다. 오랜 시간 기업과 학교 현장에서 여성 리더의 역할을 해온 전 한신대 교수 박선화가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를 펴냈다. 우리 마음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찾아 공감하며, 그 어두움에 촛불 하나를 밝혀주는 책이다.
좀처럼 희망을 품기 어려운 세상에서 박선화는 ‘공감’에 눈을 돌린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 문제라는 것이다. 박선화는 독자들에게 사람을 왜 미워하게 됐는지를 묻는다. 미움의 근원에 자리하고 있던 편견과 몰이해는 허상에 불과하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그 ‘미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상에서 뒤틀린 사람들의 관계나 선정적인 뉴스에는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임영웅에게 전 재산을 주고 싶다”고 말하는 할머니가 등장한 이유, 사주나 MBTI에 과하게 몰두해 그 프레임 안에서만 사람을 이해하는 경향이 다분해진 이유, 정의롭던 기자가 편향된 이야기만 하게 된 이유 등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 책에는 이런 공감불능 시대에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 박선화의 다정한 위로가 담겨 있다.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며 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무시, 학력 간의 알력 다툼, 여성 롤모델 부재 등을 온몸으로 체감한 저자는 마음 탐구자로서 우리 사회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날카롭지만 차갑지만은 않은 통찰을 제시하는 목소리에 응답함으로써 소통을 완성하는 건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 채.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
촛불행동 시민활동가 김민웅의 생각
나라를 뿌리부터 바꾸기 위한 자본·생태·정치 이론
현실의 지배 앞에 홀대받은 ‘진실’의 의미를 되새기다
‘촛불행동’ 시민활동가 김민웅이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를 펴냈다. 성공회대를 거쳐 경희대에서 은퇴한 김민웅은 철학, 정치학, 신학 등 다방면에서 지식인으로 활약하며 촛불정치의 선두에서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는 경기신문에서 ‘김민웅의 하늘의 창(窓)’이라는 이름으로 2022년 1월부터 1년 9개월간 연재된 칼럼을 비롯해 여러 원고를 일련의 흐름으로 묶고 글을 더해 재편집한 것으로, 역사와 문학을 통해 현실정치의 벽을 뛰어넘는 도약이자 자본주의 그늘에 감춰진 진짜 정치사를 드러내는 시도다.
“자본의 통치가 더욱 강력해지고 노동하는 이들의 삶은 벼랑 끝이 일상이다. 토지는 소수 특권계급에게 독점되고 있으며 주거의 기본권은 붕괴 상태가 된 지 오래다. 생태계는 매일 착취의 대상으로 유린되면서 인간의 삶, 그 근본적 토대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제 낯선 용어가 아니다. 세계 전체를 지배하는 자본주의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_5쪽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서거 15주기를 맞아 그의 육성으로 작성된 마지막 자서전 『김대중 육성 회고록』을 출간한다. 1924년 신안 하의도에서 출생했을 때부터 2009년 서거하기 전까지 김대중 대통령의 생애와 사상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마지막 일기를 남긴 위대한 정치가이자 정치사상가인 김대중은 역사의 퇴행을 온몸으로 이겨냈다. 일제강점기, 남북분단, 6·25 전쟁, 군사독재, 민주화운동, 국가 번영을 체험하고 선도한 인간 김대중의 회고를 통해 격동하는 한국 현대사, 참으로 엄혹했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그 현장을 우리는 이 책으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김대중 전문 연구자들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된 유일한 자전적 성찰이자 기록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연구진들과 2006년 7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41회 42시간 26분의 구술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결실이 바로 『김대중 육성 회고록』이다. 이 책에는 김대중 대통령만이 증언할 수 있는 경이로운 인간 실록이자 한 탁월한 정치지도자가 겪은 역사 풍경이 담겨 있다. 소년기와 청년기, 해방 전후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시대와 사회를 통찰하는 그의 생각과 신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다룬다. 자유당과 이승만의 독재 시절, 4·19 혁명을 겪으면서 정치에 나서고, 박정희 쿠데타와 유신 선포 속에서 죽음을 딛고 민주화운동에 헌신한다. 다시 전두환 신군부의 등장과 수난받는 민중의 역사 속에서, 결코 좌절하지 않고 분연히 일어서는 큰 정치인 김대중의 행로는 참으로 경이롭다.그러나 투옥과 망명을 통해 정치인 김대중의 정치 사상은 찬란하게 성장한다. 감옥에서의 높은 수준의 독서, 망명과 유학을 통한 세계적 지성과의 교류와 토론은 그를 세계적인 정치지도자로 일으켜 세운다. 5번의 죽을 고비와 6년에 걸친 투옥, 3년여의 망명생활과 장기간의 가택연금 등을 통해 세계평화와 인권에 대한 확고한 이론과 사상으로 무장한다.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체득하게 된다.
김대중은 참으로 험난한 생애를 살았다. 이 책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대거 담고 있다. 민주주의와 정의의 길을 걷는 김대중의 삶은 참으로 놀랍다. 그의 삶과 이론과 성찰이야말로 세계인들에게 민주주의를 위한 교과서가 되기에 충분하다.유학 시절 스티븐 호킹과 이웃일 때 찍었던 사진 등 김대중도서관이 미공개한 사진 10여 장을 포함한 64장의 역사적 사진이 실려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QR코드를 넣어 김대중 대통령의 음성을 언제든 들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철저하게 준비하는 큰 정치가의 소명의식과 더불어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한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의 전략과 사상을 읽게 한다. 불의에 단연코 저항하면서 펼쳐내는 그의 정치역정은 같은 시대를 사는 동시대인들에겐 감동이고 축제 같은 것이다. 그는 사형선고를 내리는 신군부의 온갖 유혹을 뿌리친다. 지지를 보내는 국민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위한 평화전략과 평화정신은 국제적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세계의 양심은 그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 한반도 평화를 구현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역사상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특히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는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교과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오늘의 혼탁한 한국 정치상황에서 『김대중 육성 회고록』은 새로운 정치를 발전시키는 나침반이자 항해도가 될 수 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에는 김대중의 정치적 리더십과 평화정책, 인권정책, 복지정책에 대한 그의 사상과 전략이 살아 숨쉬고 있다. 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그의 정치적 지혜와 전략전술 그리고 국정운영 철학과 실천은 오늘날의 어두운 정치현실을 타개해나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
나무가 품은 이야기
『나무』는 나무의 생태, 나무의 역할, 나무와 인간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A부터 Z까지 키워드로 풀어낸 그림 백과사전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나무와 매우 독특하고 희귀한 나무, 나무와 관련된 전설 그리고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세상의 마지막 숲을 지키기 위해 나선 환경운동가들의 일대기까지 83가지 주제어로 구성된 이 책은 사진처럼 실감 나는 일러스트를 통해 글에 담긴 지식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 책은 나무에 관한 지식을 완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극을 주기 위해서 썼다.” _조안 말루프(지은이) 지은이 조안 말루프는 미국 솔즈베리대학교의 생물학과 명예교수이자 ‘노숙림 네트워크’(Old-Growth Forest Network)의 창립자다. 그는 식물학 연구자이자 미국 전역 189개 원시림의 지킴이로서 나무와 숲이 인간과 함께 만들어온 역사에 특히 집중하며 이야기를 엮어냈다.
나무를 사랑한 이들의 이야기
“이 책에는 세상의 모든 나무가 다 등장하지 않고, 나무에 관해 밝혀진 모든 사실이 다 담겨 있지도 않다. 그러나 나무에 관해 꽤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이 책에서 새로운 사실을 배우게 되리라는 점만큼은 약속할 수 있다.” _조안 말루프(지은이) 지은이는 소나무와 가문비나무를 구분하는 법을 알려주고(「Spruce 가문비나무」) 세상에서 가장 키 큰 나무와 가장 두꺼운 나무(「Cypress 측백나무과」), 가장 화려하게 단풍이 드는 나무(「Maple 단풍나무」)를 소개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은이의 자신만만한 선언처럼, 주제어들은 일반적인 식물학의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벌목을 막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 2년 동안 살아낸 젊은이(「Hill, Julia 'Butterfly'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발로 뛰어 숲을 조사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숲의 구역을 연구한 사람들, 수많은 숲을 국립공원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미국 대통령(「Roosevelt, Theodore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이야말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나무와 숲에 대한 애정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낸 이들의 이야기는이 책만이 가지는 특징이자 장점으로 손꼽을 수 있다.” _조은영(옮긴이) 아름다운 숲속에서 산책을 즐기거나 나무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어 봤다면 알겠지만, 인간이 나무에 의지해 살아간다는 건 지난 한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에게 나무를 물려준 이들에게 감사해야 하는 이유다. 인간과 개미, 올빼미와 쥐가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를 지탱하는 나무. 이 경이로운 생물군에 대한 식물학자의 깨달음을 살펴보자.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것보다 실용적인 것은 없다.”_시어도어 루스벨트(미국 제26대 대통령)
나무 (Pedia A-Z)
뇌의 신비 또는 인간 존재의 비밀
『뇌』는 워싱턴대학교 신경기술센터를 이끄는 베테랑 신경과학자 에릭 처들러의 뇌 탐험기다. 역사상 수많은 연구자와 의사, 철학자를 당혹스럽게 만든 뇌에 관한 지식을 섬세한 일러스트와 함께 A부터 Z까지 키워드로 전달하는 이 책은, 우리 머리 안에 들어 있는 1.4킬로그램짜리 지방 덩어리가 품은 경이로움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뇌의 구조와 기능, 질병, 신경과학자들의 연구 방법까지 모두 다루는 이 작은 개론서를 통해, 우리 자신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고 과학계가 미처 개척하지 못한 신경과학의 최전선을 살펴볼 수 있다.
