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의 사상가 이지가 엮고 주석한 병학서로, 단순한 『손자병법』 해설을 넘어선 독창적인 저작이다. 명대 『손자병법』 3대 주석본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그 체제는 특별하다. 원문을 고증하거나 세밀하게 해석하는 대신, 손자 원문과 조조의 주석, 이지 자신의 평론, 그리고 『무경칠서』 가운데 『손자병법』을 제외한 여섯 병서를 발췌한 ‘참고’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병서에서 주제와 관련된 대목을 발췌해 한자리에 모으고, 그 위에 자신의 평론과 비점을 더한 이 독특한 편집 방식은 『손자참동』을 단순한 병법서를 넘어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텍스트로 만든다.
이지는 병법을 ‘전쟁에서 승리하는 기술’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이지에게 병법은 수양과 정치, 인간 심리와 사회 질서를 꿰뚫는 철학적 성찰이자 백성을 구하는 방법이었다. 그의 병학은 전통적 병가 사상을 넘어,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과 사회의 길을 모색하려는 인문학적 사유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