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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2007-06-29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그림은 어려워졌다. 어느 것이 좋은 그림이냐,
왜 뛰어난 작품이냐 하는 것을 일반 사람들은 도저히 알아먹기가 어려워졌다.
그럼 어떻게 하면 현대인이 현대미술을 알아먹을 수 있는가.
간단하다. 그림 보는 법을 알면 된다. 알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조영남의 현대미술 이야기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조영남 지음|신국판|반양장|447쪽|18,000원

“형! 내가 현대인이잖아. 그런데 내가 현대미술을 보면 뭐가 뭔지를 모르겠는 거야. 내가 현대인인데 알아먹을 수가 없으면 현대미술이 아니라 미래미술이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냐?”

개그맨 전유성이 조영남에게 한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유성의 말에 동감할 것이다. 뭘 그린 건지 모르겠다, 이해할 수가 없다, 설명을 읽으면 무슨 소린지 더 모르겠다……. 이것이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현대미술에 대한 대표적인 이미지이다. 인사동 호떡 장수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도 바로 옆에 있는 화랑 안에는 인기척조차 없이 썰렁함이 감돌고, 사람들은 음악은 즐겨 들어도 미술은 늘 어렵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인임에도 현대미술은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현대인은 왜 현대미술을 모르는가? 현대미술을 알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가수로 널리 알려졌지만 다수의 전시회를 연 화가이기도 한 조영남은 한마디로 대답한다. “미술을 알려면 배워야 한다.”고.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은 자칭ㆍ타칭 가수 겸 화가, 화수畵手로 불리는 조영남이 쓴 현대미술 안내서다. 이 책은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현대미술을 어떻게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지를 현대인인 우리에게 알려주는 경쾌하고 유용한 길잡이다.

1. 조영남, 그에 대한 편견을 버릴 것
조영남이 미술 책을 썼다? “가수 나부랭이가 뭘 안다고 미술이냐” 소리가 튀어나올 만하다. 사람들이 떠올리는 그는 타고난 재능으로 먹고살며 자기 생각을 있는 대로 다 말하고 제멋대로 거칠 것 없이 살아가는 한량이다. 어디를 봐도 미술처럼 ‘고상한’ 예술을 추구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그런 평가는 극히 일부분만을 보고 내려진 것이다.
조영남은 대한민국 누구나 알고 있는 대중가요 가수다. 그러나 동시에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작품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는 화가이기도 하다. 조영남의 미술 이력은 초등학교 시절 학교 대표로 사생대회에 출전했던 때부터 시작된다. 그후로 음악대학에 다니던 학생 때도, 미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도 꾸준히 그림을 그리며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1973년 인사동에서 첫 전시회를 연 이래, L.A.의 바우어스 미술관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전시회를 열면서 화가로서의 작품활동을 계속해오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전문적인 미술평론가들에게서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미술에 관한 한 조영남은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있는 한 명의 예술가이다. 그는 미술에 대한 확고한 자기주장을 가지고 있는 화가이자, 미술 잡지에 자신의 미술론을 연재하고, 책으로 엮어내기도 한 역량 있는 필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화가로서의 그가 가지고 있는 엄격한 비평안과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풀어내는 글솜씨를 함께 만날 수 있다.

2. 왜 현대인이 현대미술을 모르는가?
그런 조영남이 미술책을 써냈다. 자신이 현대미술 화가이기도 한 그가 미술작품 앞에서 무조건 주눅 드는 사람들, 어렵다고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현대미술 보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은 왜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까. 보통 사람들에게 현대미술이란 전부 한데 묶여 그저 ‘알아먹지 못할 것’으로 치부된다. 알아먹을 수도 없는 그런 것이 무슨 미술이냐고 외면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그러나 현대미술이 왜 어려운가 하는 질문에 대한 조영남의 답변은 명쾌하다. 미술이 어려운 것은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고, 배우지도 않고 어렵다고 탓하는 것은 미술을 “우습게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대미술 이전 작품들은 ‘그냥’ 눈으로 보기만 해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미술은 다르다.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은 캄캄하게 모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미술이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미술을 못 알아먹겠는 것은 어려워진 미술 탓이고 그렇게 만든 작가들 탓이라고 여긴다. 현대인이 현대미술을 못 알아먹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배우려고 하지도 않고 미술이 어렵다고 투정만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을 척 보고 그냥 느끼면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야구를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규칙을 기억해야 하듯이, 현대미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배워야 한다.