피비린내 나는 신경과학의 역사
뇌과학의 역사는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fMRI나 뇌전도 따위가 없던 시절, 뇌의 비밀을 세상에 드러내려면 뇌를 둘러싼 튼튼한 보호막을 열어젖혀야 했기 때문이다. 두개골을 부수는 무시무시한 사고와 피비린내 나는 전투, 종교적 광기와 되돌릴 수 없는 실수들이 뇌과학의 밑거름이 되었다.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잘 알려졌지만 그 누이 로즈메리 케네디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적다. 그들의 아버지는 로즈메리가 23세일 때 그녀의 난폭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의사들에게 뇌수술을 허락했다. 수술은 실패했고, 뇌엽절제술로 전두엽 일부를 잃은 로즈메리는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Frontal Lobe 전두엽」).19세기 두개골의 모양만 보고 성격과 지능을 알아맞추려 한 골상학(「Phrenology 골상학」), 두개골에 구멍을 내는 천공술(「Trepanation 천공」) 등 온갖 시행착오와 함께 발달한 뇌과학의 역사를 마주본다.
신경과학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신경과학의 발전은 잠재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신경윤리학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_에릭 처들러(지은이) 뇌과학은 다른 과학 기술과 달리 한 사람의 개인적 정체성을 직접 변화시킬 수 있다. 신경에 작용하는 약물과 수술은 기억과 기분, 성격을 바꾼다. 지은이 에릭 처들러는 이런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신경윤리학(「Neuroethics 신경윤리학」)이라는 낯선 주제어를 제시한다. 마찬가지로 책에 포함된 각 주제어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집중해 대중과 함께 더 비판적이고 준비된 시선으로 정신 질환과 신경과학에 대한 논의를 만들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열쇠, 신경과학
“신경과학 연구는 우리 인간을, 그리고 자연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를 더욱 잘 이해하게 해줄 퍼즐 조각들이다. 물론 아직도 찾지 못한 조각들이 많지만.”_에릭 처들러(지은이) 대중매체 어디에서나 뇌과학을 찾아볼 수 있는 ‘뇌과학 전성시대’가 왔지만 아직 우리는 뇌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하지만 수수께끼는 점점 빠르게 풀려나가고 있다. 우리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열쇠가 필요하다면, 또 미래에 다가올 새로운 뇌과학과 윤리학 논의에 참여하고 싶다면, 입문자를 위한 이 신경 백과사전으로 기초 체력을 다져두는 게 어떨까.
뇌 (Pedia A-Z)
동물의 삶만큼이나 흥미롭고 복잡한 식물의 삶
20년 동안 중남미 열대우림에서 식물을 탐사한 동식물 연구가 캐럴 그레이시가 A부터 Z까지 꽃과 식물의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기념할 만한 키워드를 모두 모았다.균류에서 영양분을 갈취하는 난초들부터 세계 최초의 거품경제를 일으킨 튤립,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키가 2미터를 훌쩍 넘기는 시체꽃까지 다양한 꽃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꽃에 대한 과학적 사실뿐만 아니라 꽃에 얽힌 가십과 역사적 사건들까지 모두 담아낸 이 책은, 동물의 왕국 못지않게 치열하고 흥미진진한 식물 세계의 생존 투쟁을 다양한 삽화와 세심한 설명으로 선명하게 보여준다.
식물학과 예술의 교차점, 식물 삽화
“식물을 찾아 나서는 탐험이 이루어진 초창기에는 대부분의 탐험대에 그들이 수집한 식물 그리고 다른 여러 생물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확한 삽화를 그려내는 작업을 담당하는 화가가 배속되었다.” _「Botanical illustration 식물 삽화」에이미 진 포터는 식물학자들의 오랜 전통이자 효과적인 기록인 식물 삽화를 매혹적으로 그려냈다. 해바라기, 일일초, 닭의장풀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지만 그들의 독특하고 경이로운 식물의 생식 전략을 삽화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다양한 곤충을 끌어들이는 방사대칭화와 특정 종만 끌어들이는 좌우상칭화(「Zygomorphic 좌우상칭화」), 꽃가루 매개자를 잡아먹지 않기 위해 긴 꽃대를 피우는 식충식물(「Sundew 끈끈이주걱」), 열기와 함께 지독한 냄새를 내뿜으며 곤충을 유혹하는 육수꽃차례 식물 등 너무나 계산적으로 보이는 식물의 형태와 기능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꽃은 역사를, 인간의 삶을 바꾼다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 꽃은 역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17세기 유럽을 휩쓴 튤립 투기는 세계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켜 네덜란드의 금융 경제를 무너뜨렸고(「Tulipomania 튤립 파동」), 북아메리카 식민지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제임스타운에 상륙한 영국군은 독말풀을 수프에 집어넣었다가 11일 동안이나 집단 환각과 복통에 시달렸다(「Jimsonweed 독말풀」). 관상용으로 흔히 기르는 일일초가 함유한 알칼로이드는 특정 백혈병 소아 환자의 생존율을 10퍼센트에서 90퍼센트로 높여 암 치료의 새 역사를 열었다(「Rosy periwinkle 일일초」).“자연 속에 황홀하고 멋진 온갖 것이 있지만 꽃이 없다면 세상은 정말 무언가 크게 결핍된 장소가 되고 말 것이다.” _캐럴 그레이시(지은이)캐럴 그레이시는 꽃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들은 행운이라고 말한다. 약, 음식, 향수, 인테리어 소품으로 때로는 행사나 국가의 상징으로, 이미 꽃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산책할 때, 식물원과 수목원에 들렀을 때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즐기는 방법을 『꽃』에서 알아보자.
꽃(Pedia A-Z)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유기체, 놀라운 균류의 세계
“세상은 버섯에게 달려 있다. 버섯이야말로 세상 만물의 윤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_에드워드 윌슨 균이 뻗어나간 진화의 가지는 인간 진화의 가지와 놀랍도록 가깝다. 그럼에도 인간과 균의 생태는 꽤나 다르다. 인간이 쓰레기를 만드는 동안 균은 그것들을 분해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점이 그렇다.『버섯』은 모든 것을 분해하는 균이라는 유기체가 지구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우리에게 소개한다. A부터 Z까지 알파벳 키워드로 180여 가지 주제를 풀어내는 이 책은 인간과 균의 공통점에서 출발해 문학과 영화 이야기에까지 손을 뻗는다. 여성 균학자라는 이유로 린네학회의 연단에 설 수 없었던 『피터 래빗 이야기』의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Potter, Beatrix 베아트릭스 포터」), 바퀴벌레 더듬이에서만 사는 균, 해외에서 50년 동안 200여 종의 양서류를 멸종시킨 한국의 항아리곰팡이(「Chytrids 병꼴균류」), 독버섯을 요리해 먹은 음악가 이야기(「Schobert, Johann 요한 쇼베르트」)까지 균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인간의 문화사 안으로 들어온 버섯
지은이 로렌스 밀먼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만으로 평가되던 버섯을 인간의 문화사 한가운데에서 다시 발견한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버섯인 광대버섯은 섭취한 사람을 환상과 황홀경에 빠뜨린다. 광대버섯은 영적인 체험이나 종교적 제의를 위해 전 세계에서 흔히 사용되었으며, 대중매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버섯을 먹으면 커지는 슈퍼 마리오, 마찬가지로 버섯을 먹으면 몸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각종 탐정 소설에도 등장하곤 한다(「Fly Agaric 광대버섯」). 눈이 가득 쌓이면 순록을 끌고 가 굴뚝을 통해 이웃집에 방문하던 북유럽의 샤먼들 역시 광대버섯을 복용했다(「Santa Claus 산타클로스」). “아마 그때의 샤먼들은 요즈음의 산타클로스처럼 애플 워치나 맥북 같은 선물이 아니라 민간요법이나 개인적인 충고 따위를 남기고 떠났을 것이다.” _로렌스 밀먼(지은이)
새로운 버섯과 마주하는 즐거움
북극부터 버뮤다까지 전 세계를 여행하며 321종의 균류를 기록한 균학자 로렌스 밀먼은 가장 진귀한 식용 버섯과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이는 독버섯, 빵과 맥주를 발효하는 효모,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균학자들을 소개한다. 그는 식재료로서가 아니면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버섯을 숲속에서 직접 찾아서 경이로운 버섯들의 생명력을 체험하고 활력을 얻어보라고 권한다. 가로수 그루터기에 피어난 작은 버섯도 경이에 찬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버섯』을 통해 과학, 농업, 문학 등 인간의 영역 어디에든 뿌리내리는 버섯의 힘을 느껴보자.
