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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그' 그리고 '사람'
백창기 2011-04-29 4819
~ 그대는 우리는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 리(萬里) 먼 길 나설 적에
처자(妻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不義)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하여
저 만은 살려 두어라' 일러줄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는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그대가 가난하고 힘에 겨워서
지치고 외로울 때에 한쪽 어깨를
넌지시 내어주며
'힘을 내라' 하고 보듬어줄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남편 애비 노릇 다 제쳐놓고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목숨을 건 채
외롭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을 때에
'여보!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아빠! 아빠라면 할 수 있어요.' 할 사람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돈이 많고 잘 나갈 때에
‘낮아져라! 작아져라! 인간이 되라!’고
매섭게 쓴 소리를 해 줄 수 있는 사람
사람다운 사람 친구다운 친구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알아주는 이 없고 돈도 안 되면서
어쩌면 목숨을 버려야 할 일임에도
‘소인은 이익에 밝고 대인은 의리에 밝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그대와 함께 해줄 사람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그려 자네는 나이고 나는 자네이니
언제 어디서나 우리는 동지전우다
아름다운 이 세상을 함께 지키면서
더불어 살아가야할 운명공동체요
의지가 되는 친구 아닌가' 하며
하느님 앞에서는 울며 매달릴 줄 알고
사람들 앞에서는 미소를 띨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필요한 자리에 그 사람이 있고
이루어져야 할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꿈과 희망을 버리지도 포기하지도 말자'고
언제 어떠한 일이 있어도
믿음으로 굳게 손잡아 줄 사람
그런 형제를 그런 친척을 그런 친구를
그런 스승을 그런 부모를 그런 이웃을
그런 사람들을 우리들은 가졌는가?

-2006. 10. 19. 어지러운 서울 동숭동 대학로 길가에 시비(詩碑)로 서있는
‘고 함석헌 옹의 시(詩)’를 발견하고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을 흘렸다.
가신임의 큰 뜻을 오늘의 내 마음에 새겨 다짐하는 글로 편집하여 옮겨본다.
[씨알 생명 평화] 이제는 '행복(行福)' 해야 합니다~!
[책의 공화국에서] 15년만의 한길사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