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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역사 하얀 이론 (한길신인문총서)
탈식민주의의 계보와 정체성
이경원 지음
2011-06-25 | 한길사 刊
신국판 | 양장 | 528 쪽 | 28,000 원
978-89-356-6005-6 | 03840
 
결국 탈식민주의가 서구의 문화적 헤게모니에 공모하느냐 대항하느냐의 문제는 탈식민주의를 실천하는 주체의 ‘위치’로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제3세계 탈식민주의와 서구 포스트모더니즘이 ...
 
 
결국 탈식민주의가 서구의 문화적 헤게모니에 공모하느냐 대항하느냐의 문제는 탈식민주의를 실천하는 주체의 ‘위치’로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제3세계 탈식민주의와 서구 포스트모더니즘이 이념적·이론적 토대와 정치적 효과에서 중첩되는 부분만큼 상충하는 부분도 많이 때문이다. 범박하게 말하면, 둘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하나는 피해자의 저항이고 다른 하나는 가해자의 반성이라는 데 있다. 물론 피해자의 고통을 가해자의 양심에 저당 잡힐 수 없다는 논리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근시안적 역사관의 표현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제3세계적 탈식민주의만의 진정성을 내세우는 것도 본질주의의 오류에 빠진 토착주의자의 자기합리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비난이나 오류를 피하기 위해 탈식민주의가 서구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데올로기적 관광여행을 위한 도우미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제3세계라는 저항 주체를 스스로 타자화하고 주변화하는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을 ‘그들’의 퍼포먼스가 대신 말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헛된 미망(迷妄)임을 잊어버릴 때, 탈식민주의는 갤리번의 욕설 담긴 말대꾸에서 에어리얼의 무기력한 푸념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회한과 향수가 뒤섞인 프로스페로의 회고록으로 변질되어갈 것이다.
●이경원