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에 대한 본질존재와 현존재는 바로 분리시킬 수 없다. 어떤 대상을 전적으로 직관하는 현상과 어떤 대상을 전적으로 사고하는 의미가 서로 부합하여 나타난다면, 바로 이 부합이야말로 대상 ‘그 자체’의 본질존재가 우리의 정신 속으로 빛처럼 쏟아져 들어온다는 표시다. 이처럼 대상의 ‘빛이 쏟아져 들어옴’에 대한 반성적 지식만이 지식의 ‘명증’을 나타낸다. 지식 그 자체는 참도, 거짓도 아니다. ‘거짓된 지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식은 명증적이거나 비명증적인 것이 아니며, 나아가 대상의 본질존재의 충족과 관련하여 완전한 것이거나 불완전한 것이다. 참인가 거짓인가는 오직 명제, 즉 우리의 판단 속에 내재하는 이념적 의미상관태일 뿐이다. 이 명제가 지식대상의 명증적이고 최대로 완전한 직관적 본질존재와 ‘일치’할 때, 그것은 참이며, 반대로 ‘상반’될 때는 거짓이다.
●막스 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