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식을 진정한 ‘자기’에게로 인도하는 매개자,
아니마·아니무스를 만나다!
한국 분석심리학의 대가 이부영이 융 분석심리학의 최종 목표인 ‘자기실현’(개성화)의 과정을 집대성했다. ‘이부영 분석심리학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책으로 ‘심혼’이라 불리는 ‘아니마·아니무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심혼은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과정에서 ‘그림자’ 다음으로 만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외적 인격인 페르조나에 대응하는 인격으로서 무의식에 존재하는 ‘내적 인격’이다. 내적 인격은 자아와 내면세계를 연결하는 징검다리이며, 나와 무의식의 더 깊은 층을 이어주는 매개자다. 주로 아니마는 ‘남성 속의 여성’, 아니무스는 ‘여성 속의 남성’으로 표현된다.
자아를 페르조나와 동일시하는 사람은 무의식의 그림자를 인식하지 못하고, 결국 자기도 모르게 페르조나와 심혼까지 동일시하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이성에게 자신의 심혼을 투사해 강렬한 사랑이나 증오에 빠지게 된다. 상대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관계는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심혼의 다양성을 통찰하는 작업은 나와 내 자신,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저자 이부영은 융의 아니마·아니무스 이론에 대해 자세히 살피고, 융의 제자였던 마리 루이제 폰 프란츠, 엠마 융, 토니 볼프의 이론까지 다룬다. 무엇보다 한국인 피분석자의 꿈을 통해 한국인과 한국문화에 나타난 아니마·아니무스상을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논어』와 『도덕경』 등 동양의 전통 사상에 담긴 여성상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해 동서양 심리학의 가교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