버섯 (Pedia A-Z)
『철학은 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는 끊임없이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좋은 삶에 관한 안내서’다. 이 책의 저자인 애덤 아다토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철학을 연구하며 좋은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애덤 샌델은 “성취에 삶의 초점을 맞추면 어째서인지 영원한 불만족 상태에 놓인다”며 현대인들의 삶을 한마디로 정의한다. 우리는 과정을 긍정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그 ‘과정’조차 어떠한 ‘성취’를 향한 길로 이해해버린다.
샌델은 ‘그 자체를 위한 활동’이라고 칭하는 세 가지 미덕, 즉 냉철함과 우정, 자연과의 교감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목표 지향적인 삶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고전 영화, 자신의 경험 등을 넘나들며 세 가지 미덕을 통한 좋은 삶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샌델은 우리가 지금까지 잘못 이해하고 있던 이 미덕들이 행복을 오랫동안 지속시켜주는 열쇠라고 말한다. 샌델을 따라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 역시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철학이 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 알게 될 것이다.
철학은 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트릭』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뛰어난 현대 소설가로 평가받는 도메니코 스타르노네의 장편소설이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이며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줌파 라히리가 영어로 번역하면서 스타르노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스타르노네의 많은 작품 중 라히리는 『끈』 『트릭』 『트러스트』를 번역하여 소개했고, 이를 사실상 ‘자기기만 3부작’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한길사에서 2021년 국내 최초로 『끈』을 선보였고, 2024년 5월에 두 번째 작품으로 『트릭』을 출간했다.
『트릭』의 줄거리는 두 남자의 처절한 결투다. 한 남자는 한때 유명했지만 이제는 존재감 없는 70대 삽화가 다니엘레다. 상대는 그의 네 살배기 손자 마리오다. 연중 가장 어두운 11월 다니엘레는 딸의 부탁을 받아 나흘 동안 손자를 돌보기 위해 나폴리 고향 집으로 출발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설 내내 할아버지와 손자는 애정과 적대감이 오락가락하며 서로를 줄다리기한다. 헨리 제임스의 『밝은 모퉁이 집』 고급 장정본에 실릴 삽화를 그리며 손자를 돌보는 다니엘레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그 소설의 내용처럼 고향 집에서 유령을 보는 것과 같다. 위험천만한 순간들을 함께 보낸 나흘은 손자와 할아버지의 애틋한 추억담이자, 강박의 시달리는 예술가의 기록이 된다. 「부록」은 다니엘레가 그린 『밝은 모퉁이 집』 삽화와 함께 그의 일기가 수록되어 있는 일종의 메타픽션이다.
줌파 라히리는 『트릭』을 “성인 세계로부터 버림받은” 두 사람이 고립되어 싸움을 치르는 “가정 버전의 『파리대왕』”이라고 평했다. 소설가 강화길은 “삶을 무너뜨릴 기회를 엿보며 항상 우리 주위를 배회하는” 과거라는 유령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하며 추천했다.
트릭
박정희가 대통령에 취임한 1963년부터 그가 암살당한 1979년까지를 주 무대로, 부산지역 초등교원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용공분자로 몰려 실직자로 전락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 『통도사 가는 길』 등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그려내왔던 조성기 작가는 신작 『아버지의 광시곡』에서 아버지의 초상화를 통해 작가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한국전쟁 이후 격동하는 역사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낸 가족사 그리고 뜻있는 사회운동가를 술주정뱅이 실직자로 전락시킨 이른바 ‘혁명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을 진술하면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역사가 토해놓은 구토물’을 뒤집어쓴 아버지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체현한다.
아버지의 광시곡
목적을 위해서는 단호한 수단을 강구하라는 마키아벨리즘은 흔히 악마의 속삭임과 같은 뜻으로 이해되어왔다. 마키아벨리즘을 주창한 마키아벨리라면 ‘음흉하고 비열하다’ ‘가차없이 가혹하다’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 마키아벨리가 어째서 ‘나의 친구’일까.
『군주론』과 『정략론』, 『로마사 논고』가 마키아벨리의 현실적인 정치철학을 보여준다면,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는 마키아벨리의 역사적·희극적·비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삶을 드러낸다. ‘인간성을 파괴하는 책’ ‘근대의 기원을 연 위대한 사상’을 써낸 작가치고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속물적인 모습까지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시오노 나나미는 마키아벨리가 주변인과 주고받은 수백 통의 편지를 통해 우리 눈앞에 마키아벨리를 고스란히 되살려낸다. 위대한 사상가라기보다 그저 고향을 사랑하는 피렌체인이었던 마키아벨리와 함께 르네상스 종언의 시대를 지켜보자.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당신께 “당신의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필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를 꺼내게 되지 않겠는가. 그때 어떤 마음을 주고받았는지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여기 그 질문에 대한 박완서, 신경숙, 성석제, 공선옥, 최일남, 정은미, 고경일, 김진애, 주철환, 홍승우, 김갑수, 장용규, 박찬일의 대답이 실려 있다. 그림으로, 글로 인생의 한 장면을 그려냈다. 수수팥떡, 강된장과 호박잎쌈, 전주비빔밥, 팥죽, 묵밥, 초콜릿, 나베, 매운탕, 바나나, 이북만두 등 추억에 얽힌 음식들은 읽는 것만으로도 그 맛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이 출간된 후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밥에 담긴 추억만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의 아련한 맛은 더 간절해진다. 2024년에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개정판을 새롭게 펴내는 까닭이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우리나라에서 도서관이란 우중충한 회색빛 건물에 책들로 빽빽한 서가나 학생들의 공부 공간 정도로 인식되기 쉽지만, 세계의 유서깊은 도서관들은 그 자체로 멋진 건축물이자, 지식이 교류하는 도서관 본연의 의미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이 책은 한평생 도서관학과 문헌정보학을 연구해온 지은이가 미국과 유럽 곳곳을 방문하며 만난 '아름다운' 도서관들을 소개, 도서관 특유의 매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새단장을 마치고 개정3판으로 돌아온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은 뉴욕 공공도서관, 미국 의회도서관, 프랑스와 독일의 국립도서관 등 6개국의 도서관 15곳을 지은이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세계가 어느 날 갑자기 붕괴되더라도 미국 의회도서관만 건재하다면 복구는 시간문제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엄청난 양의 장서와 꼼꼼한 관리로 도서관을 '책의 무덤'이 아닌 '책의 궁전'으로 가꿔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으로 따로 장을 할애하여 한국의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규장각과 해인사 장경판전을 소개하고 있다. 학문을 연구하는 이들을 대접한 규장각과 팔만대장경을 600년 이상 보호해온 해인사의 치밀한 건축술을 통해 우리 조상 고유의 도서관 문화를 보여준다. 또한 도서관 건축학을 강의해온 지은이의 경험을 살려 도서관 건물의 미학과 그 유래,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도 놓쳐선 안 될 부분이다.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
새단장을 끝마친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이 출간 13년만에 돌아왔다. 월간지 『도서관계』에 2008년 1월부터 2년 6개월 동안 ‘도서관, 그 위대함이여’라는 주제로 연재한 글을 한 권으로 엮어 책으로 낸 것이다. 전작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세계 도서관을 살펴보았다면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서 깊은 도서관을 찾아갔다. 이 책은 약 2년 동안 12개 도서관을 순례한 한 도서관인의 ‘도서관 성지순례 기록’이다.
