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당신」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등으로 수백만 독자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져온 시인 도종환이 산문집 『상처와 결별하기』를 펴냈다. “자연을 인간처럼 이해하고 인간을 자연처럼 이해하는 시인”으로 알려진 그가 오랜 시간 써온 산문들을 한 권에 모았다.
도종환에게 초록은 회복력의 상징이다. “초록은 회복력이 뛰어납니다. 초록을 만나면 이제 완연하게 제 모습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불로 전부 타버린 숲이 이듬해 곳곳에서 새싹을 틔우듯, 상처받은 자리에도 초록은 반드시 돌아온다. 상처를 외면하거나 억누르지 않는 그의 태도는 자연의 초록을 닮았다. 그는 다산 정약용의 말을 빌려, 회복이란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처와 확실하게 결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에 탔다 다시 지은 절 앞에서 마음의 법당을 한 칸씩 다시 짓자고 다짐하는 첫 글에서부터, 상실과 슬픔, 나이듦의 이야기를 거쳐, 우리가 삶에 남기는 흔적의 의미까지. 그의 산문은 작고 구체적인 일상의 장면에서 출발해 삶 전체를 조용히 되돌아보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