3. 현대미술을 위한 제대로 된, 경쾌한 길잡이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현대미술은 어떻게 배울 수 있는가? 혼자서 공부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미술에 관한 책은 많지만 대부분 몇 명의 화가에 관한 단편적인 일화집에 그치거나, 개인적인 감상기 아니면 읽는 이를 질리게 하는 어려운 미술 이론이 빽빽하게 담겨 있다. 그런 벽에 부딪혀 미술을 멀리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은 쉽고 재미있게, 그러나 체계적으로 현대미술을 배울 수 있는 입문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⑴ 마네에서 백남준까지, 현대미술의 맥을 훑다
좋아하는 화가를 소개하고 감상을 이야기하는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은 개인적인 미술 감상문이 아닌, 현대미술을 맥을 훑는 본격적인 미술개론서이다.
‘현대미술의 진짜 아버지’라고 조영남이 극구 주장하는 마네로부터 현대미술의 제왕으로 그가 숭배해 마지않는 파블로 피카소, 처절하리만치 투명한 삶을 살다 간 빈센트 반 고흐, 기존의 미술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뒤엎은 마르셀 뒤샹, 물감을 마구 흩뿌려 성공한 잭슨 폴록, 콜라병과 수프깡통을 예술로 만든 앤디 워홀, 개념을 팔아 미술로 만든 행위예술의 대가 요셉 보이스,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의 떠오르는 샛별 밈모 팔라디노, 현재 우리나라 작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독일 작가 안젤름 키퍼, 미국식의 거대함을 추구하여 스타로 등극한 줄리언 슈나벨, 비디오아트라는 새로운 미술을 개척한 백남준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이 시작된 순간부터 바로 지금까지를 이 책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구스타프 클림트, 르네 마그리트, 만 레이, 윌렘 데 쿠닝, 바넷 뉴먼, 재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센버그, 데미안 허스트, 필립 거스턴, 매튜 바니 등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현대미술 화가들은 120명이 훌쩍 넘는다. 한 번을 언급하고 지나가더라도 그 작품세계의 핵심을 찌르는 한마디를 남기는 조영남식 설명을 듣다보면, 이름조차 몰랐던 화가들이 아는 사람인 것 마냥 친근하게 느껴지고, 뿐만 아니라 어떤 현대미술 전시회에 가더라도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된다.

⑵ 흥미로운 입담, 제대로 된 정보
이 책의 장점은 역시 재미있다는 점이다. 조영남이 쓴 미술책이라는 사실을 확연히 느끼게 하는, 재기발랄하고 속도감 있는 말투는 지루해질 틈도 없이 우리를 현대미술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이 책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진정한 이유는 읽는 순간 한번 웃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이야기들이 현대미술에 관한 지식으로 독자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의 터줏대감 인상파와 입체파, 모든 유파를 섭렵하여 현대미술의 지휘까지 믿고 맡길 수 있는 피카소, 현대미술의 변방 빈에 처박혀 홀로 제 갈길을 간 분리파, 끝장이 보이던 현대미술에 새로운 길을 낸 다다, 원자폭탄처럼 어느날 갑자기 세계 현대미술을 장악한 추상표현주의, 그저 잘 놀자고 모인 집단 플럭서스Fluxus 등, 시기별ㆍ지역별로 각각의 사회문화적 경향에 따라 출발하여 나름의 분파를 이룬 현대미술의 굵직한 작가군과 유파의 개념을 소개하는 조영남의 재치 넘치는 입담은 독자로 하여금 정신없이 현대미술을 종횡무진 누비게 만든다. 그리고 독자들은 책을 읽고 나면 현대미술이 한결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덮고 나면 뭘 읽었는지 모르는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충실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책이 갖는 ‘정보 제공’의 기능을 놀랄 만큼 ‘제대로’ 완수하고 있다.