세계 최초의 도서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도서관, 시민을 위한 최초의 무료도서관인 보스턴공공도서관, 800년 역사에 빛나는 케임브리지대학 렌도서관, 인류의 영원한 구심점인 바티칸도서관, 고대 도서관의 원형인 튀르키예 에베소 켈수스도서관 등, 책 이야기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야기, 학문 이야기,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한 ‘살아 있는 유형자산’이었다. 이 책은 그들의 숨겨진 가치와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지상의 위대한 도서관
화가가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 것처럼, 명화 속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선물 같은 책이다. 한국 미술치료의 최고 권위자 김선현 교수는 미술치료가 숨은그림찾기와 같다고 한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마음을 그림으로 정확하게 찾아내기 때문이다.
미술과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 김선현은 이론뿐 아니라 실천에도 앞장서왔다. 제주 4·3과 세월호 사고 등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마음을 앞장서 돌본 트라우마 전문가다.
자화상은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강력한 비언어적 표현 도구로서 마음을 찍는 사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화상을 감상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제3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 마음의 페르소나, 그 가면을 벗겨내고 내 안에 숨겨진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2010년 『박원규 서예를 말하다』 출간으로부터 13년, 이번에는 전각을 주제로 박원규 작가와 김정환 서예평론가가 이야기를 나눈다. 박원규 작가를 매혹시킨 인장의 매력과 의미에서 시작해 전각예술의 역사와 뿌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들, 그들이 뽐낸 미학과 성취, 전각의 형식과 실기까지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문학과 회화, 조각을 하나로 모은 동양예술의 진수지만 조용히 퇴색해가는 전각예술. 서예가이자 전각가로 수많은 명인에게 사사하며 한국의 전통 예술 한길을 걸어온 박원규 작가가 전각에 담긴 의미와 아름다움을 펼쳐놓는다.
박원규 대담집(서예/전각을 말하다)
2010년 『박원규 서예를 말하다』 출간으로부터 13년, 이번에는 전각을 주제로 박원규 작가와 김정환 서예평론가가 이야기를 나눈다. 박원규 작가를 매혹시킨 인장의 매력과 의미에서 시작해 전각예술의 역사와 뿌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들, 그들이 뽐낸 미학과 성취, 전각의 형식과 실기까지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문학과 회화, 조각을 하나로 모은 동양예술의 진수지만 조용히 퇴색해가는 전각예술. 서예가이자 전각가로 수많은 명인에게 사사하며 한국의 전통 예술 한길을 걸어온 박원규 작가가 전각에 담긴 의미와 아름다움을 펼쳐놓는다.
박원규 전각을 말하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의 미술사학자 우현 고유섭(1905~44)의 서거 80주기(2024년)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출간되었다. 고유섭은 빼앗긴 조국의 미술사를 개척하라고 하늘이 점지해 내려보낸 듯한 비범한 인물이다. 39세의 나이에 요절하듯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까지 집필한 그의 미학·미술사 연구 업적은 100년을 산 학자보다 크다.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 미학 전공자는 고유섭이 최초이고 광복까지 단 둘뿐이었다. 고유섭은 서화는 물론 도자기, 불상, 불탑까지 우리의 미술사를 학술적 체계로 정리해냈다.
저자 이원규는 소설가로 등단해 1990년대 이후 생생한 문체로 민족혁명가 김원봉, 조봉암, 김경천, 김산 등의 평전을 써왔다. 인천 출신 작가가 이번엔 인천이 낳은 석학 『고유섭 평전』을 펴낸 것이다. 저자는 3년 전 인천문화재단 요청으로 고유섭의 약전을 집필했는데, 그가 구축해낸 거대한 업적에 비해 연구서와 논문이 예상보다 적고 점차 대중에게 잊혀지고 있다고 느꼈다. 고유섭의 진면목을 알리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모으고 다시 펜을 잡았다.
『고유섭 평전』은 고유섭의 학문, 인천·경성·개성 등에서의 생활을 두루 다룬다. 부친 고주연의 생애부터 그려지는 조선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통문관·열화당 전집과 그 당시 신문 및 『진단학보』 『조광』 『신동아』 『문장』 등에 실린 1차 자료를 충실하게 담았고, 어려운 한자어는 풀어서 설명했다.
1910~20년대 인천시가지 지도를 실어 그 당시 실제 모습을 보는 듯하다. 미공개 자료인 고유섭 가문의 호적, 족보와 부모 및 고유섭의 졸업장 등을 수록했다. 고유섭의 일기와, 가족과 선후배의 증언, 동국대 중앙도서관 귀중본실에 있는 우현의 육필원고와 답사노트, 삽화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해 생애를 오롯이 복원했다. 그렇게 복원한 고유섭의 짧은 생애는 조선 민족은 열등하고 문화예술에 독창성이 없다고 한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민족예술의 정체성을 찾는 일에 일관되어 있었다.
고유섭 평전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론』은 저자 이삼성(한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이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라는 개념틀을 구성하여 동아시아 국제질서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환경과 맥락을 규명하고, 그것이 지역과 세계의 전쟁과 평화에 미치는 영향과 함의를 밝히고자 200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난 20년간 집필해온 글들을 모은 지적 오디세이다.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는 이삼성 교수가 전후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구조의 고유성을 해명하기 위해 제기한 개념이다. 저자는 한반도 정세의 동아시아적 맥락에 주목하며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학문적으로 개념화하려고 했다.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전후 유럽의 경우처럼 냉전-탈냉전 개념이 명확하게 적용될 수 없다. 처음부터 미소 냉전이 아닌 미중관계를 축으로 구성된 질서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는 냉전에서 탈냉전 너머까지 강한 연속성을 띄는 고유한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 땅의 전쟁과 평화에 대해 미국의 어깨에 얹혀 세계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데 익숙하다. 한반도 담론이 특수한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탈구된 채 영미권 대표 지식인들이 설파하는 세계질서 차원의 논의로 직결하는 경향을 저자는 지적한다. 동아시아질서에 대한 더 근본적인 이해와 그에 알맞은 비전을 개발하기 위해 독자적인 인식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는 태평양전쟁, 중국 내전, 한국전쟁이라는 세 전쟁을 통해 구성된 이래 오늘까지도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 이 체제는 두 개의 다른 분단 시스템의 결합체다. 하나는 미일동맹과 중국 사이 작용하는 ‘대분단 기축관계’이며, 다른 하나는 한반도, 타이완해협 그리고 인도차이나에 성립한 ‘소분단체제’들이다. 이삼성 교수는 이 두 시스템이 상호유지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이를 하나의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라고 개념화했다.
‘동아시아 대분단체제’을 개념화하기 시작했던 글부터 2023년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가 직면한 위기들을 논하는 글까지 발표 시점의 역순으로 실었다.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론』은 저자의 동아시아론의 시간적 진화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지성사적 기록이다. 또한 동아시아 사회들이 이러한 구조적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방향감각을 공유하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세세히 밝히고 있다. 질곡의 구조에 대한 현실주의적 독해와 질곡 너머 대안에 대한 이상주의적 비전까지 독자에게 전달해줄 것이다.
동아시아 대분단체제론
‘세종도서’,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에 선정된 『식물의 인문학』 저자 박중환이 『숲의 인문학』으로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전직 『시사저널』 기자였던 박중환은 운명처럼 다가온 식물의 경이로운 생명력에 매료되어 식물과 숲에 대한 다양한 연구는 물론 숲을 보존하기 위한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숲의 인문학』에서는 천재 15명의 삶을 추적해 천재성이 언제 어떻게 발현하고 폭발했는지 살펴본다. 더불어 천재성의 기원을 찾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지구 최초의 숲을 조망하고, 숲을 찾아 대륙을 넘는 고(古)인류의 역사를 살펴본다. 저자는 숲 파괴와 함께 무너진 문명들을 예로 들어, 겉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사막화와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사막녹화 이외의 대안이 없다고 설득한다. 최종적으로 대한민국 현실에서 도시민의 녹색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녹색 공간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맞춤 해결책을 제시한다.
『숲의 인문학』에서 저자는 숲이라는 공간을 신성화하거나 단순히 감상적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숲이 주는 혜택과 위험을 계량하며 조건적이고 합리적인 산림보호를 주장한다. 저자는 무조건적으로 신봉되어왔던 공교육제도, 강력한 산림보호정책과 ‘숲 = 만능 해결사’ 이론,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는 탄소저감정책에 과감하게 이의를 제기해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고 인류문명의 위기를 경고한다.
숲의 인문학
2023년 10월 25일부터 서울 문화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리는 류재춘 작가의 개인전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를 맞아 류재춘의 미술세계를 담아낸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가 출판된다.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는 류재춘의 작품과 작가노트, 예술 전문가들의 비평과 기자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다. 작가의 인생사와 작업 주제의 연원을 해설하고, ‘한국화의 아방가르드’ 창출을 목표하면서 한국화가 나아가야 하는 길을 고민하는 작가의 시선에 주목한다.
류재춘은 오늘날 한국화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 앞서 걷는 작가다. 현대 한국 산수화의 대표 작가로서 KIAF와 화랑미술제를 비롯해 독일과 싱가포르 등 해외 아트페어와 국내외 개인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류재춘 작가는 LED 조명을 비롯해 새로운 재료와 기법으로 전통적인 수묵 산수화에서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류재춘 작가를 상징하는 그림 「월하」와 스스로 꼽은 대표작「묵산」을 포함해 ‘자연의 초상’ ‘바위꽃’ ‘보라’ 세 연작을 비롯한 105점의 작품을 책에 실었다. 가로 20cm 세로 28cm의 대형 판형의 책에 옮긴 류재춘 작가의 작품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풍만한 보름달과 그 아래 자연물이 전하는 생동감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달빛이 흐르면 그림이 된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 테마 시집 『내가 홍범도다』가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인 10월 25일에 맞추어 출간되었다. 또한 10월 26일은 청산리대첩이 대승전으로 통쾌하게 끝난 지 10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시집에는 홍범도 장군의 모든 생애와 생로병사는 물론 장군의 육성이 들리는 듯한 시가 담겨 있다. 2023년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으로 불거진 민족독립운동사 훼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문제작이다.
이동순 시인은 스스로를 ‘의병시인’(義兵詩人)이라고 일컬으며 투쟁한다. 붓 한 자루의 무기로 모든 불의와 싸우는 시인이다. 시인은 1980년대부터 홍범도 장군을 연구해 2003년 민족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를 완간했고, 2023년 3·1절을 맞아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발간했다. 시인이 홍범도 장군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조부이신 독립투사 이명균 의사 덕분이다. 이명균 의사는 ‘의용단’ 사건으로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하셨다. 조부가 시인에게 남긴 화두는 민족 독립운동사 깊이 읽기였고, 시인은 이에 몰입하다 홍범도 장군을 알게 되어 그 생애를 총체적으로 정리하고자 하는 꿈을 갖게 되었다.
홍범도 장군은 국권 패망 전부터 함경도에서 의병활동을 했다. 독립운동사에서 최대 전과를 얻은 청산리대첩의 중심인물 중 하나가 바로 홍범도 장군이었다. 그는 만주를 거쳐 연해주로, 또 중앙아시아 크즐오르다로 강제이주되어 유랑해 다녔다. 애달픈 디아스포라의 삶 속에서도 목표는 오로지 구국 일념뿐이었다.
타국에 묻혔던 홍범도 장군이 2021년 국민의 환호 속에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2년도 되지 않아 갖은 모욕과 조롱, 시련과 능멸을 겪으면서 역사부정의 흐름 속에 놓였다. 만약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철거된다면 홍범도 장군은 두 번째 강제이주를 당하는 셈이다. 시인 이동순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는 건 우리 독립운동사를 부정하려는 불순한 짓”이라고 단정짓는다.
문예평론가 김미옥은 “살아서 모든 것을 잃은 홍범도의 영혼이 무덤에서 일어났다”며 이 시집은 “육탈(肉脫)을 알리며 시인의 입을 통해 공수(貢壽)하는 영혼의 언어”라고 평했다. 이 시집은 홍범도 장군에 대한 하나의 속죄이며, 홍범도 장군의 정신을 다시 듣는 경청의 장(場)이다.
내가 홍범도다
문어에게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을까? 어떻게 얼어붙은 남극해 바닷속부터 뜨거운 적도 바다까지 퍼져나갈 수 있었을까? 『환상적인 문어』는 문어라는 놀라운 생물을 과학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차근차근 알아보는 논픽션 과학책이자 아동 문학책이다. 지구와 바다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문어가 언제부터 지구에 살았는지, 문어가 얼마나 다재다능한지 살펴본다. 문어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빛, 지구, 진화 같은 중요한 이야기들도 들려준다.
환상적인 문어
카라바조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다. 카라바조의 그림을 한 점이라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은 십중팔구 그의 그림을 도록의 표지로 쓴다. 202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런던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에서 라파엘로, 보티첼리, 벨라스케스, 고야, 르누아르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대표작 50점이 전시 중인데 이 전시에서도 카라바조의 그림을 포스터로 선정했다.
사람들은 왜 카라바조에 열광하는가? 미술사학자 고종희는 카라바조의 특별한 생애와 새로운 스타일의 그림에서 그 답을 찾는다. 카라바조는 20대에 그림으로 로마인을 매료시키고, 30대에는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도망자 신세로 나폴리, 몰타, 시칠리아 등을 전전하다가, 39세에 에르콜레 해변가 마을에서 사망하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고종희 교수는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에서 카라바조가 살았던 시대적·지역적·정치적 배경과 그의 작품을 생애순으로 엮어낸다. 특히 카라바조를 스타로 만든 콜론나 가문, 보로메오 가문에 주목했다. 카라바조의 작품 73점을 포함해 그와 영향을 주고받은 티치아노, 페테르차노, 미켈란젤로, 루벤스 등 129점의 작품을 책에 실었다. 가로 24cm, 세로 28cm의 대형 판형으로,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황홀함을 누릴 수 있다.
고종희 교수는 40년 전 피사대학교 미술사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카라바조에게 매료되어 책과 자료를 수집했다.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는 저자의 미술사 전반에 대한 지식과 현장을 찾아가야만 한다는 탐사 본능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단순히 한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연구서가 아니라 평생을 바친 미술사 연구에 대한 열정의 결과물”이다.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
청와대 5년의 비하인드 스토리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일한 윤재관이 청와대에서의 꼬박 5년, 1,826일의 기억을 세상에 내놓는다. 판문점 도보다리 일정 아이디어를 내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저자 윤재관! 그는 2017년 대선 개표일부터 대통령이 퇴임하는 날까지 청와대 1,826일을 누구보다도 가까운 거리에서 문재인 정부를 지켜봤다. 청와대 사람들의 출퇴근부터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실생활 이야기, 문재인 대통령의 인간적인 매력과 엄격함,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치밀한 물밑 작업, 그리고 세월을 돌려 되돌리고 싶은 후회의 순간까지 현장에 있었던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냈다.저자 윤재관은 국회의원 무급 인턴으로 시작해 비서, 비서관, 보좌관을 거쳐 중앙당 상근부대변인, 청와대 행정관, 선임행정관, 국정홍보비서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청와대 본관과 여민 1, 2, 3관을 모두 거쳤고,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했다. 전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초유의 사태로 인수위도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서,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으며 일했다.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으로서 문재인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전해온 저자 윤재관은 이제 청와대 뒷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훗날 국정운영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라면서 화려한 무대 뒤편 청와대 사람들의 땀내 나는 이야기를 기록한다.
나의 청와대 일기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1920년대 파리 생활의 회고록이다. 당시 헤밍웨이는 20대였다. 1921년 해들리 리처드슨과 결혼한 그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매일이 축제였던 파리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책을 펼치면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파리가 되살아난다. 이때의 ‘파리’는 단순히 공간의 의미를 넘어, 첫 번째 아내 해들리와의 행복했던 신혼 시절, 예술가 친구들과 함께 굶주렸던 일상과 가난과 전쟁을 겪은 청년이 글을 쓰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순간들을 의미한다.
대가로서의 헤밍웨이가 아니라 젊은 작가로 살아가던 시절, 완벽하지 않은 한 인간의 기록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가난 속에서 꽃피워낸 열정이다. 자신의 글에 대한 확신과 불안, 아내와 보내는 시간에 대한 만족과 공허, 좋아하는 예술가의 단점과 경멸하는 예술가의 유머러스한 점을 낱낱이 고백하며 우리를 매일이 축제였던 파리로 안내한다.
젊은 시절 헤밍웨이의 모습과 파리 풍경을 담은 화보 126점은 마치 파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헤밍웨이가 다닌 장소들을 ‘발자취 지도’로 만들어 책 앞에 실었다. 또한 당시 문화와 인물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옮긴이가 꼼꼼한 각주와 미주를 달아 진입장벽을 없앴다. 헤밍웨이라는 돋보기로,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가의 내면과 전후 파리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헤밍웨이 내가 사랑한 파리
우리 삶을 둘러싼 테크놀로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말하기 위해, UCLA에서 컴퓨터과학 형평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교육 연구자 진 J. 류(류진선)과 제인 마골리스가 이 책을 썼다. 차별과 편견이 스며든 빅데이터가 만들어낸, ‘평균’은 알아도 ‘평등’은 알지 못하는 인공지능과 컴퓨터과학에 맞서기 위해서다.