⑶ 그림과 캡션만 봐도 즐겁다
다양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미술책을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에는 현대미술 작품 150여 점이 수록되어 글의 이해를 돕고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잭슨 폴록, 앤디 워홀 등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화가들의 작품은 물론이거니와, 최첨단 현대미술의 주요 경향이지만 아직 일반적으로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있는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 독일 신표현주의, 뉴욕의 뉴페인팅 등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품까지도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로만 널리 알려져 있는 백남준의 다양한 초기 행위예술 사진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신선한 즐거움이다.
각 작품 밑에 달린 작품 설명 역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두 줄의 짧은 설명이지만 조영남 특유의 재치 있는 말투로 이 작품에서 꼭 주목해야 할 점을 콕콕 집어내주고 있다. 그림과 설명만 봐도 현대미술의 흐름이 정리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⑷ 주요 인물 소개 및 찾아보기
책의 말미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현대미술 화가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주요 작품의 축소 이미지, 본문 찾아보기를 실어 독자들이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126명에 이르는 인물 소개에는 작품을 남긴 화가들뿐만 아니라 현대미술 사조의 성립에 큰 영향을 미친 클레멘트 그린버그, 해럴드 로젠버그 등의 미술평론가, 앙드레 브르통, 조지 마키우나스 등의 예술운동 창시자까지도 포함되어 폭넓은 관점에서 현대미술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각각의 인물 소개와 함께 수록된 작품의 축소 이미지는 글로만 설명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작가의 개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일일이 본문을 찾아보지 않아도 어떤 작품이 실려 있는지를 알 수 있어 독자들이 편하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4. 현대미술은 완전 자유다!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은 기존의 미술책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를 다시 정리해서 보여주는 책이 아니라 조영남의 시각에서 재구성한 현대미술론을 선보이는 책이다. 화가로서의 시각에서 본 현대미술의 시작과 발전 과정, 그가 현지에서 직접 보고 느낀 뉴욕이 주도하던 시기의 현대미술, 그가 직접 만난 플럭서스 멤버들과 백남준……. 조영남만이 말할 수 있는 현대미술이 여기에 있다.
그는 말한다. “현대미술은 완전 자유다!” 현대미술에 대한 조영남의 의견에 동의하지 있는 사람은 반박할 이론을 만들어 자기가 들고 나오면 된다. 현대미술은 모든 것이 용서되고 모든 것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해야 할 것은 조영남의 미술론을 그대로 받아들여 현대미술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새로이 자신만의 미술론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다시 본 현대미술은 이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다. 그렇다. 조영남이 이 책을 쓴 것은 모든 현대인들이 현대미술을 만만하게 보고 한마디씩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5. 주요 내용
이래서 썼다|책을 펴내며

1부 미술은 너무 어려워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음악보다 머나먼 미술

2부 누가 미술을 어렵게 했나
현대미술의 길잡이 마네|인상파ㆍ입체파의 터줏대감들|야수파ㆍ표현파 그림쟁이들|새로운 미래를 꿈꾼 분리파ㆍ미래파ㆍ러시아파|모든 파를 섭렵한 영감 피카소

3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미술
다다와 초현실주의, 막다른 골목을 뚫다|세계를 제압한 원자폭탄, 뉴욕 추상표현주의|평화의 전도사 팝아트|개념미술, 뭐든지 둘러대라|비디오아트, 우리에겐 백남준이 있다

4부 미술에 끝이란 없다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 피카소를 넘어 진군하다|철학에 뿌리를 둔 독일 신표현주의|미국미술의 마지막 야망, 뉴페인팅|포스트모더니즘이 뭐냐고 묻는 친구에게

5부 그러면 우리의 미술은
한국미술의 현주소|내가 만난 플럭서스|현대미술의 메카, 서울 그 가능성

부록 : 주요 인물 및 작품 찾아보기

6. 조영남은 누구인가
1944년과 1945년 사이에 황해도 남천과 신천 사이에서 태어남. 1950년 1·4후퇴 때 온 가족이 충남 예산군, 흔히 삽다리로 더 알려진, 삽교면으로 영구 이주. 1964년 서울음대 성악과 입학. 1969년 「딜라일라」라는 번안가요로 한국 가요계에 데뷔, 하루아침에 가요계 스타로 등극. 그러나 이 와중에 학교를 중퇴.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명예졸업장을 받아 가까스로 졸업. 1970년「와우 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라는 풍자가요를 부른 뒤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군에 입대, 3년 만에 제대. 1974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여의도 집회 때 성가가수로 노래를 부른 인연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름. 1979년 미국 플로리다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신학학사(B.A) 학위를 취득. 1982년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가수로 복귀. 1992년 「자니윤쇼」와 「열린음악회」로 다시 TV매체에 등장. 「조영남쇼」「투맨쇼」「체험 삶의 현장」「조영남이 만난 사람」 등을 진행. 지금은 MBC 라디오「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진행중.
앨범으로는 『제비』『딜라일라』『보리밭』『지금』『화개장터』『모란동백』 등이, 책으로는 『조영남 양심학』 『놀멘놀멘』 『예수의 샅바를 잡다』 『맞아죽을 각오로 쓴 100년 만의 친일선언』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 등이 있고 1973년 서울 안국동 소재 ‘한국화랑’에서 열었던 첫 미술전시회 이후 오늘날까지 서울, 부산, 뉴욕, L.A. 등 세계 각지에서 화가로서의 작품활동을 계속해오고 있음.

시네마공장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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