『파워 온 : 평등하고 공정한 AI 시대를 위하여』의 주인공들은 각각 다양한 소수자 집단을 대표한다. 네 명의 청소년은 컴퓨터과학이 모두에게 공정한지 질문을 던진다. 스스로를 지키고, 컴퓨터과학자들이 기술뿐 아니라 사람을 되돌아보게 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컴퓨터과학 기술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는 잘 모른다. 기술에 이용당하지 않고 기술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컴퓨터과학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청소년들과 함께해보면 어떨까?
파워 온
■『김언호의 서재 탐험』은 생애를 바쳐 책을 기획하고 만들어온 출판인 김언호가 우리 시대의 독서가 12명과 책과 독서를 담론한 책이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고유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독서가 12명과 책의 정신, 책의 힘 그 내면의 깊이를 천착한다. 독서가들의 오늘을 있게 한 책에 관한 이야기, 책의 힘을 환기하고 독서와 삶에 대한 담론을 펼친다. 책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삶의 가치를 나눈다. 독서가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아름답게 발전한다고 생각하는 김언호는 책 읽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친구가 된다고 말한다. 독서가들의 서재가 뿜어내는 지향(知香)과 미향(美香)을 강호의 독자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재는 영혼의 쉼터이자 창작의 공간 책이 존재하는 공간, 서재는 그 독서가의 취향과 관심사, 내면과 정신의 풍경을 보여준다. 품격 있는 일가를 이룬 사람들에게 서재는 각별한 장소다. 그들에게 서재는 영혼의 쉼터이자 창작의 공간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연구하는 서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창조의 공간이다. 출판인 김언호는 그동안 아홉 권의 책을 출간했다. 모두 책과 출판에 관련한 저서들이다. 『세계서점기행』은 ‘서점론’을, 『그해 봄날』은 ‘저자론’을, 이번의 『서재 탐험』은 ‘독자론’을 펼친다. 서재 탐험을 통해 우리 시대 독서가들에게 영향을 준 책, 우리 젊은이들에게 권독하고 싶은 책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의 미학을 담은 사진집 『지혜의 숲으로』와 함께 ‘책의 4부작’을 끝낸 셈이다. 47년째 3,500여 권의 책을 펴내고 있는 김언호의 이 책들은 ‘출판인 김언호’가 아니면 써낼 수 없는 체험적 출판문화론이자 출판철학이다. 지금은 ‘책방지기’가 된 문재인 대통령. ‘평산책방’을 열기 전에 김언호와 책방 구상을 나눈 대담에서는 책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드러난다. 평산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책방을 만들기로 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책방이 단순히 책을 파는 것을 넘어서서 저자와 독자가 만나고 대화하는 책방, 책 읽는 친구들이 방문하고 토론하는 희망의 아지트가 되기를 바란다.
김언호의 서재 탐험
박경리의 『토지』는 한국문학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1973년 문학사상에서 초판 출간 후 마로니에북스 등 6곳의 출판사를 거쳐 2023년 7번째 재출간을 앞두고 있다.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2019)의 저자 김민철은 박경리 작가의 15주기를 기리기 위해 『꽃으로 토지를 읽다』를 출간했다.
『토지』는 총 20권 분량에 600여 명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대하소설이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의 저자 김민철은 서희와 최참판댁 사람들을 비롯한 주요 인물의 성격을 꽃의 특성과 연결지어 인물들의 서사를 돋보이게 했다. 작품 속에서 인물들을 묘사하거나 그들이 등장할 때 함께 나오는 꽃을 찾아 25편의 글을 썼다. 꽃을 설명하면서는 저자가 직접 찍은 135장의 꽃 사진도 담았다.
이 책을 통해 꽃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외모, 스토리를 풍부하게 익히다 보면 방대한 『토지』의 윤곽을 그리는 것을 넘어 작품의 주제와 핵심을 알 수 있다. 또한 작품 외적으로 박경리 작가의 가족사나, 꽃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도 폭넓게 다루어 박경리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 김민철은 아파트 공터에 핀 꽃의 이름을 묻는 딸에게 대답해주기 위해 야생화 공부를 시작했다. 그것을 계기로 20여 년간 야생화에 빠져 전국을 누비며 꽃 사진을 찍고 관련 이야기를 칼럼을 통해 소개하는 ‘꽃 기자’가 됐다. 또 다른 관심사인 문학과 꽃을 연결시켜 소설 속에 등장하는 꽃에 대한 책 네 권을 냈다. 저자는 『토지』를 읽기 시작하며 처음엔 작품 속에 꽃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꽃이 많이 나와 놀랐다고 한다. “등장인물과 꽃·나무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장면이 많아”서 빙그레 웃으며 작품을 읽었다고 한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산이다. 근대 이전에도 산에 오른 옛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산에 오를 수 있던 사람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사람이거나 재조(在朝) 일본인뿐이었다. 『침묵하는 산』은 일제강점기에 산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였고, 일제는 왜 등행을 장려했는지 그 이유를 파헤친다. 그 단서가 되어주는 이는 일제강점기에도 서구 알피니즘의 방식으로 조선의 산에 올랐던 예외적이고 탁월한 산악인 김정태다. 서글픈 근대 등반사의 풍경을 마주하고 친일 부역을 올바로 바라보기 위한 『침묵하는 산』은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책이다.
침묵하는 산
2023년 4월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호퍼 전시회가 열린다. 한국 최초로 개최되는 호퍼 회고전을 맞아 에드워드 호퍼의 삶과 예술을 담아 써낸 『호퍼 Hopper A-Z』를 박상미가 한국어로 옮겼다. 2020년 바이엘러 재단 호퍼 전시회의 보충 자료로 기획된 얼프 퀴스터의 이 책은 호퍼의 생애를 간략하고 다양하게 다룬다.
『호퍼 Hopper A-Z』는 에드워드 호퍼의 생애를 알파벳 키워드로 정리한 책이다.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미국 현대미술가로 불리는 에드워드 호퍼의 삶은 그 작품들에 비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호퍼 Hopper A-Z』는 호퍼의 걸작들에서 한발 물러서 호퍼라는 한 인간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에드워드 호퍼의 생애를 파악하는 것은 장면에 대한 무의식적인 인상을 묘사하고자 했던 호퍼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재해석의 길을 연다. 호퍼 작품의 창문들이 건물 내부에 호기심을 품게 하듯이, 얼프 퀴스터가 보여주는 알파벳 키워드는 호퍼라는 인물의 내면을 바라보게 하고 호퍼의 영감이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호퍼 A-Z
『
지혜의 숲으로
』
는 출판인 김언호의 책사진집으로 다양한 빛깔의 생각들이 자유롭게 춤을 추는 아름다운 책의 세계를 보여준다
.
47년째 출판을 이어오고 있는 저자 김언호는 종이책의 위기라고 하지만 책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직 많다고, 책은 이렇게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 같다. 전 세계의 책을 담아낸 이 사진집에는 책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다.
김언호의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제는 책이다. 길을 걸을 때도 여행할 때도 ‘책의 길’에 대해 생각한다는 김언호는 늘 무거운 카메라를 갖고 다니면서 다양한 책의 표정을 찍는다. 1987년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길섶에서 만난 책 읽는 아이들에서부터 2023년 가나자와 이시카와 현립도서관까지
책이 있는 곳에서 그의 카메라는 바쁘게 움직인다
.
지혜의 숲으로
생애 마지막 날을 보내는 사형수 김재규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역사소설이다. 박정희의 오른팔이었으나 만찬 석상에서 대통령 박정희와 경호실장 차지철을 저격한 이중적 인물 김재규. 풀리지 않는 10·26 사건의 수수께끼를 김재규의 1인칭 시점으로 바라본다.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조성기는 가려졌던 역사적 진실에 상상력을 더해 김재규의 삶과 박정희와의 인연 그리고 10·26 사건 등 현대사의 주요한 굴곡을 되짚어낸다. 조성기만의 해박한 역사의식과 섬세한 필치로 군사정권의 부역자이자 반역자이자 혁명가인 김재규의 운명을 그려냈다.
1980년 5월 24일
2021년 홍범도 장군이 고국을 떠난 지 100년 만에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23년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3∙1절을 맞아 독립운동가의 자손으로서 홍범도 장군을 42년간 연구해온 시인 이동순이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펴낸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는 홍범도 장군의 생애를 문학적으로 재조명한 기념비적인 평전이다.
시인이자 국문학자인 이동순은 역사성과 문학성이 일치하는 글을 써냈다.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고의적으로 소외하고 폄훼해온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를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장군의 육성으로 부활시켰다.
서문에서 저자 이동순은 자신의 문학적 바탕은 어린 시절 조부 이명균 선생의 일대기를 들으며 자란 것이라고 했다. 집안 어른들의 회고담, 유품과 시작품, 서찰, 옛 신문기사를 읽으며 국문학자로서 가치관을 정립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 뜻이 강해져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를 정리하는 일에 다다르게 됐다고 말한다. 일본에 온몸으로 저항하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친 홍범도 장군. 그가 보여준 불굴의 투지와 용기가 이 책을 통해 현재 우리에게 어떻게 되살아날지 기대한다.
이야기는 굶주린 조선 민중들이 국경을 넘고 홍경래가 난을 일으키는 때부터 시작된다.
홍경래의 부하 중에 곽산 사람 홍이팔이 있었다. 홍범도의 증조할아버지로 힘이 장사였다. 거기서부터 홍범도 부모의 만남과 홍범도가 출생하는 과정, 7일 만에 사망한 모친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가 성장하고, 결의를 다지며 첫 봉기를 일으키고 아내 단양 이씨와 두 아들을 잃는 이야기 등이 문학가 이동순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진다.
중반부터는 본격적으로 항일무장 투쟁을 하는 홍범도 의병대가 등장한다.
봉오동 전투, 청산리 대첩에서 홍범도 부대가 활발하게 전투를 치르는 모습이 홍범도 장군의 시점에서 세밀화처럼 그려진다.
책의 후반에는 흑하사변(자유시참변)과 분열 그리고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경비원, 정미소 노동자로 일하다
생을 마감한 홍범도 장군의 모습
을 볼 수 있다. 2021년 장군의
유해가 크즐오르다에서 서울공항으로 봉환
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다.
홍범도 장군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꿰뚫는 넓고 깊은 평전이 탄생했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
우리 겨레의 대표고전인 일연의 <삼국유사>. 유교적 합리주의 세계관이 반영된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달리 불교적 세계관이 반영된 민간전승의 기사·신화·전설·시가를 풍부히 담고 있다. <꿈꾸는 삼국유사>는 <삼국유사>의 풍부한 ‘이야기성’에 주목하며 세계 신화의 맥락 위에서 우리 신화의 원형에 새롭게 접근해보고자 한 연구다. 『삼국유사』에 담긴 수많은 설화는 역사이자 상상 속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뼈대를 이루는 것은 신화다.
대학에서 오랫동안 서양 신화를 가르쳐온 저자는우리의 민족 신화로 눈을 돌려 <삼국유사> 연구에 천착했다. 신화학자답게 저자는 역사 이전에 신화 및 설화가 형성된 바탕을 탐색한다. 이야기들에 덧붙여져 있는 정치적, 철학적, 종교적, 역사적 외피를 최대한 벗겨내고 그 신화적 원형에 다가간다.
이 책에는 <삼국유사>의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대표적인 설화들이 세 가지 주제 아래 엮이었다. 첫째 ‘위대한 어머니들’에서는 곰 설화, 유화부인 설화, 수로부인 설화, 알영 설화를, 둘째 ‘신성함의 현현’에서는 처용 설화, 서동 설화, 만파식적 설화, 도화녀와 비형랑 설화를, 셋째 ‘길 위의 성인’에서는 신라불교 십성(十聖) 가운데 두 인물인 사복과 원효 설화다.
저자는 이야기의 스토리나 구조를 따라가는 대신 신화의 최소단위에 주목하며 이른바 ‘반독서’(contre-lecture)를 지향한다. 모든 것을 의심하는 읽기, 이미 형성된 어떤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읽기, 그런 해체적 읽기를 저자는 ‘꿈’의 이름으로, 우리 민족의 무의식 깊이 가라앉아 있는 숨겨진 ‘열망’의 이름으로 수행한다. 책 제목이 ‘꿈꾸는 삼국유사’인 이유다.
꿈꾸는 삼국유사
<나의 눈부신 친구>, <잃어버린 사랑>, <어른들의 거짓된 삶>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가 에세이로는 처음 국내 독자들을 찾아왔다. 엘레나 페란테는 <타임>지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하는 등의 세계적 대가이지만, 필명을 사용하고 나폴리 출생의 고전 문학을 전공했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바가 없는 미스터리한 작가다. 작품으로만 세상과 소통하기 원하는 작가인 그가 <엘레나 페란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에서 자신의 작품, 작가와 글쓰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한다.
엘레나 페란테는 글쓰기에 대한 욕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다. 또한 최초의 영감을 놓치지 않고 잘 받아쓰고자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기준에서 훌륭한 글을 쓰고 싶으면서도 기존의 규칙을 어기고 싶은 작가, 연대를 통해 나쁜 언어에 맞서 좋은 언어를 찾아가고 싶은 여성 작가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엘레나 페란테가 에밀리 디킨슨, 거트루드 스타인,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단테 등 위대한 작가들을 통해 터득한 통찰을 <엘레나 페란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에서 제시한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책이다.
엘레나 페란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
700부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된 <꽃이 져도 오시라>가 미니어처라는 새로운 형태로 출간되었다. <꽃이 져도 오시라>는 그림 그리는 시인으로 불리는 시인 김주대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 120점의 문인화를 담은 책이다.
2021년 12월, 700부 한정판은 가로 30cm, 세로 36cm의 커다란 크기에 친필 사인과 넘버링을 넣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25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이어서 구입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미니어처 <꽃이 져도 오시라>를 출간했다.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누구나 소장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졌지만, 기존 큰 책의 비율을 유지하고 양장에 케이스까지 같은 모양으로 제작된 미니어처다.
소박한 사람들의 위대한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풍경을 소재로 시와 그림의 농밀한 대화가 이어진다. 응축된 시적 언어는 짙은 먹과 몇 가지의 색, 넓은 여백을 활용한 간결한 그림으로 완성되어 내밀한 인간 본성을 자극하고 우리의 심연을 두드린다.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릴 때 일체의 권위와 가식, 규격과 질서에서 해방된 진정한 자유를 느낀다고 말하는 시인의 붓이 빚어낸 예술적 승화의 결정체다.
꽃이 져도 오시라(미니어처)
<꽃이 져도 오시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인 김주대가 2022년에 새롭게 그린 108점을 담은 문인화첩으로 돌아왔다. 가로 30cm, 세로 36cm의 큰 책으로 한 점 한 점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김주대 시인은 이번에도 700부 한정판 모두에 친필 사인과 넘버링을 남겨 책을 소장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흔적을 선물한다.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사랑을 그려내던 김주대 시인이 이번에는 108점의 동자승으로 인간의 고독함을 수행과 예술로 승화해냈다. 동자승을 소재로 한 문인화첩이지만 불교를 훌쩍 넘어 인생의 깊은 철학과 지혜, 아프고 높은 서정이 강물처럼 흐르는 동화 같은 책이다. ‘108’이라는 숫자는 불교의 108번뇌에서 비롯되어 여러 방면에서 인용된다.
특히 108배는 종교적으로 자애를 닮아가는 수행이면서 종교가 없는 현대인들에게도 권하는 신체적·정신적 운동이다. 마치 108배를 떠올리게 하는 108점의 그림 수행은 김주대 시인의 새로운 예술적 경지를 만들어냈다. 책장을 넘기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글과 그림, 언제 어느 곳에서 꼭 한번은 본 듯한 아기들이 때로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과 귀여운 육성으로 생생하게 펼쳐진다.
108동자승
"한반도 최초의 인플레이션,그 이면에는 일본의 화폐 침략이 있었다"
『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쌀·금·돈의 붕괴』는 위조, 환투기, 엔화 도입으로 이어지는 일본의 전략적인 화폐침략이 불러온 한반도 최초의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조선을 무너뜨리게 되었는지를 알아보는 조선의 화폐경제 미시사다. 제국주의가 휩쓴 세계사의 영향 아래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좀더 미시적인 경제 분야에 집중해 파고들며 1945년 조선이 해방과 동시에 “철저하게 무너진 폐허 위”(279쪽)에 남게 된 과정을 샅샅이 살핀다.
저자인 김석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농업경제학과를 설치하고 한국통계학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한 경제학계의 거목 고(故) 김준보(金俊輔, 1915~2007) 교수의 손자이며, 이 책은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저자가 할아버지 김준보 선생의 논문을 바탕으로 2022년의 독자를 고려해 현대적이고 편안한 문체로 풀어 쓴 책이다.
개항 전후의 위조-환투기-일본 화폐 도입이라는 화폐침략의 충격이 계속된 결과, 조선에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고 조선 경제는 그야말로 박살이 나버렸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조선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문화 모든 면에서의 침략을 받게 된다. 이후 일본이 항복하며 종결된 양차 세계대전 속에서 패전국의 식민지였던 조선에 무언가 남아 있을 리는 만무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과 민주화운동을 거쳐 다다른 2022년의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시작엔 개항이 있었다. 민족의 역사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물리적 지반을 공유했던 150년 전 이 땅의 사람들이 살아남으려 애썼던 방식을 살펴보는 일이 지금 같은 땅을 밟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의미함은 당연해 보인다.
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한국 땅에서 예술하기: 임옥상 보는 법』은 한국의 예술 작품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인 이유로 고착화되는 메커니즘을 분석⋅비판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보기 방법’(Ways of Seeing)을 제안한다.
1세대 민중미술가 임옥상의 그림에는 ‘땅’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그에게 땅은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두 발을 딛고 살아내는 삶의 터전이자 상호 관계성의 근간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과 함께 땅과 인간의 관계는 어느덧 일방적인 착취에 가까워졌다.
임옥상은 착취의 기제인 ‘성장’이라는 면죄부 아래 사회가 외면하고 소외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땅의 원소적 모티브인 ‘흙’으로 말하고자 했다.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은 여전히 자본의 논리, 능력주의라는 전가의 보도 아래 이름만 달리한 ‘성장’의 변주를 화려하게 연주하는 중이다.
그동안 임옥상이라는 작가를 설명해온 정치적 자유와 혁명이라는 방식은 시대가 취사선택한 키워드에 불과했다. 주어진 틀 바깥에서 사유할 때, 즉 우리가 ‘보는 법’을 달리할 때 세상의 장막은 걷힌다.
한국 땅에서 예술하기
‘윤곽 3부작’에서 타협을 거부하는 여성의 자화상을 보여줬던 영국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 레이첼 커스크가 장편소설 『두 번째 장소』로 돌아왔다. 외딴 습지에 사는 중년 여성 작가가 자신의 별채로 남성 화가를 초대해, 그가 한동안 머물다 떠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인간의 영혼을 긍정하면서도 악마를 떠오르게 하는 서사가 담겨 있다. 레이첼 커스크가 줄곧 집중했던 자유와 의무 사이에 선 여성의 욕망과 선택, ‘모녀’라는 운명, 예술과 진실의 관계 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인 『두 번째 장소』는 2021년 부커상과 총독상 후보에 올랐다.
여성 작가 M이 화가 L을 별채에 초대했던 그 여름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파괴’다. M은 L이 별채로 와서 자신에게 자유를 찾아주며 갈증을 해소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L은 등장부터 M에게 충격을 주고, 그녀의 삶의 조건들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또한 그의 독단적인 성격과 사회적 관습에 대한 무시로 습지의 삶은 파괴된다. 예술 그 자체를 상징하는 듯한 L이 별채에 온 후로 M은 실존적 혼란 속으로 빠져버린다.
『두 번째 장소』는 편지 형식으로 된 소설이다. M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사람의 청자에게 사건을 회고하며 들려주는 모양이다. 덕분에 독자는 실제로 일어난 사실로서의 사건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시 M의 내밀한 마음까지 듣는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적 시도를 통해 여성적 생의 조건과 예술에 대한 “진실에” 닿을 때까지 “그것을 파헤치고 또 파헤치”며 “고통스러울 정도로 까발”리는 대담한 소설이 탄생했다.
두 번째 장소
『초록 대리석』은 검사 진혜원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다. 독방에 갇힌 여검사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돌아보는 긴 독백 형식의 소설로, 솔직하며 유머러스하고 독창적이다. ‘두개골을 열었다’고 표현하는 뇌 수술을 한 주인공 머릿속의 여러 목소리는 의식의 흐름대로 독자를 이끈다.
자신의 본성을 웬만한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록 대리석’이라고 표현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겪은 어린 시절과 현재의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 속 현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주인공 ‘오징어’와 작가가 동일인물처럼 보이는 것도 『초록 대리석』의 매력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철저한 상상력과 정신분열적 캐릭터를 바탕으로 만든 순수 창작물로, 재미와 함께 현실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두개골이 열려 있는 탓에 책 전체가 은유이기 때문이다.
초록 대리석
『 진실과 정의에 대한 성찰: 검사의 검찰일기』는 한국 사회의 여러 현안에 관해 날카로운 의견을 피력해온 부산지검 검사 진혜원의 에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조국 사태, 한국의 정당 정치, 정치인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성찰하고, 검찰과 미디어의 현 실태에 대해 낱낱이 고발한다. 정치적 사안뿐만 아니라 성범죄의 역사, 성범죄 재판의 불공정성,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한국형 보수주의와 일신교의 유사성 등 일상의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견해를 제시한다.
저자는 미디어의 보도를 의심 없이 믿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진정한 상향식 민주주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남에게 판단과 운명을 의존하는 대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책임 원칙’에 기반하여,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귀찮아야 민주주의다.’
이 책에서 저자 진혜원은 이러한 자신의 소신을 법, 정치, 종교, 문학, 생물학, 경제학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방향으로 개진한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질문은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대대적인 토론이 곳곳에서 벌어지길 기대해본다.
진실과 정의에 대한 성찰
저자 고명섭이 『니체 극장: 영원회귀와 권력의지의 드라마』 이후 10년 만에 펴내는 철학자의 삶과 사상 탐구서다. 하이데거 사상에 매료되어 그 사상의 숲속으로 걸어 들어간 저자의 철저하고 꼼꼼한 사유 여행의 기록이다.
『니체 극장』이 니체라는 희귀한 철학자의 정신 속으로 난 사상의 미궁을 탐사했듯이, 『하이데거 극장』은 하이데거라는 어두운 사상가의 광대한 내면에 펼쳐진 사유의 오지를 답사한다. 이 답사의 길은 하이데거 사유의 가장 깊은 곳, ‘존재의 비밀’이 간직된 ‘진리의 심연’으로 이어진다. 하이데거의 극장에서 상연하는 연극은 바로 ‘존재’의 연극이며, 어둠의 심연 그리고 무(無)의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다.
하이데거 극장 1
저자 고명섭이 『니체 극장: 영원회귀와 권력의지의 드라마』 이후 10년 만에 펴내는 철학자의 삶과 사상 탐구서다. 하이데거 사상에 매료되어 그 사상의 숲속으로 걸어 들어간 저자의 철저하고 꼼꼼한 사유 여행의 기록이다.
『니체 극장』이 니체라는 희귀한 철학자의 정신 속으로 난 사상의 미궁을 탐사했듯이, 『하이데거 극장』은 하이데거라는 어두운 사상가의 광대한 내면에 펼쳐진 사유의 오지를 답사한다. 이 답사의 길은 하이데거 사유의 가장 깊은 곳, ‘존재의 비밀’이 간직된 ‘진리의 심연’으로 이어진다. 하이데거의 극장에서 상연하는 연극은 바로 ‘존재’의 연극이며, 어둠의 심연 그리고 무(無)의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다.
하이데거 극장 2
『우주를 조각하다: 문신의 예술 세계』는 세계적 조각가 문신(文信, 1922-95)의 생애와 작품을 통해 융합과 조화의 미학을 다룬 책이다. 문신 예술의 주요 키워드인 시메트리(Symmetry)는 대칭 또는 균형으로 번역되며, 물체를 반으로 나누었을 때 양측이 똑같은 경우를 말한다. 문신의 작품에서 시메트리가 의미하는 바는 자연의 섭리이자 생명의 법칙, 즉 하나의 우주 그 자체다.
문신은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물질적 땅에서 비물질적 가치를 이끌어낸다. 불가항력적 환경 안에서 이루어내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었던 문신이었다. 극단과 극단 사이를 횡단하는 그의 태도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스타일에서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누빈 삶의 노정에서도 묻어난다.
문신 예술에서 시메트리는 그의 삶에서 계속해서 묻어나오던 소통과 상생의 의미를 가진다. 그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시메트리 형식의 고정된 사용은 소통과 상생의 절대적인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쓰였다. 절대 법칙으로서의 시메트리 안에서 그는 자유를 말하고자 했다.
문신 조각에서 주로 쓰이는 재료 스테인리스강은 관람자뿐만 아니라 놓이는 환경까지 반영한다. 낮과 밤, 도시와 정원 사이에서 우리는 ‘같은’ 조각을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다. 하물며 단일 존재마저 주변 환경에 의해 달라지는 세상 속에서 “이질적인 개체들이 하나의 지평 위에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문신의 작품”(83쪽)은 우리에게 존재에 대한 너그러움까지 안겨준다.
우주를 조각하다
Lo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